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홍은택 대표 [사진 제공=뉴시스]
카카오 홍은택 대표 [사진 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변동휘 기자】 카카오가 김정호 경영지원총괄의 폭로를 기점으로 내홍에 휩싸인 상태다. 잡음이 계속 이어지자 홍은택 대표가 직접 나서 최근 논란이 된 부분들에 대한 대응 방안을 내놓았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홍은택 대표는 지난달 30일 사내 공지를 통해 최근 논란에 대한 대응 현황 및 계획을 설명했다. 

먼저 안산 데이터센터와 서울 아레나, 제주 ESG 센터 등의 건설과정을 비롯해 김 총괄이 제기한 다른 의혹에 대해 공동체 준법경영실과 법무법인을 중심으로 조사단을 꾸려서 감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골프장 회원권은 이미 매각 절차에 들어갔으며, 이를 통해 환수되는 자금은 휴양시설 확충 등 크루들의 복지를 늘리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대외협력비 문제도 이미 개선안을 마련해 시행에 들어간 상태다. 

김 총괄의 욕설 논란은 윤리위원회 건의에 따라 외부 법무법인에 조사를 의뢰한다. 외부기관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윤리위에서 최종 판단을 할 예정이다.

사건의 발단은 김 총괄이 지난달 28일 자신의 SNS에 올린 게시글이었다.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으로부터 사내 인사 및 감사 측면에서의 조사와 시정을 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는 것이다. 

두 사람이 논의했던 내부 문제들은 경영진 혹은 측근에 편중된 보상, 불투명한 업무 프로세스, 견제 없는 특정 부서의 독주, 특이한 문화와 만연한 불신·냉소, 휴양시설 및 보육시설 문제, 골프장 회원권과 법인카드·대외협력비 문제, IDC·공연장 등 대형 건설 프로젝트 비리 제보, 장비 헐값 매각 문제, 제주도 본사 부지의 불투명한 활용 등 다양했다. 

CA협의체 합류 이후 다양한 문제들이 확인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김 총괄의 주장에 따르면, 담당 직원이 30명도 안 되는 관리부서 실장급 연봉이 더 경력이 많은 시스템 또는 개발부서장의 2.5배가 되는 경우도 있었으며, 20억원이 넘는 고가 골프장 법인회원권을 갖고 있기도 했다. 또한 직원 휴양시설은 1년에 2박도 못 갈 정도로 열악했고, 보육시설의 경우 판교는 양호했지만 제주도는 회사에 따라 차별을 하고 있었으며, 타 지역은 아예 없었다. 

자신을 둘러싼 욕설 논란에 대한 해명도 있었다. 제주도 ESG 센터 건립 프로젝트 관련 회의 도중 카카오 AI캠퍼스 건축팀을 투입하자고 제안하자 한 임원이 이미 정해진 업체가 있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업체 선정 과정에 대해 물었지만 그냥 원래 정해져 있었으며 결재나 합의 또한 없었다는 답이 반복됐다. 700~800억원 규모의 공사에 투입되는 업체를 담당 임원이 결재나 합의 없이 선정했다는 점을 질타하는 과정에서 욕설을 했고, 이에 대해 3차례 회의 참석자들에게 사과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김 총괄의 폭로 이후 이에 대한 반박이 이어지는 등 카카오 내부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카카오 자산개발실 오지훈 부사장 및 직원 11명은 내부 전산망에 공동 입장문을 올리고, 안산 데이터센터와 서울 아레나 등 시공사 선정 과정은 공정하게 이뤄졌으며 제주도 프로젝트 역시 배재현 투자총괄대표 등의 결재를 거쳤다고 전했다. 

카카오 노조 역시 골프 회원권과 연봉 불균형 등에 대해 독립기구인 준법과 신뢰 위원회에 조사를 촉구했으며, 김 총괄의 폭언에 대한 조사 필요성도 함께 제기했다. 

홍 대표는 감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속단하지 말 것을 당부하며 최근 일련의 진실 공방에 대한 제동을 걸었다. 그는 “철저히 조사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유하겠다”며 “조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주시길 당부 드리고, 그 동안 감사나 조사결과를 예단해서 얘기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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