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다 콜리 지음 | 김홍옥 옮김 | 616쪽 | 148×217 | 에코리브르 | 3만5000원

ⓒ 에코리브르<br>
ⓒ 에코리브르

“그 어떤 단일 서적도, 그리고 분명 그 어떤 단일 저자도 18세기부터 제1차 세계대전 시기까지 해상 및 육상의 국경 지역을 넘나들면서 발생하고 오늘날까지 내내 경계와 정치와 사상의 패턴을 주조하고 있는 엄청난 규모의 헌법적 창의성과 논쟁 그리고 결과물을 본격적으로 다뤄보겠다는 야심을 품기 어려울 것이다. 이와 관련한 전개 과정에는 문서화할 수 있고 문서화해야 하는 수많은 상이한 역사가 존재한다. 나 자신의 전략은 새로운 헌법과 다양한 전쟁 및 폭력 간의 거듭되는 맞물림에 영향을 주고, 그로부터 출현한 일련의 주요 주제와 위기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것이었다. 개략적인 연대순에 따라 정리되어 있는 본문의 각 장은 이들 주요 주제 및 발화점 가운데 하나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각 장은 특정 장소와 특수한 헌법 제정의 에피소드를 소환하는 방식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문제된 그 주제가 세계의 다른 지역들에 널리 영향을 끼치는 현상을 탐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p25)

【투데이신문 김지현 기자】 성문 헌법의 출현과 확산을 통해 근대 세계의 부상을 새롭게 논의하는 도서 〈총, 선, 펜〉이 출간됐다.

프린스턴대 역사학 교수인 저자 린다 콜리는 <총, 선, 펜>에서 1750년대부터 20세기까지 세계 차원의 성문 헌법의 역사를 추적, 기존의 내러티브를 수정하고 헌법 제정과 전쟁 및 폭력과의 긴밀한 연관성을 파헤친다.

이 과정에서 유명 헌법들을 재평가하고,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지만 근대 세계의 부상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 헌법들에 주목한다.

그동안 성문 헌법은 개별 국가들과 관련해 검토되는 게 일반적으로 여겨졌지만, 저자는 헌법이 어떻게 국경을 넘어 1918년 6개 대륙에 퍼져나갔고 국가뿐 아니라 제국의 부상을 도왔는지 살펴본다.

아울러 성문 헌법이 법과 정치를 넘어 문화사, 인쇄술, 소설 등과 어떠한 영향을 주고받았는지 조망한다.

이렇듯 저자는 헌법의 재발견과 재평가를 통해 각각의 경계를 넘나들며 헌법을 읽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파리정치대학 교수인 음하메드 우알디는 “지중해에서 일본에 이르기까지, 근대 전쟁 양상의 변화와 전 세계적 헌법 부상 간의 깊은 연관성을 파헤친 아름답게 쓰인 놀랍고도 빼어난 이야기”라고 평가했다.

〈정치인과 평등주의자〉의 저자인 션 윌렌츠는 “근대 국가를 떠받치는 여러 기둥은 주로 전쟁의 재앙에서 비롯됐다는 린다 콜리의 핵심 명제는 우리에게 놀라움과 깨달음을 한꺼번에 안겨준다”며 “인상적이리만치 여러 대륙을 종횡무진하는 콜리의 폭넓은 시야는 그녀의 빼어남과 어우러져 이 책을 걸작의 반열에 올려놓는다”고 추천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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