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일가 지분 많고 자사주 30%대 넘는 구조
고배당+높은 자사주 비율로 대주주 이익효과↑
일반 주주 이익 위해선 자사주 소각 필요 주장도

신영증권 사옥. [사진제공=신영증권]
신영증권 사옥. [사진제공=신영증권]

【투데이신문 임혜현 기자】신영증권 주가가 결산 시즌을 맞아 맥을 못 추고 있는 가운데, 고배당 관행이 새삼 회자되고 있다. 신영증권은 3월 결산법인이다. 고배당과 높은 자사주 비율이 겹치면서 오너 일가만을 위한 조치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배당 성향 변경이나 자사주 소각 등에 대한 주문이 나온다.

4일 신영증권은 400원 오른 5만59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다만 이 같은 가격은 지난달 30일과 같은 것이다. 전달 30일 전거래일 대비 3100원(5.25%)이나 떨어지면서 5만5900원에 거래를 마친 바 있다. 3월 29일까지 주식을 사야 배당이 가능한 상황에서 권리일 다음 영업일 하락이 발생하는 이른바 배당락 때문으로 풀이된다.

3월 31일에도 신영증권 주가는 100원 하락했고(5만5800원) 그 다음 영업일인 이달 3일에도 300원이 떨어졌다(5만5500원). 4일에 가격이 소폭 오르면서 배당락 현상 발생 첫날 수준으로 간신히 돌아간 셈이다. 

신영증권은 대표적인 고배당 종목으로 꼽힌다. 최근 몇 년새 지나치게 배당이 많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 결산과 배당락에 즈음해 나오고 있다. 

실적 줄어도 고배당 패턴...이번에도 관행 유지하나

특히 실적 감소 상황에서도 이번에도 고배당을 지속할지가 관건이다. 신영증권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3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 줄었다. 다만 신영증권은 실적이 크게 감소한 상황에서도 고배당을 지속한 이력이 있다. 

재작년과 지난해 배당금 규모를 보면 고배당 패턴이 여실히 드러난다. 순이익이 1961억원에서 956억원으로 크게 줄었음에도, 지난해 배당금은 331억원으로 전년도와 비슷한 규모를 유지했다. 

2020년 6월 결정된 배당금 총액은 217억원이었다. 그 전해 배당액인 247억원에 비하면 다소 줄었지만, 1년간 거둔 순이익(2019년 4월 1일~2020년 3월 31일) 거둔 순이익이 203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오히려 번 돈보다 배당이 더 많았던 셈이다. 

신영증권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최근 5년간 5.68%이며, 최근 3년간으로 좁혀 보면 6.38%이다. 

이처럼 고배당 성향을 지속하는 표면적 이유는 주주 이익 환원이다. 다만 실질적 원인으로는 오너 일가의 이익 때문이라는 해석이 유력하다. 이들의 보유 지분이 상당하기 때문.

신영증권 원국희 전 회장이 16.23%의 지분을 갖고 있고 아들인 원종석 대표도 10.28%을 보유 중이다. 

지난해 오너 일가가 가져간 배당금이 100억원이 넘는 상황에서 일반 투자자들의 볼멘 소리가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고배당주라는 매력에도 지나친 배당금 잔치로 잠재적 성장동력을 깎아먹는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것. 아울러 배당이 높을 뿐 주가에 신경을 안 쓴다는 불만도 일부 나온다.

자사주 비율 높은데 고배당, 오너 일가만 배불려?

물론 신영증권에서 자사주 매입을 지난 20년간 이어왔다. 다만 신영증권은 꾸준히 자사주를 매입해 비중을 확대하면서도 소각을 진행하지 않았다. 그 결과 보통주의 36.26%가 자사주다.

자사주 매입은 주가 부양의 한 방법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신영증권처럼 자사주 비중이 높은데 고배당 정책을 이어갈 경우 결국 대주주에 대한 혜택의 집중 효과가 발생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당금은 자사주를 뺀 주주들의 지분율대로 지급되는데 앞서 살펴본 것처럼 오너 일가가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다.

결국 자사주의 소각 등 전향적인 조치를 취하거나 배당 성향에 일부 변화를 줘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다만 신영증권 관계자는 자사주 소각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사실상 오너 일가의 실질 지배력 강화 카드라는 해석이 나온다. 소각 없는 자사주 매입이 과거 대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이유다. 

최근 일각에서 ▲자사주 매입과 동시에 시가총액에서 차감 ▲자사주 매입 후 소각 의무화 ▲관련 공시제도 개편 등 주장을 제기하기도 하는데, 신영증권이 이 같은 흐름에서 살펴볼 만한 종목이 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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