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의 기회이면서 몰락의 기회 잡은 민주당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압승으로 기사회생했지만
당무복귀 앞둔 이재명, 계파 갈등 해소 어떻게
대여 투쟁의 방법에 대한 고민도 필요한 시점
이재명 재판리스크 해소 방법은 과연 있나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폭풍이 상당히 거세다. 17.15%p 득표 차이는  국민의힘에 있어 내년 총선을 상당히 불리한 상태에서 치르게 만들기 충분하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 이후 기사회생할 기회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상당히 크다. 이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의 의미를 되새기지 못한다면 내년 총선의 승패는 어디로 향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그만큼 이번 보궐선거가 갖는 의미를 제대로 해석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당선이 확실시 된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지난 11일 서울 강서구 소재 선거캠프에서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가 낙선을 인정하며 입장을 말하고 있는 모습.&nbsp;[사진제공=뉴시스]<br>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당선이 확실시된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지난 11일 서울 강서구 소재 선거캠프에서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가 낙선을 인정하며 입장을 말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나면서 더불어민주당은 고무적인 분위기다.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잇따라 지면서 패색이 짙었던 정당이었다.

그리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그림자가 드리우면서 과연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드는 정당이었다. 매번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과 엎치락뒤치락하면서 혼란을 거듭했다.

그러면서 비명계가 계속해서 혁신을 요구하면서 당내 분란은 더욱 가중되는 분위기였다. 이대로 가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한다는 보장이 없었던 그런 정당이었다. 그런 정당에 한 줄기 햇살이 비치게 됐다. 그것이 바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의 압승이다.

일단 당내 분위기는 연속적인 패배에서 얻은 값진 승리이기 때문에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비록 야성이 강한 지역이었지만 지난 대선에서도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국민의힘이 약진했다는 점에서 이번 보궐선거가 쉬운 선거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17.15%p 격차로 승리했다. 그것은 비단 강서 벨트뿐만 아니라 서울 전역에서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치다.

왜냐하면 수도권의 득표 격차가 많으면 1000여표 수준인데 17.15%p 격차로 압도적인 승리를 했다는 것은 다른 지역의 득표 격차도 상당히 벌어질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수도권이 전체 지역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수도권에서 승리한다는 것은 의석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거꾸로 국민의힘은 100석도 안 되는 소규모 정당으로 몰락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이유로 더불어민주당은 상당히 고무적인 분위기를 갖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런 더불어민주당 분위기에 경고를 보내는 사람들은 있다. 이런 고무적인 분위기를 앞으로 어떤 식으로 할 것이냐네 따라 기회가 될 수 있고, 몰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사진제공=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사진제공=뉴시스]

23일 복귀하는 이재명

당장 23일 이재명 대표가 당무에 복귀한다. 장기간의 단식으로 인해 후유증 치료 중이었던 이 대표가 당무에 복귀한다는 것은 산적한 과제를 해결한다는 것을 말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가결파 징계안 처리이다. 지난달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가결됐고, 법원에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갔지만 기각이 되면서 강성 지지층 중심으로 가결파 징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체포동의안에 찬성표를 던졌다고 실명을 밝힌 이상민, 김종민, 이원욱, 설훈, 조응천 등 5인에 대한 징계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이들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것이 첫 번째 숙제가 됐다. 이 대표가 당무에 복귀하지 않은 상황 속에서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난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언론에서는 이들에 대해 징계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다만 박찬대 최고위원은 어느 것도 결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당무 복귀해서 주재하는 첫 번째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당의 화합과 통합을 위해서는 가결파에 대한 징계를 하지 않아야 한다는 목소리와 내년 총선에서 하나의 목소리로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원팀이 돼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가결파에 대한 징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들을 징계하지 않으면 총선 과정에서 당과는 다른 목소리를 낼 것이 분명하고, 그것이 오히려 더불어민주당에 해당행위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런 이유로 이들에 대한 징계를 반드시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다만 이 대표로서는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이들에 대해 징계하면 결국 이재명 사당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당내 다른 목소리를 완전히 차단한다는 것은 당의 민주적 절차 등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이 되는 것이고, 그것은 당의 사당화가 된다는 우려가 생기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이재명 사당화 우려를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가결파에 대한 징계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거꾸로 이번에 만약 징계하지 않으면 이들은 계속해서 당과는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내년 총선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도 있는 이유에서 이들에 대한 징계를 반드시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특히 강성 지지층은 이들에 대해 징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하기 때문에 당 지도부로서도 이들의 목소리를 무시하지 못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징계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이 대표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어떤 식으로든 결론을 내려도 비판을 받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어떤 결정이 과연 당에 가장 좋은 결정인지에 대해 이 대표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그 결론을 23일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놓아야 한다.

또한 그 결정이 어떤 후폭풍으로 다가올 것인지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 대표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사진제공=뉴시스]<br>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사진제공=뉴시스]

내놓을 보따리는 과연

또 다른 숙제는 바로 지명직 최고위원의 임명이다. 송갑석 의원이 지명직 최고위원 자리를 내려놓음으로써 이 대표는 지명직 최고위원을 임명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현재 거론되는 인물로 박정현 전 대전 대덕구청장이다. 더불어민주당 지명직 최고위원은 전통적으로 호남 몫이었는데 충청권 몫으로 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욱이 박 전 구청장이 내년 총선에서 친이낙연계 박영순 의원 지역구로 출마 의지를 다지고 있다는 점에서 친이낙연계는 상당히 껄끄러워하고 있다.

내면적으로는 박 전 구청장을 지명직 최고위원에 앉히는 것이 친이낙연계를 죽이기 위한 것 아니냐고 생각하면서도 겉으로는 호남 몫을 배제했다는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지명직 최고위원은 호남 몫이기 때문에 호남 출신을 앉혀야 한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다. 하지만 속내는 결국 친이낙연계를 죽이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임명을 반대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을 두고도 친명과 비명의 갈등은 표면으로 올라올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이것을 이 대표가 얼마나 중재할 수 있을 것인지도 불투명한 것이 현실이다. 이는 결국 내년 총선 공천과 연결되는 대목이다.

이 대표는 내년 총선 공천에 이제부터 신경을 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로 인해 혁신위원회를 꾸리고 김기현 지도부 시즌2를 구성하는 등 상당한 노력을 하고 있다. 또한 인재영입에 박차를 가하면서 조정훈 의원을 인재영입 1호로 삼으면서 계속해서 인재 영입에 나서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아직까지 제대로 된 혁신을 이뤄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인재영입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년 총선 승패를 가르는 핵심은 ‘혁신’을 얼마나 했느냐 여부다. 그것은 현역 물갈이를 저항 없이 얼마나 많이 해냈느냐와 연결되는 대목이다. 그러자면 새로운 피의 수혈도 필요하고, 낡은 피의 교체도 필요하다.

따라서 강도 높은 혁신과 쇄신이 이뤄져야 한다. 만약 국민의힘보다 혁신과 쇄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그에 따라 민주당이 내년 총선은 어려운 선거를 치러야 할 수도 있다. 보다 강도 높은 쇄신 작업과 더불어 공천을 얼마나 공정하게 했느냐에 따라 민주당의 운명이 달라지기 때문에 당무에 복귀하는 이 대표의 어깨가 상당히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또한 대여 투쟁의 방식을 어떤 식으로 할 것인지 여부도 고민이 되는 대목이다.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 기조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기 떄문이다.

다만 얼마나 변화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단 국민의힘은 김기현 지도부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혁신위를 띄우는 분위기다. 대통령실 역시 인적 쇄신을 단행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따라서 향후 1~2개월은 여권에서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대여 투쟁 방식도 달라져야 하기 때문에 이재명 지도부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무턱대고 강경 노선만 고집하면 발목잡기를 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어 협력할 것은 협력해야 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윤 대통령이나 김기현 당 대표가 이 대표를 만나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협력의 파트너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무조건 여야 협치만 고집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무조건 강경한 대여 투쟁을 내걸 수도 없는 문제다.

이런 이유로 수위 조절을 어떤 식으로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무엇보다 중도층을 흡수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대여 투쟁을 어떤 식으로 이뤄낼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아울러 외연 확장을 위해서는 반이재명 노선을 깨야 하고, 그러자면 소수 정당과의 총선 연대도 염두에 둬야 한다. 정의당, 기본소득당, 녹색당, 양향자 신당, 금태섭 신당 등 그 어떤 정당과도 연대를 해서 총선 승리를 이끌어 내야 하는 숙제를 담고 있다. 이는 이재명 대표 리더십을 시험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대표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게 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의 고민

아울러 이 대표의 ‘재판리스크’도 상당한 고민이 되는 대목이다. 이번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민주당의 압승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이유도 이 대표가 선거유세에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즉, 이 대표가 전면에 나서지 않음으로써 사법리스크나 재판리스크를 비껴가는 효과가 있었고, 오롯이 진교훈 당시 후보가 선거운동을 하는 방식을 취하면서 승리를 이끌어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검찰이 이 대표를 불구속 기소하면서 현재 재판이 진행 중에 있다. 법조계에서는 1주에 2~4회 정도 재판에 출석해야 할 정도라고 판단하고 있다.

또한 재판이 빨리 끝날 가능성이 낮으면서 그에 따라 내년 총선 때까지는 재판리스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 대표가 과연 내년 총선을 진두지휘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을 품기는 충분하다.

이번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이 대표가 보이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압승했다는 점에서 내년 총선에서도 이 대표가 보이지 않는 것이 선거전략에 가장 좋은 전략이 될 것인지에 대해 근본적인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것은 민주당 내부에서 근본적인 고민이 될 것이고, 그것은 비명계가 꾸준하게 제기할 문제이면서 계파 갈등의 뇌관이 남아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대표가 계속해서 내년 총선을 진두지휘하겠다고 한다면 비명계는 계속해서 이 대표를 향해 공격할 것이고, 보수 언론들 역시 계속해서 재판리스크를 갖고 공격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내년 총선의 선거대책위원회를 하루로 빨리 출범을 시키고, 선대위원장이 선거를 진두지휘하는 방식을 취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그렇게 될 경우 이 대표의 모습이 사라지게 되면서 그에 따라 다음 대선에서 과연 출마할 수 있을지 여부도 불투명해지게 된다. 따라서 이 대표가 재판리스크를 어떤 식으로 극복해야 할 것인지가 가장 큰 숙제이면서 시급한 숙제라고 할 수 있다. 비록 사법리스크는 약화됐다고 하지만 재판리스크는 계속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그에 따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이 대표가 당무에 복귀한다고 하지만 민주당이 내재한 문제점을 하루라도 빨리 해소하지 않으면 민주당은 더욱 힘든 수렁에 빠질 수밖에 없다. 특히 혁신과 개혁이 어떤 식으로 이뤄지느냐는 것은 이 대표에게 중요한 숙제가 됐다. 그것은 통합과 화합으로 이어질 것인지 아니면 이 대표의 사당화가 될 것인지에 대한 물음에 대한 답이라고 할 수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대표가 단식투쟁을 하면서 당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끊임없이 자신에게 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물음에 대한 대답을 이제 당무 복귀를 통해 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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