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암미술관, 김환기 40년 추상 여정 쫓는 전시 개최
도자기, 화구, 스크랩북 등 100여 건 자료 최초 공개

김환기 ©Whanki Foundation·Whanki Museum
김환기 ©Whanki Foundation·Whanki Museum

【투데이신문 박세진 기자】 삼성문화재단(이사장 김황식)이 운영하는 호암미술관이 1년 반 간의 리노베이션을 마치고 한국미술의 선구자 수화 김환기(1913-1974)의 40년 예술세계 전반을 다시 살펴보는 대규모 회고전 <한 점 하늘 김환기>를 개최한다.

20세기 한국 미술사에 추상이라는 새로운 장을 연 선구자 김환기는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 입체주의, 초현실주의, 구축주의 등 당시 전위미술인 추상미술사조를 익혔다. 이후 1937년 귀국해 명실상부 한국 최초의 추상화가가 됐다. 김환기는 전쟁 직후 열악한 사회문화 조건 속에서 우리 미술의 발전과 국제적 성장을 꿈꾼 20세기 한국미술의 리더로 손꼽혔다.

그는 동시대 미술과의 조화로운 융화와 동참을 열망해 국제 미술계에 도전했다. 그의 한결같은 예술 여정은 한국적 예술에 대한 굳은 신념, 자신감, 절망을 이겨내는 인내였다. 50세의 나이에 뉴욕으로 건너간 김환기는 무수한 무명작가 중 한 사람이었지만, 자신만의 독창적 예술을 찾기 위해 꾸준히 조형실험을 이어갔다.

8)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16-IV-70 #166_1970_232x172cm_캔버스에 유채_개인 소장_©Whanki Foundation·Whanki Museum<br>
8)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16-IV-70 #166_1970_232x172cm_캔버스에 유채_개인 소장_©Whanki Foundation·Whanki Museum

만년에 이르러 그는 자연과 인간, 예술에 대한 동양적 사유와 관조를 담은 전면점화에 도달한다. 이번 회고전 한 점 하늘은 이러한 김환기의 40년 예술 세계의 특징을 담고 있다. 달을 바라보며 달항아리를 그리고, 별을 바라보며 고국과 친구를 그리워하던 그에게 하늘은 예술의 큰 원천인 동시에 자연과 삶, 세상을 함축하는 개념이었다.

호암미술관 1,2층 전시실 전관에는 김환기가 한국적 추상에 대한 개념과 형식을 구축한 후 치열한 조형실험을 거쳐 점화에 이르는 과정의 변화와 연속성을 보여주는 약 120 점의 그림이 전시돼 있다. 이에 더해 시대별 대표작과 함께 도판으로만 확인되던 여러 초기작, 미공개작, 작가의 스케치북 드로잉 들이 최초로 선보인다.

김환기 사진 (1937년 4월 귀국 직전의 모습) ©Whanki Foundation·Whanki Museum<br>
김환기 사진 (1937년 4월 귀국 직전의 모습) ©Whanki Foundation·Whanki Museum

또한 유족의 협조로 김환기의 유품과 편지, 청년시절 사진, 낡은 스크랩북 등이 처음으로 전시를 통해 공개된다.

전시 1부는 김환기의 예술이념과 추상형식이 성립된 1930년대 중반부터 1960년대 초까지의 작업을 소개하는데, 이 시기에 작가는 한국의 자연과 전통을 동일시해 작업의 기반을 다지고 발전시켜갔다. 1부에서는 그의 전형적인 추상 스타일로 정착돼 가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이어 2부에서는 김환기가 뉴욕 이주 이수 지속적으로 변화를 시도하며 한국적이면서도 국제 무대에서 통할 새로운 추상 세계를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풍경의 요소를 점과 선으로 흡수해 추상성을 높이고 다채로운 점, 선, 면의 구성으로 수많은 작업을 시도한 끝에 점화에 확신을 얻은 그는 1969년과 1970년 사이에 전면점화의 시대에 들어가게 된다.

리움미술관 태현선 소장품연구시잘은 “김환기는 한국현대 미술의 역사이자 상징같은 존재로 ’고전’을 만들고자 했던 작가의 바람대로 그의 예술은 오늘날에도 공명한다”라며, “그러나 김환기를 수식하는 최근의 단편적인 수사들은 김환기의 예술세계를 다시 한번 총제적으로 살펴보는 전시가 필요함을 일깨운다”며 회고전의 의미를 설명했다.

한편 전시는 오는 9월 10일이며 관람예약은 관람 2주전부터 온라인으로 가능하다. 전시는 사전 예약 후 관람가능하며 현장 발권도 가능하다. 관람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호암미술관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nbsp;한 점 하늘_김환기 전시 전경 ©Whanki Foundation·Whanki Museum<br>
 한 점 하늘_김환기 전시 전경 ©Whanki Foundation·Whanki 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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