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이천시 소재 SK하이닉스 본사 [사진 제공=뉴시스]
경기 이천시 소재 SK하이닉스 본사 [사진 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변동휘 기자】 SK하이닉스가 D램 흑자전환에 힘입어 3분기 적자폭을 줄이는데 성공했다. 감산 효과가 가시화되며 실적 개선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되는 가운데, HBM 등 고부가 주력제품에 대한 투자를 강화해 시장 리더십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26일 실적발표회를 열고, 올해 3분기 매출 9조662억원, 영업손실 1조7920억원(영업손실률 20%), 순손실 2조847억원(순손실률 24%) 등의 실적을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여전히 저조한 모습이나, 전 분기 대비로는 각각 24%, 38%, 27% 증가하며 적자 폭을 크게 줄였다. 

이 같은 실적 개선은 주요 제조사들의 감산 효과가 가시화되며 수요와 가격 모두 안정화되는 흐름에 기인한다. 재고가 줄어든 고객 중심으로 메모리 구매 수요가 창출되고 있으며, 제품 가격도 안정세에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회사 측은 고성능 메모리 제품을 중심으로 시장 수요가 증가했고, 특히 대표적인 AI용 메모리인 HBM3와 고용량 DDR5와 함께 고성능 모바일 D램 등 주력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1분기 적자로 돌아섰던 D램의 경우 2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이 고무적인 부분으로 평가된다. 

SK하이닉스는 D램의 판매량 증가와 평균판매가격(ASP) 상승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제품별로 보면, D램은 AI 등 고성능 서버용 제품 판매 호조에 힘입어 2분기 대비 출하량이 약 20% 늘어났고, ASP 또한 약 10% 상승했다. 낸드도 고용량 모바일 제품과 SSD 중심으로 출하량이 늘었다.

흑자로 돌아선 D램은 생성 AI 붐과 함께 시황이 지속해서 호전될 전망이다. 회사 측은 D램 수요에 대해 올해 한자릿수 중반대를 거쳐 내년에는 10%대 후반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낸드 분야도 시황이 나아지는 조짐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으며, 올해 한자릿수 후반대를 기록한 뒤 내년에는 10%대 후반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흐름에 맞춰 SK하이닉스는 HBM과 DDR5, LPDDR5 등 고부가 주력제품에 대한 투자를 늘릴 예정이다. D램 10나노 4세대(1a)와 5세대(1b) 중심으로 공정을 전환하는 한편, HBM과 TSV에 대한 투자를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는 계획이다. 낸드의 경우 아직 재고가 많이 남아있어 보수적 생산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다.

특히 내년부터 양산에 들어가는 HBM3E이 향후 SK하이닉스의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날 진행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 따르면, 회사 측은 향후 5년간 AI 서버 시장이 4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으며, HBM 시장도 연평균 60~80% 가량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이미 HBM3와 HBM3E 모두 내년도 케파(생산 능력)가 솔드아웃(매진) 상태로, 이러한 가운데 고객들의 추가 수요 논의까지 들어오는 상황이다. 회사 측은 “고객이나 시장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SK하이닉스의 케파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내년뿐 아니라 2025년까지 고객사·파트너들과 기술 협업 및 케파 논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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