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부문 적자폭 감소…메모리 반등 가시화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AI 스마트폰 선점

사진 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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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변동휘 기자】 삼성전자의 2023년 4분기 및 연간 확정실적이 발표됐다. 반도체 불황 등으로 큰 타격을 입었지만, 하반기부터 수요 개선 등 시황 회복의 조짐이 보이는 만큼 올해 AI 분야 경쟁력 강화와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 등을 통해 반등을 노리겠다는 속내다.

삼성전자는 31일 매출 67조7800억원, 영업이익 2조8200억원 등의 2023년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연간으로는 매출 258조9400억원, 영업이익 6조57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밑돈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이후 15년 만이다.

4분기는 연말 성수기 경쟁이 심화되면서 스마트폰 출하량은 감소했지만, 메모리 가격 상승과 디스플레이 프리미엄 제품 판매 호조로 매출은 전분기 대비 0.6% 증가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세트 제품 경쟁이 심화되고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 효과가 감소했으나, 메모리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디스플레이 호실적이 지속돼 전분기 대비 3900억원 늘었다.

■ 수요 개선 속 D램 흑자전환

DS부문은 매출 21조6900억원, 영업손실 2조1800억원을 기록했다. 메모리는 고객사 재고가 정상화되는 가운데 PC 및 모바일 제품의 메모리 탑재량이 증가하고 생성형 AI 서버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반적인 수요 회복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하는 기조 아래 ▲HBM ▲DDR5 ▲LPDDR5X ▲UFS4.0 등 첨단공정 제품 판매를 대폭 확대했다. 그 결과 시장을 상회하는 비트 그로스(비트 단위 환산 생산량 증가율)를 기록했으며, D램은 재고 수준이 큰 폭으로 개선돼 4분기 D램 흑자 전환을 달성했다. 

시스템LSI는 스마트폰 재고 조정이 마무리되면서 부품 구매 수요가 증가했고, 엑시노스 2400이 주요 고객사 플래그십 모델에 적용되면서 3분기 대비 매출과 손익이 모두 개선됐다.

파운드리는 고객사 재고 조정과 글로벌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시장 수요가 감소해 실적 부진이 지속됐다. 다만 2023년 연간 최대 수주 실적을 달성했으며, 3나노 및 2나노 GAA 기술을 지속 개발하고 첨단 공정 기반 사업을 확장해 고성능 컴퓨팅(HPC) 중심으로 판매 비중 및 신규 수주가 증가했다. 

■ 스마트폰 판매 둔화…고부가 제품 확대

DX부문 실적은 매출 39조5500억원, 영업이익 2조6200억원이다. MX 분야는 신모델 출시 효과가 둔화되면서 스마트폰 판매가 감소, 전분기 대비 매출 및 이익이 감소했다. 단, 태블릿 제품은 프리미엄 신제품을 중심으로 출하량이 증가했으며 웨어러블 제품도 연말 성수기를 활용해 견조한 판매를 유지했다. 또한 설계 최적화 및 지속적인 리소스 효율화롤 통해 견조한 두 자릿수 수익성을 유지했다. 

네트워크는 국내 및 북미, 일본 등 해외시장 매출이 증가했으며, VD(비주얼 디스플레이)의 경우 전반적인 TV 시장 수요 정체와 경쟁 심화에 따른 제반 비용 증가로 전년 및 전분기 대비 수익성은 소폭 감소했다. 생활가전은 시스템에어컨 중심으로 B2B 사업이 성장하고 비스포크 등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판매 비중이 개선됐으나 수요 역성장 속에 경쟁이 심화되면서 실적은 둔화됐다. 

하만은 소비자 오디오 제품의 성수기 판매 증가로 매출 3조9200억원, 영업이익 3400억원을 기록했으며, 연간 기준 전년 대비 성장세가 지속됐다. 

SDC는 매출 9조6600억원, 영업이익 2조100억원을 기록했다. 중소형 패널의 경우 주요 고객사 신제품에 적기 대응하고 하이엔드 제품 비중을 확대해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 대형 패널은 경기부진으로 수요 약세가 지속됐으나, 연말 성수기 TV 판매 증가로 매출이 증가하고 적자폭이 완화됐다.  

■ ‘반도체의 봄’ 전망…갤럭시 AI 생태계 확장

올해 삼성전자는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로 수익성 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다. DS 부문은 첨단 제품 및 생성형 AI 수요 확대에 집중하는 가운데, 첨단공정 기반의 프리미엄 제품 수요에 적극 대응하며 수익성 확보를 추진할 계획이다. 업계 최초로 개발한 현존 최대 용량의 12나노급 32Gb(기가비트) DDR5 도입과 차세대 HBM3E 적기 양산 및 하반기 12단 전환 가속화 등이 예정돼 있으며, 이를 통해 1분기 메모리 흑자전환을 예상하고 있다. 

반도체 감산 기조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개최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메모리 재고 정상화 목표와 생산량 조정 기조에는 변함이 없으며, 미래 수요와 재고 수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반기 중에도 선별적인 생산 조정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DX 부문은 AI 기능 강화 및 전략 제품 판매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번에 출시한 갤럭시 S24 등 플래그십 중심의 제품 판매를 확대해 AI 경험 및 제품 경쟁력을 적극 소구하고, 거래선과의 협업을 강화해 AI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방침이다. 연간 플래그십 출하량의 두 자릿수 성장과 시장 성장률을 상회하는 스마트폰 매출 성장을 달성하고 갤럭시 AI 생태계를 확대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두 자릿수 수익성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생활가전 역시 스마트싱스와 AI 기술 기반 사용 경험을 통해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고부가 사업 활성화로 매출 성장과 사업 구조 개선에 속도를 낸다. 네트워크는 주요 해외 사업에 적기 대응해 매출 성장을 추진하며, VD는 프리미엄 및 라이프스타일 중심으로 다양한 수요를 공략해나갈 방침이다. 하만은 전장에서 신규 분야 수주를 확대하고 포터블 등 주요 소비자 오디오 제품 리더십을 강화하며,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중소형 판매 확대에 주력하는 가운데 대형 패널 손익 개선에 나선다.

■ 주주환원 정책 ‘현상 유지’

이날 삼성전자는 주당 보통주 361원, 우선주 362원의 기말배당을 결의했다. 주주환원 정책상 연간 배당금액에 따라 4분기 배당총액은 2조 4500억원이다.

기말배당을 마지막으로 지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시행해온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은 종료된다.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의 50%를 환원하고 매년 9.8조원을 배당하는 내용이 골자다.

해당 기간의 총 잉여현금흐름은 18.8조원이며, 정책상 주주환원 재원인 잉여현금흐름의 50%는 약 9.4조원이다. 이번 기말배당을 포함한 3년간의 실제 배당 지급액은 총 29조4000억원으로 총 잉여현금흐름의 157%, 주주환원 재원의 313%에 해당한다. 

2024년부터 2026년까지 향후 3년간의 주주환원 정책은 기존과 동일하게 잉여현금흐름의 50%를 환원하고 연간 9.8조원의 배당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매년 잔여재원을 산정해 충분한 재원이 발생할 경우 정규 배당 외에 추가 환원을 검토하는 정책도 유지하기로 했다. 차기 주주환원 정책 대상 기간 종료 이전이라도 M&A 추진, 현금 규모 등을 감안해 탄력적으로 신규 주주환원 정책 발표 및 시행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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