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란 쿤데라 작가 [사진제공=민음사]
밀란 쿤데라 작가 [사진제공=민음사]

【투데이신문 정인지 기자】 프랑스로 망명한 체코 출신의 작가 밀란 쿤데라가 별세했다. 쿤데라는 대표작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포함해 ‘농담’, ‘정체성’ 등으로 전 세계 독자의 사랑을 받았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체코 공영방송은 쿤데라가 전날(11일) 세상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1929년 4월 1일 체코 브르노에서 태어난 고인은 어린 시절 야나체크 음악원에서 작곡을 공부하고 프라하의 예술아카데미 AMU에서 시나리오 작가와 영화감독 수업을 받았다.

이후 공산체제 하에 있던 체코슬로바키아에서 교수 등으로 활동하며 소설 ‘농담’과 희곡 ‘열쇠의 주인들’ 등을 통해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1968년에는 민주화운동인 ‘프라하의 봄’에 참여해 저서가 압수당하고 집필과 강연 활동에 제한을 받는 등의 고초를 겪었다. 

이에 1975년 공산당의 탄압을 피해 프랑스로 망명했다. 1979년 체코슬로비카의 국적을 박탈당했다가 40년만인 2019년에 회복됐다.

프라하의 봄을 배경으로 1984년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집필하면서 명실공히 세계적인 작가 반열에 올랐다.

다만 고인은 자신의 작품이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것을 경계했다. 2006년 체코어판에 실린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작가 후기에서 그는 “이 책을 정치적 발언이 아니라 무엇보다도 소설로 읽어달라”고 쓴 바 있다. 

이후 ‘생은 다른 곳에’, 불멸’, ‘이별’ 등의 작품을 쓰고 메디치 상, 클레멘트 루케상, 유로파상, 체코 작가상, 컴먼웰스상, LA타임스 소설상 등 세계 유수의 문학상을 받았다. 미국 미시건 대학은 그의 문학적 공로를 높이 평가하면서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했으며 매년 노벨문학상의 유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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