크래프톤 김창한 대표 [사진 제공=크래프톤]
크래프톤 김창한 대표 [사진 제공=크래프톤]

【투데이신문 변동휘 기자】 배당이나 차익 실현 등을 넘어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이른바 ‘주주행동주의’가 최근 주주총회 릴레이 중인 게임업계를 강타한 모습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게임업계가 이달 말 주주총회 시즌에 돌입했다. 주목할 점은 소액주주들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소액주주들은 주로 게임사들의 경영실적과 주가 상황을 지적하는 분위기다. 지난해부터 지속돼온 거시경제 불확실성과 성장세 둔화 등의 영향으로 주가 부진이 이어지며 주주들의 손실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주가 부양책을 비롯해 경영투명성 강화 등을 강하게 요구하는 모습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 28일 크래프톤과 NHN의 주주총회에서 뚜렷하게 엿보였다. 크래프톤 주총에서는 주가 하락에 대한 대책을 묻는 투자자들의 질의가 쏟아졌고, 특히 경영진에 대한 책임론이 강하게 거론되며 김창한 대표가 “만약 제 무능함이 지속된다면 임기 전에 은퇴할 각오를 갖고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NHN 정우진 대표 [사진 제공=NHN]
NHN 정우진 대표 [사진 제공=NHN]

NHN 주총장에서도 주가 부진에 대한 책임을 물으며 정우진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건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소액주주들은 상장 이후 10년 동안 공모가의 1/3을 밑도는 주가를 방치해왔다고 비판했으며, 이에 회사 측은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마케팅비 및 인건비 감축, 배당 실시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소액주주들의 강한 주장은 엔씨소프트 주총에서 절정에 달한 모습이었다. 한 주주는 ‘원신’을 예를 들어 단기 매출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애정을 쏟을 수 있는 게임을 만들 것을 요구했다. 배우자인 윤송이 CSO(최고전략책임자)와 동생 김택헌 수석부사장(CPO) 등 김택진 대표 일가의 경영성과에 대한 비판도 있었으며, 자회사인 엔씨웨스트와 엔트리브소프트, 야구단의 운영도 도마에 올랐다. 

장기적 관점에서의 게임 개발 요구에 대해 김 대표는 “저도 ‘원신’을 좋아하며, 엔씨에 생각할 계기를 만들어준 좋은 게임이다”라고 운을 뗀 뒤, “세계 시장에 맞춰 BM 측면에서 다변화를 하고 있으며, 당장 돈이 되지 않더라도 브랜드를 쌓고 잠재력 있는 분야에 과감히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 [사진 제공=뉴시스]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 [사진 제공=뉴시스]

일가족의 경영성과 비판과 관련해 그는 “윤 CSO는 오랫동안 AI(인공지능) 기술 연구조직을 이끌었고 최근 미국에서 열린 ‘GDC 2023’에서 디지털 휴먼 기술을 발표했으며, 김 CPO 역시 모바일 시장을 기반으로 한 엔씨소프트의 해외 매출 증대를 주도했다”며 “두 사람 모두 경영권을 바탕으로 하는 주식 소유가 없으며, 일반 경영멤버로서 똑같이 평가받고 보상받는다”고 반박했다. 

자회사 운영에 대해 홍원준 CFO(최고재무책임자)는 “강력한 재무적·구조적 개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야구단도 비용 구조를 파악해 운영을 개선하는 중”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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