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구글플렉스 캠퍼스 전경 [사진 제공=구글]
미국 구글플렉스 캠퍼스 전경 [사진 제공=구글]

【투데이신문 변동휘 기자】 챗GPT가 불러일으킨 ‘AI(인공지능) 세계대전’이 검색엔진 분야로 번지면서, 구글이 독주하던 구도에 처음으로 균열이 생기는 모습이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스마트폰의 검색엔진을 구글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 ‘빙(Bing)’으로 교체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6일(현지 시간) 구글 내부 메시지를 인용해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에 기본으로 설정된 검색엔진을 구글에서 빙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내부 메시지에서 구글 직원들은 이 같은 소식을 접한 뒤 ‘패닉’에 빠졌다. 연간 30억달러(한화 약 4조원)에 이르는 삼성과의 계약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는 점에서다. 삼성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확인해줄 수 없다”고 답변했으며 MS도 언급을 피하고 있으나 이 같은 상황 자체가 구글에게는 충격으로 다가온 모습이다.

구글은 지난 25년간 검색엔진 분야의 최강자로 군림해왔다. 전세계에서 수십억명의 사람들이 구글 검색엔진을 사용해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찾고 있으며, 그 가치는 지난해 기준 1620억달러(약 213조6942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MS가 자사 검색엔진 ‘빙’에 오픈AI의 챗GPT를 탑재하며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어 지난달 발표된 대규모 언어 모델(LLM) GPT-4까지 연동하는 등 구글의 위협적인 경쟁자로 부상했다. 

지난 17일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의 주가는 전일 대비 2.66% 하락했다. 주요 고객사의 이탈이라는 악재 우려에 따라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는 평가다. NTY 역시 삼성으로부터의 위협은 난공불락으로 보였던 구글의 검색 사업에 처음으로 잠재적 균열(Crack)을 냈다고 평했다. 

구글 역시 이에 대응해 AI 기반 검색엔진을 서둘러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젝트 마기(Magi)’로 알려진 이 프로젝트는 검색 내용을 학습해 사용자의 요구를 예측하는 등 현재 서비스보다 더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며, AI 챗봇 ‘바드’와 달리 광고까지도 노출하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프로젝트 마기’에는 160명 이상이 투입돼 있으며, 디자이너와 엔지니어, 경영진 등이 스프린트 룸이라는 집중 협업공간에서 최신 버전을 조정하고 테스트 중이다. 아직 초기 단계로 출시 일정도 명확히 나오지 않은 상태이나, 구글 측은 다음 달 이를 대중에게 공개하고 가을에 더 많은 기능을 추가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구글은 이미지 생성 AI ‘GIFI’를 비롯해 개방형 텍스트 대화 중심의 언어학습 프로그램 ‘티볼리 튜터’, 에어비앤비와 유사한 숙박 검색 기능 ‘서치얼롱(Searchalong)’도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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