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계는 격분하고, 비명계는 일단 조용한 행보
향후 갈등은 더욱 격화될 듯, 친명계의 반격은
민주당이 둘로 쪼개질 위험에 노출돼 있어
이재명 결단이 필요한 시점으로 흘러가고

&nbsp;문재인 전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을 방문해 입원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br>
 문재인 전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을 방문해 입원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한정욱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면서 민주당은 격랑 속으로 휘말렸다. 친명계는 격분했고, 원내지도부는 총사퇴했다. 1차 체포동의안보다 10여명의 반란표가 발생했다.

민주당은 앞으로 격랑 속으로 휘말릴 것으로 보인다. 법원의 영장실질심사 결과에 따라 향후 민주당의 형태가 어떤 식으로 전개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만큼 이번 체포동의안 가결이 민주당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혼란 거듭하고 있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이 지난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자 박광온 원내대표와 원내지도부 모두 총사퇴했다. 조정식 사무총장과 사무총장 산하 정무직 당직자들도 사의를 표했다. 그리고 이날 오후 10시 긴급의원총회를 열었다. 하지만 친이계와 비명계 사이에 가결 책임론을 두고 고성이 오갔다.

친명계는 원내 지도부 사퇴를, 비명계는 당 지도부 사퇴를 주장하면서 충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당이 혼란을 거듭한 것이다.

이날 표결 결과 찬성 149표, 반대 136표, 기권 6표. 무효 4표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정의당, 시대전환, 친여 무소속 의원을 합쳐서 121석인 점을 감안하면 민주당에서는 29명의 반란표가 발생했다는 이야기다.

친명계는 박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지도부가 ‘표 단속’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면서 그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했다. 반면 비명계는 체포동의안 가결은 이재명 지도부에 대한 불신임이라면서 당 지도부 모두 총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친명계가 원내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하고 나섰고, 결국 원내지도부가 총사퇴한 이유는 당헌 당규에 따르면 당 대표가 궐위되면 원내대표가 대표 직무를 대행한다. 아직 이 대표가 법원 영장실질심사 절차가 남아있기 때문에 이 대표가 당 대표에서 내려온 것은 아니지만 영장실질심사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이 대표는 당 대표직을 내려와야 한다. 그렇게 되면 박 원내대표가 대표 직무를 대행해야 한다.

&nbsp;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참가자들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을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nbsp; [사진제공=뉴시스]<br>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참가자들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을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직무대행은 누가

친명계는 박 원내대표가 대표 직무를 대행하는 모습을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내지도부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고, 결국 박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지도부가 총사퇴했다. 이로 인해 전당대회에서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최고위원이 당 대표 직무 대행을 승계하는데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최고위원은 정청래 최고위원이다.

원내지도부 공백은 상당히 오랜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아직 영장실질심사 기일을 정하지 않았지만 추석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내지도부는 추석 이후에 새로 선출될 것으로 보인다.

당 대표의 궐위 상황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친명계와 비명계는 원내대표 자리를 두고 상당히 치열한 신경전을 벌일 것으로 예측된다.

이와는 별도로 당은 상당한 분열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가결 투표를 한 의원들을 향해서 ‘해당행위’라면서 격분해있다.

강성 지지자들 역시 반란표를 색출해야 한다면서 이른바 ‘수박 리스트’를 작성해서 온라인에서 전파하고 있다.

이들은 내년 총선 공천에서 퇴출해야 한다면서 격분해있다. 이런 격분이 결국 친명과 비명의 갈등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친명계는 반란표를 색출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친명계 의원들도 친명계 지지자들을 진정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무엇보다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에서 영장 기각 판결이 난다면 민주당은 둘로 쪼개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시선이다.

이재명의 결단은

이런 혼돈을 정리하기 위해서는 이 대표의 결단이 필요하다. 이미 당내에서 29표라는 반란표가 나왔다는 것은 리더십에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이 대표가 결단을 내리고 당 대표 자리에서 내려온 후 전당대회를 열어 새로운 당 지도부를 선출하는 것이 민주당을 둘로 쪼개는 것보다는 낫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대표로서도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미 체포동의안이 가결됐기 때문에 영장 전담 판사의 영장 발부에 대해 면죄부를 줬기 때문에 영장 전담 판사는 아무런 부담을 갖지 않고 영장 발부를 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영장 발부가 되기 전에 당 대표직을 내려놓는 것이 이 대표에게는 남아 있는 정치적 결단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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