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8개 업종, 대표기업 44곳 분석
“저성장 우려…세제‧수출 지원 강화해야”

[그래프제공=한국경영자총협회]
[그래프제공=한국경영자총협회]

【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글로벌 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한국과 미국 반도체 대표기업들의 매출 하락이 심화됐다. 다만 미국 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로 떨어지진 않아 한국보다는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는 ‘한·미·일 업종별 대표기업 경영실적 비교’ 보고서를 발표하고 올해 상반기 반도체‧정유‧철강 등 주요 업종 글로벌 대표기업들의 경영실적 악화가 두드러졌다고 4일 밝혔다. 

이번 분석은 반도체, 철강, 자동차, 유통, 제약·바이오, 정유, 통신, 인터넷서비스 등 8개 업종을 대상으로 했다. 각 업종별 상위 2개 기업을 분석했으며 일본의 경우 반도체, 인터넷서비스부분을 제외해 한미일 총 44곳을 조사했다. 

경총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미 반도체 대표기업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인텔, 퀄컴 등 4개사의 매출액증가율은 지난 2021년 22.3%에서 2022년 2.7%로 하락했고 올해 상반기 -29.7%로 떨어졌다.

각 기업별로는 SK하이닉스 –52.3%, 인텔 –26.8%, 삼성전자 –20.2%, 퀄컴 –19.8% 순으로 실적이 부진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메모리 반도체 관련 매출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상반기 실적 악화가 더욱 컸다는 분석이다. 

4개사의 영업이익률 역시 2021년 25.7%, 2022년 16.7%, 2023년 상반기 –9.4%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다만 미국 인텔, 퀄컴의 영업이익률은 6%로 역성장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24.8% 보다는 양호했다. 

이밖에 올해 상반기 정유, 철강 업종 대표기업들의 평균 매출액 증가율도 각각 -8.8%, -6.2%로 역성장했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정유기업은 SK이노베이션 4.7%, GS칼텍스, -17.3%, 엑슨모빌 -17.8%, 셰브런 -19.0%, 에네오스 홀딩스 0.8%, 이데미츠 코산 -4.2%으로 집계됐다. 

철강 대표기업들의 매출액 증가율도 포스코홀딩스 -10.9%, 현대제철 -5.8%, 뉴코어 -18.2%, US Steel -17.8%, JFE홀딩스 4.0%, 일본제철 11.3%로 일본기업을 제외하고는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 제약‧바이오는 역성장을 보이진 않았지만 매출액증가율이 전년 대비 크게 둔화됐다. 유통, 제약‧바이오 업종은 지난해 각각 15.1%, 27.2% 수준이었지만 올해 상반기 3.9%, 2.6%로 하락했다. 

대부분의 업종이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한 가운데 자동차와 인터넷서비스 부문은 양호한 경영실적을 나타냈다. 먼저 자동차 대표기업들의 평균 매출액중가율은 같은 기간 19%에서 19.6%로 상승했으며 영업이익률도 6.4%에서 7.9%로 증가했다. 

인터넷서비스 업종의 매출액증가율도 2022년 11.3%에서 올해 상반기 18.6%로 상승했으며 평균 영업이익률은 18.8%에서 18.6%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한편 국가별 2023년 상반기 평균 매출액증가율은 일본 7.4%, 한국 4.3%, 미국 -5.5%로 일본이 가장 높았다. 영업이익률은 미국 13.7%, 한국 9.8%, 일본 6.3%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지난해에는 3개 나라 중 매출액증가율이 가능 높았지만 올해에는 모두 중간에 머물렀다. 

경총 하상우 경제조사본부장은 “업황에 따라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우리 주력업종인 반도체를 비롯한 일부 업종에서는 올해 상반기 경영실적이 다른 국가에 비해서도 좋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고금리, 글로벌 공급망 재편 이슈 등으로 어려움이 지속되고 저성장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우리 기업의 실적 개선을 위해 투자‧혁신을 가로막는 규제를 완화하고 세제‧수출 지원을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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