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최상목 경제수석이 9일 반도체 관련 현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대통령실 최상목 경제수석이 9일 반도체 관련 현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변동휘 기자】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국 공장에 대한 자국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를 무기한 유예했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중국 사업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부담을 덜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통령실 최상목 경제수석은 9일 반도체 관련 현안 브리핑을 통해 미국 정부가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내 반도체 공장을 미국 수출관리규정에 따른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로 지정, 별도의 허가 절차나 제한 없이 자국산 장비를 공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관련 기업에도 통보됐으며, 통보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는 것이 대통령실 측의 설명이다.

지난해 10월 미국 정부는 18㎚(나노미터) 이하의 D램과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14㎚ 이하 로직 반도체 등을 생산하는 중국 기업에 제조 장비를 판매할 경우 상무부의 개별 허가를 받도록 하는 내용의 수출통제 정책을 발표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외국 기업의 경우 1년간의 유예를 받았으며, 한·미 양국은 유예기간 연장을 위해 협의를 진행해왔다. 

VEU는 사전 승인된 기업에만 지정된 품목의 수출을 허용하는 일종의 포괄적 허가 방식이다. 이 목록에 포함되면 별도의 건별 허가를 받을 필요 없이 장비를 반입할 수 있으며, 지정 기한도 없다. 사실상 수출통제가 무기한 유예되는 셈이다. 

이번 결정에 대해 최 경제수석은 우리 기업들의 중국 내 공장 운용과 투자 불확실성이 크게 완화돼 장기적 시계에서 차분하게 글로벌 경영전략을 모색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도 안도감을 표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에서는 각국 정부 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중국 반도체 생산라인 운영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SK하이닉스도 이번 결정에 대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안정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회사 측은 “이러한 결정이 나오기까지 기업과 긴밀히 소통하며 원활하게 협의해 온 한국·미국 정부의 노력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각국의 법규를 성실히 준수하며 글로벌 반도체 산업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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