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국민의힘은 7일 자녀 특혜 채용 의혹에 휩싸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항의 방문해 감사원 감사 수용을 촉구했다.

이만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민의힘 간사는 이날 오전 행안위 소속 의원들과 과천 선관위 청사를 방문해 김필곤 상임위원, 김문배 기조실장 등과 면담을 가졌다.

면담에 앞서 이 의원은 “행안위 현안질의에서 처음으로 자녀 특혜채용 의혹, 북한 관련 등 여러 가지 의견을 제시했다”며 “그동안 수차례 기자회견이 있었고, 당 지도부의 말씀과 의견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관위가 보이는 현재의 모습에 대해 유감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관위원장이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위원장 본인이 국민 눈높이에서 국민들이 만족할 때까지 조직의 잘못된 여러 가지 부분을 발본색원한다고 약속했다”며 “그런데 선관위 전체 위원이 회의를 통해 전원일치로 감사원 감사를 거부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선관위가 여전히 본인이 제출하는 자료만으로 감사하고, 고발하는 대상만 수사하라고 하는 건 문제 해결을 위한 기본적 자세가 되지 않은 것”이라며 “오만스럽고, 독선적인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박성민 의원은 “헌법기관이라고 해서 국민들 위에 있을 수는 없다.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헌법 기관일수록, 독립기관일수록 국민한테 더 진실하고 솔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선관위는 국민들로부터 공정하고, 어느 기관보다도 투명하고 진정성 있게 평가해야만 존재 가치가 있다”면서 “그것이 흔들리면 존재할 필요가 없다”고 꼬집었다.

김용판 의원은 “과연 대법관이 관행으로, 비상근으로 선관위원장을 하는 게 적절한가. 선관위의 중립성을 지키는데 과연 적절한가. 독립된 기관이라 하고 사법부에 종속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헌법 그대로 호선으로 해서 된 사람이 상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바꿔야 한다”며 “그렇게 마음을 열게 되면 자연스럽게 국민 눈높이에서 외부감사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이날 비공개 회담에서 김 상임위원이 “국민 앞에 낯을 들기 어려울 정도로 석고대죄, 송구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김 상임위원 개인 의견을 전제로 “선관위 차원에서 (감사원 감사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이번 사태는) 얼마든지 감사원 감사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선관위는 감사를 수용할 경우 선례를 남긴다는 점을 여전히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특혜 채용 사안의 심각성과는 별개로 기관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선관위 내부에서는 이번 사안에 한해 감사를 수용해야 한다는 기류가 있으나, 여전히 기관의 독립성·중립성 침해를 우려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상임위원은 노태악 위원장과 접촉하는 과정에서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말도 들었다고 한다.

선관위 보고에 따르면, 기존에 밝혀진 현직 특혜 채용 의혹 4건에 대한 자체 특별감사는 지난달 31일 종료됐다. 인사과에서 시행하는 전수조사는 아직 진행 중이지만, 지난 1차 항의방문에서 발표된 4명 이외에 추가로 확인된 사항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