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 판교 소재 넥슨코리아 사옥 ⓒ투데이신문
경기도 성남 판교 소재 넥슨코리아 사옥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변동휘 기자】 넥슨의 지주사 NXC의 지분 매각이 순탄치 않은 모습이다. 이미 한 차례 공개 매각이 유찰로 끝난 가운데 2번째 입찰도 불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4조원이 넘는 가격 부담에도 불구하고 경영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점이 그 요인으로 풀이된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지난 25일부터 26일까지 NXC 지분 85만1968주(29.29%)에 대한 2차 입찰을 진행했다. 감정가는 약 4조7149억원으로, 낙찰자가 나올 경우 29일 발표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지분은 故 김정주 넥슨 창업자 유가족들이 상속세로 물납한 분량으로, 국내에서는 역대 최대 물납 규모라 업계 안팎의 관심을 끌었다.

다만 이번 공개 매각이 분할 없이 통매각으로 이뤄지다 보니 가격부담이 커 쉽사리 낙찰자를 찾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텐센트를 비롯해 사우디 국부펀드(PIF) 등 해외 ‘큰손’들이 후보로 거론된 것 역시 이러한 이유로, 실제로 지난 18일 열린 1차 공매에서도 입찰자가 나오지 않았다.

지난 2019년 김 창업자의 NXC 지분 전량 매각 시도가 무산됐던 때도 가격이 주 원인으로 꼽혔다. 당시 넷마블, 카카오 등 국내 기업들을 비롯해 KKR, 베인캐피털, MBK파트너스 등이 참여했지만, 협상에 난항을 겪으며 매각 의사를 철회한 바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15조원이 넘는 매각가에 주요 인수후보들이 난색을 표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가격 부담에 비해 실익이 크지 않다는 점도 매각 불발 전망을 뒷받침하는 근거다. 4조7000억원이 넘는 거금을 들여 2대주주에 올라도 경영권 행사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다. 현재 유정현 이사와 두 자녀의 보유분은 68.98%에 달하며, 여기에 자녀들이 공동 소유한 회사 와이즈키즈의 지분 1.72%를 합치면 총 70.7%가 유가족 측 지분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이 캠코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검토·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주식 물납제가 시행된 1997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의 주식 물납 누적 실적(8조2888억원) 중 매각된 주식은 1조5863억원으로 전체의 19.1%에 불과했다. 또한 현재 위탁 보유 중인 물납 상속세 증권은 모두 비상장 증권으로, 매각이 어렵거나 정기적 배당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비상장 주식의 매각이 그만큼 수월하지 않다는 뜻이다. 

만약 2차 매각에서도 유찰되면 3차 입찰부터는 수의계약 방식으로 진행되며, 매각가를 회차당 10%씩 할인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정부 측에서 수의계약 전환 후에도 가격을 깎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웠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따라서 앞으로도 매각 과정 역시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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