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승찬 교수<br>-용인대 중국학과 교수<br>-(사)중국경영연구소 소장<br>
▲ 박승찬 교수
-용인대 중국학과 교수
-(사)중국경영연구소 소장

최근 유엔 2023 세계인구 현황보고서에서 “올해 중반 인도인구가 14억2860만명으로 중국(14억2570만명)을 추월, 세계 1위의 인구대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외 매체는 “인도경제가 향후 급속한 성장을 할 것이고, 중국은 인구가 점차 줄어 인구보너스가 상실되면서 경제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는 기사들을 쏟아내고 있다. 

핵심은 경제의 허리역할을 하는 인도의 젊은 생산인구비중이 중국보다 높아 인도가 향후 글로벌 경제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중국은 급속한 노령화로 인해 경제성장률이 하락한다는 것이다. ‘인도가 향후 중국시장을 대체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오랫동안 이어져 왔다. 

인구보너스 효과가 인도경제 성장의 중요한 요인임에는 분명하나, 자칫 기업들에게 잘못된 오해와 편견을 심어줄 수도 있어 좀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인도는 여전히 중국보다 심한 빈부격차와 청년실업률, 특유의 계층간 갈등의 인도 내부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노정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자료에 의하면, 2022년 기준 1인당 GDP는 중국은 1만4340달러(60위), 인도는 2465 달러(138위)로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또한 젊은 생산인구 대비 일자리가 부족해 실업률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아직 인도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50% 미만이다 보니 청년실업률이 30%에 이른다. 인도정부가 외국제조기업을 유치해서 제조업 일자리를 만들려고 하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다. 따라서 과거 중국이 단시일 내 압축성장할 수 있었던 경제방식을 인도가 따라갈 수 있을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 

한편, 중국은 인구고령화와 출산율 하락으로 인해 기존 양적성장인 인구보너스 효과에서 질적 성장의 인재보너스 효과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미중간 기술전략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중국은 디지털경제로의 전환이 빨라지고 있는 추세다. 디지털 경제규모가 중국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5년 27%에서 2021년 39.8%로 증가하며 성장방식이 빠르게 진화되고 있다. 

중국 인재보너스로의 전환은 2018년 10월 중국공회(工會) 제17차 전국대표대회에서 리커창 총리가 언급하면서 본격화되고 있다. 대학 졸업생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어 올해는 1158만명이 졸업할 예정이다. 중국 14억 인구 중 대학교육을 받은 인구가 2억5000만명에 이르고, 매년 뽑는 석사연구생이 약 80만명, 박사생이 약 6만명으로, 그 중 40% 이상이 이공계열 전공이 차지하고 있다. 중국의 SCI논문 및 특허수는 이미 세계 1위로 올라섰고, 논문 피인용지수도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제 중국 경제성장의 방향성이 과거 저렴한 ‘중국제조(Made in China)’에서 첨단제품 위주의 ‘중국지조(中国智造, Intelligent Manufacturing in China)’의 혁신경제로 빠르게 변화되고 있다. 이는 향후 중국성장방식이 산업고도화에 따른 지식기술기반의 첨단산업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가 발표한 ‘2022년 글로벌 혁신지수(GII)’ 세계 순위에서 중국은 프랑스를 추월하고 전년대비 1단계 높은 11위를 기록해 10년 연속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소득수준별 그룹에서 중국은 중상위 소득그룹에서 1위로 혁신투입과 산출측면에서 모두 놀랄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혁신투입인 국내시장규모, 읽기∙수학∙과학 등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지표에서 모두 1위를 했다. 혁신산출인 내국인 특허출원수, 혁신제품 수출입무역 총액 등 기타 6개 지표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중국 벤처투자규모는 전년대비 84% 증가한 940억달러로 세계 16위를 기록했다. 2020년 하이테크 제품 수출액은 전년대비 6% 증가한 7577억달러로 세계 4위를 기록했고, 첨단 제조업이 중국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8.1%이고, 지식재산권 수입은 89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34% 증가했다

올해 1분기 중국경제 성장률이 시장 예상치 보다 높은 4.5%를 기록했고, 올해 연간성장률도 6%대로 전망된다. 인구보너스 효과가 줄어들면서 중국경제가 폭락할 것처럼 애기하는 것은 우리 시장주체 및 정부에 잘못된 판단과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 

물론 인도가 과거 중국처럼 ‘메인드인 인디아’로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하며 중장기적으로 글로벌경제의 중심 역할을 하겠지만, 오랜 기간 인도가 중국시장을 대체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따라서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발전전략에 따라 중국과 인도를 선별적으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우수한 ICT 및 생산인프라, 뛰어나고 풍부한 인재풀과 막강한 소비구매파워는 여전히 전세계 글로벌기업들을 중국으로 끌어들이는 요인이다. 인재보너스가 바꾸는 ‘중국지조’에 주목해야 한다. 미국이 중국기술성장과 발전을 제재하는 것은 그만큼 중국의 기술변화와 발전이 빠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재보너스가 효과가 만드는 중국의 변화는 우리에게 또 다른 기회와 도전으로 다가올 것이다.    

필자 주요 이력

중국 칭화대에서 박사를 취득했다. 대한민국 주중국대사관 경제통상관/중소벤처기업지원센터 소장을 5년간 역임했고, 3000여개가 넘는 기업을 지원했다. 미국 듀크대학 교환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사단법인 중국경영연구소 소장과 용인대학교 중국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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