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세탁총책 A씨가 자금인출관리책으로부터 받은 후 촬영한 현금 사진 [사진제공=부산지검]
자금세탁총책 A씨가 자금인출관리책으로부터 받은 후 촬영한 현금 사진 [사진제공=부산지검]

【투데이신문 정인지 기자】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며 취득한 범죄수익 550억원을 명화(名畵)·슈퍼카 구입 등 방법으로 자금세탁한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부산지방검찰청(부산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검사 김보성)는 23일 범죄수익은닉규제법과 부동산실명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국내 자금세탁 총책 A(42)씨 등 4명을 구속 기소하고, 공범 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해외 서버를 두고 사이트를 운영하다 필리핀으로 도주한 조직 총책 B(35)씨에 대해서는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졌다.

이들은 지난 2017년 2월경부터 필리핀 현지에 사무실을 두고 불법 도박 사이트 16개를 운영하며 챙긴 범죄수익금을 세탁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 조사 결과 이들은 대포통장 100개에 매일 약 6억원의 범죄수익금을 나눠 송금한 뒤, 국내에서 현금으로 인출해 자금세탁하는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페이퍼컴퍼니 등을 이용해 차명으로 부동산을 보유하기도 하고, 강남 신사동 부지를 164억원에 매입하여 빌딩을 신축하는 등 상당 부분의 범죄수익을 부동산에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압수한 부가티, 페라리 차량 [사진제공=부산지검]
압수한 부가티, 페라리 차량 [사진제공=부산지검]

A씨는 범죄수익 등으로 초고가 스포츠카 ‘부가티 시론’(40억원 상당), 명품 시계 ‘리차드밀’(3~6억원 상당) 등을 통해 자신의 부를 과시하며 성공한 사업가 행세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명 갤러리에서 피카소나 앤디워홀, 이우환 등 거장의 미술품을 구매하거나 페라리, 람보르기니 등 슈퍼카 24대를 사들여 재판매하기도 했다.

범죄수익 환수에 중점을 둔 부산지검은 지난 2022년 12월 수사에 착수한 이후 총 450개 계좌를 확인하고 주거지와 법인 사무실, 은닉장소 압수수색 등 대규모 직접수사를 통해 은닉재산을 추적해 왔다.

그 결과 부산지검은 피고인들이 자금세탁한 550억원의 범죄수익 대부분을 환수할 수 있도록 535억원(97%) 상당의 책임재산을 확보하는 등 성과를 냈다.

인터폴 수배가 내려진 B씨에 대해서는 필리핀 현지 소재지 등 지속적인 수사에 나설 예정이다.

부산지검 관계자는 “앞으로도 불법 인터넷 도박 범죄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벌어들인 범죄수익을 처분하거나 운용하는 자금세탁 범죄에 대해 엄단하는 한편, 범죄수익을 끝까지 추적해 범죄수익 환수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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