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4서 살펴본 미래 모빌리티 이모저모
하늘 나는 택시 ‘S-A2’ 상용화 2028년 목표
IT와 모빌리티의 협업…삼성전자 ‘스마트싱스’
SDV 시대 개막…차량은 또 하나의 개인 공간
충전도 무선으로…KGM, 무선충전 전기차 선봬

CES 2024 SK그룹 전시관에서 모델들이 UAM을 형상화 한 매직 카펫에 탑승해 SK텔레콤의 AI 기반 친환경 미래교통체계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제공=SK텔레콤]
CES 2024 SK그룹 전시관에서 모델들이 UAM을 형상화 한 매직 카펫에 탑승해 SK텔레콤의 AI 기반 친환경 미래교통체계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제공=SK텔레콤]

【투데이신문 박세진 기자】지난 8일(현지시각) 세계 최대 IT쇼로 평가받는 ‘CES 2024'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했다. 이번 CES에선 693개의 기업이 차량 및 모빌리티 기술을 전시 주제로 등록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일각에서 이번 ‘CES 2024’가 마치 ‘라스베이거스 자동차 모터쇼’처럼 느껴진다는 탄성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렇듯 다양한 미래 자동차 기술이 한데 모인 CES 2024에서 머지 않은 미래의 모빌리티 모습을 살펴봤다.
 

차세대 기체 S-A2 [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br>
차세대 기체 S-A2 [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도로’를 넘어 ‘하늘’로..상공 넘나드는 택시 ‘S-A2’

이제 도로 위를 ‘잘’ 달리고 ‘잘’ 멈추는 자동차의 시대는 서서히 저물어가는 듯하다. 현대차그룹이 오는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인 전기 수직 이착륙 항공기(eVOTL)가 처음 공개되면 서다.

현대차그룹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독립법인인 슈퍼널은 CES 2024에서 차세대 기체 S-A2의 실물 모형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해당 모델은 지난 2020년 현대차 그룹이 CES에서 선보인 첫 비전 콘셉트 S-A1이후 4년 만에 공개된 후속 모델이다.

슈퍼널은 S-A2 기체가 최대 400~500m의 고도에서 200km/h의 순항 속도로 비행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S-A2는 상용화 시 도심 내 약 60km 내외의 거리를 비행할 예정이다. S-A2는 전장 10m, 전폭 15m로 조종사 포함 5명이 탑승 가능하다. 기체는 총 8개의 로터(Rotor)가 장착된 주 날개와 슈퍼널 로고를 본뜬 V자 꼬리 날개, 현대차그룹의 디자인 철학이 녹아든 승객 탑승 공간으로 이뤄져 있다.

도심 위를 쉴 새 없이 비행해야 하는 점을 고려, 기체 작동 시 발생하는 소음도 최소화할 계획이다. S-A2 기체는 전기 분산 추진 방식을 활용해 운항 시 소음을 45~65 데시벨(dB)로 유지하도록 설계됐다. 이는 식기 세척기의 작동 소음에 불과한 수준이다.

무엇보다 슈퍼널은 새로운 AAM 기체의 안전성을 가장 강조했다. S-A2 기체의 로터 뿐 아니라 배터리 제어기, 전력 분배 시스템, 비행 제어 컴퓨터 등 모든 주요 장치에는 비상상황에 대비한 다중화 설계가 적용된다.

현대차·기아 신재원 AAM본부장 겸 슈퍼널 CEO는 “이번 신규 기체 공개는 미래 모빌리티 패러다임 전환을 선도하겠다는 슈퍼널과 현대차그룹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최적의 시점에 최고의 기체’를 선보인다는 전략을 이어 나가는 한편, 관련 업계와의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 AAM 생태계 구축에 앞장서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현대차·기아 차량에 적용된 삼성 스마트싱스의 예상 이미지 [사진제공=현대차그룹]<br>
현대차·기아 차량에 적용된 삼성 스마트싱스의 예상 이미지 [사진제공=현대차그룹]

희미해지는 IT·모빌리티 경계

IT와 모빌리티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은 몇 년간 화두에 올랐지만, 최근 들어 그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이번 CES를 앞두고 현대차는 삼성전자와의 협업을 잇따라 발표했는데, 현대차·기아 커넥티드 카 서비스에 삼성전자 ‘스마트싱스’를 연동해 집과 차의 경계를 허무는 것에 방점을 둔다.

최근 전기차는 AI 기능이 탑재되면서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생활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는 추세다. 여기에 집안 내·외부의 전자기기까지 연결되면 이용자 맞춤형 AI서비스가 더욱 늘어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번 CES 2024에서 현대차·기아 SDV본부를 이끄는 송창현 포티투닷 대표와 박용인 삼성전자 시스템 LSI 사장은 양사 간 인공지능(AI) 기반 소프트웨어 기반 차량(SDV) 플랫폼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4일 두 회사는 ‘홈투카(Home-to-Car)·카투홈(Car-to-Home) 서비스 제휴를 위한 업무협약(MOU)’도 맺은 바 있다.

이번 협약에 따라 현대차는 내년까지 삼성전자가 개발하는 차량용 반도체를 활용해 SDV 플랫폼을 만든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 삼성전자의 가전 관리 앱인 ‘스마트싱스’와 현대차·기아의 차량 제어 플랫폼인 ‘커넥티드카 서비스’가 연동된다.

스마트싱스로 여름철 퇴근길에 ‘귀가모드’를 실행해 등록된 에어컨과 로봇청소기를 작동시키고, 조명을 밝혀 쾌적해진 주거공간으로 귀가하거나, 외출 전 ‘외출모드’를 실행해 차량의 상태를 조회하고, 미리 공조기능을 실행해 적정 온도의 차량에 탑승하는 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현대차·기아는 운전 중 기기 조작을 최소화하기 위해 스마트싱스 앱에 등록된 다양한 모드를 차량에서 실행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화면 터치, 음성 명령 외에 등록된 위치와 가까워지면 자동으로 실행되는 등 위치 기반의 자동 실행도 구현해 고객이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현대차·기아 인포테인먼트개발센터장 권해영 상무는 “커넥티드 카의 카투홈·홈투카 서비스를 보다 다양하고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전 세계 현대차·기아 고객의 이동 여정이 유의미한 시간이 되도록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 차량용 디스플레이 57인치 P2P LCD, 32인치 슬라이더블 OLED [사진제공=LG디스플레이]<br>
LG디스플레이 차량용 디스플레이 57인치 P2P LCD, 32인치 슬라이더블 OLED [사진제공=LG디스플레이]

단순 ‘이동수단’ 아닌 ‘개인화된 디지털 공간’

LG디스플레이는 세계 최대 크기의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비롯 미래차 혁신을 앞당길 초대형 차량용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대거 소개하면서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시대 개막의 청사진을 공개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번 CES 2024에서 차량용 57인치 필러 투 필러(P2P) 액정표시장치(LCD)와 함께 32인치 슬라이더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거대한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대거 선보였다.

특히 SDV의 발전 단계를 △전환 △진화 △미래로 구분 짓고, 각 단계에 최적화된 차량용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적용한 콘셉트카 3종을 함께 공개하며 모빌리티 혁신의 방향성을 제안했다.

이번 초대형 차량용 디스플레이 솔루션에서 눈여겨 볼 점은 ‘스크린화’(Screenification)다. 차량 내 다양한 기능을 운전자와 탑승자가 큰 화면을 통해 편리하게 조작할 수 있도록 디스플레이 크기가 커지고 탑재 수량도 많아지도록 제작했다.

단일 패널로는 세계 최대 크기의 차량용 디스플레이인 ‘57인치 필러투필러 LCD’는 초대형 화면이 운전석부터 조수석까지 대시보드를 가로지르는 형태다. 자연스럽게 휘어진 3500R(반지름 3,500mm의 원의 휜 정도)의 곡면 화면으로 어느 위치에서나 각종 주행정보, 공조 시스템 등 차량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52인치 P2P LCD는 △초대 △고화질 △신뢰성 및 내구성 △뛰어난 디자인을 모두 충족해 CES 주관사인 美소비자기술협회(CTA)로부터 탑승자에게 새로운 이동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CES 2024 혁신상’을 수상했다.

슬라이더블 패널 중 가장 큰 ‘32인치 슬라이더블 OLED’는 차량 내부를 가득 채우는 커다란 화면이 평소에는 천장에 말린 상태로 숨겨져 있다가 필요시 아래로 펼쳐지는 제품이다. 곡률반경이 30R(반지름 30mm의 원의 휜 정도)에 불과해 화면을 말아 넣어도 큰 부피를 차지하지 않아 공간의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이번 ‘SDV 시대’ 핵심 솔루션을 통해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해지는 미래 단계에서는 운전대가 사라진 대신 ‘57인치 P2P LCD’와 ‘32인치 슬라이더블 OLED’ 등 초대형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자동차가 이동 수단이 아닌 ‘일상 공간’으로 탈바꿈한 모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LG디스플레이 김병구 오토사업그룹장(전무)은 “탄탄한 고객구조, 차별화된 기술력, 안정적인 공급 역량과 품질 그리고 전용 팹(Fab) 운영을 통해 세계 최고의 차량용 디스플레이 사업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KG모빌리티가 CES 2024에서 공개한 무선충전 기술을 통해 토레스EVX가 충전 중이다. [사진제공=KG모빌리티]<br>
KG모빌리티가 CES 2024에서 공개한 무선충전 기술을 통해 토레스EVX가 충전 중이다. [사진제공=KG모빌리티]

미래 전기자동차 충전은 ‘유선’ 아닌 ‘무선’

무선충전 전기차도 등장했다. KG모빌리티(이하 KGM)가 공개한 토레스 EVX가 그 주인공이다. 해당 기술은 추후 1년 후에 출시될 신차에 탑재될 전망이다. 이로써 KGM은 국내에서 가장 먼저 무선충전 전기차(EV)를 양산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토레스 EVX에 적용된 무선충전 기술은 와이트리시티(WiTricity)의 자기 공명 방식이 적용됐다. KGM은 무선 충전 글로벌 기업인 미국의 와이트리시티 및 무선전력 송수신 안테나 모듈 등을 개발하는 위츠와 협력해 무선 충전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와이트리시티의 자기 공명 기술은 전력 소스와 수신기 두 시스템 사이에서 에너지를 전달하는 고주파 진동 자기장을 만드는 방식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전력 소스와 수신기는 특별히 설계된 자기 공명기로 근거리 장기장을 통해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전력을 전달할 수 있다.

무선 충전 기술은 전기차 배터리를 충전 케이블 없이 충전하는 기술로 충전구 위치, 별도의 공간 확보 등 기존 유선 충전 시 제기됐던 불편사항 개선뿐만 아니라 충전 편의성 제고 및 감전에 대한 안전성 등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

무선 충전 기술은 미국과 유럽, 일본 등에서 연구 개발과 함께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국제전기표준회의, 국제전기통신산업연합 등에서 기술 표준안이 지속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KGM의 무선 충전 기술이 적용된 모델은 올해 하반기 양산목표로 개발 중인 토레스 EVX를 기반으로 한 전기 픽업 O100에 탑재 계획이며, 추후 개발되는 차종에도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KGM은 “무선 충전 기술은 충전효율과 충전속도, 충전 거리 등 기술적 한계 극복을 위한 다양한 노력과 함께 주차장 등 고정형 무선 충전뿐만 아니라 도로에 내장돼 주행 중에도 충전할 수 있는 동적인 무선충전 기술까지 인프라가 확대될 전망이다”며 “앞으로 고객의 충전 편의성 제고뿐만 아니라 글로벌 충전 표준을 고려한 KGM만의 차세대 전기차 무선충전 시스템을 개발해 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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