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은 8조4000억원 , 55% 폭락해
해운 시황 적신호, 올해 전망도 어두워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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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박세진 기자】하림그룹 인수가 결렬된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 HMM이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두 자릿수대 감소세를 보이면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어 당분간 해운업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HMM 재매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HMM의 지난해 매출(연결기준)은 8조4010억원, 영업이익은 584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보다 각각 55%, 94% 줄어든 수치다. 당기순이익의 경우 1조63억원으로 전년 동기 10조1171억원 대비해 90% 감소했다.

HMM의 실적 저조는 수요 둔화와 공급 정상화에 따라 아시아-미주노선을 비롯 유럽 등 전 노선에서 운임 하락 기조가 이어져서다. 지난 2022년 평균 3410p였던 컨테이너 운임 종합지수(SCFI)는 지난해 평균 1006p로 71% 하락했다.

다만 영업이익률은 7%대로 글로벌 선사 중 높은 수준이다. 특히 부채비율도 2022년 말 25%에서 20%로 감소했다. 앞서 HMM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에 따른 해운 호황으로 2022년 영업이익 9조9455억원, 영업이익률 53.5%의 최대 실적을 달성한 바 있다.

HMM은 올해 전망도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HMM은 물동량 회복이 예상되나 대규모 신조선 인도로 공급 증가 지속 상황과 글로벌 지정학적 이슈에 따른 수급 상황, 환경규제 강화로 인한 공급 축소 영향 등이 향후 관건이라 분석했다.

아울러 중국의 경기회복이 늦어지고, 글로벌 소비가 위축되는 등 어려운 시장 상황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및 중동 분쟁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도 어두운 전망에 한몫한다. 특히 홍해 이슈로 인한 수에즈운항 통항 제한과 가뭄으로 인한 파나마운하 통항 수 제한 등 운임 변동성도 높은 상황이다.

HMM 관계자는 “장기계약 화주 저변 확대 및 고수익 화물 증대 등을 통해 수익성 확보를 할 방침”이라며 “시황 변화와 연계한 주요 노선 서비스 합리화 등 공급 조절을 지속적으로 시행하며 원가 경쟁력이 있는 선박을 활용해 시황 상승기 수익 창출을 극대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HMM의 부진한 실적과 해운업의 불투명한 업황으로 인해 HMM의 몸값을 둘러싼 시장 내 이견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시 하림그룹이 인수대금으로 제시한 금액은 6조4000억원이다. HMM을 노리는 새 인수자는 업황 등의 사유로 더 낮은 금액을 제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채권단이 보유한 영구채를 주식을 전환하고 매각에 나설 경우 매각 가격이 10조원을 상회할 수도 있어 인수 기업과의 협상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포스코그룹을 포함해 현대차그룹, 한화그룹 등이 인수 후보자로 언급되지만, 현재까지 인수 의지를 보이는 기업은 없다.

한편 지난 7일 HMM 채권단인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하림그룹과 영구채 해결 방안과 5년간 주식 매각 제한 조건 등 계약 세부 내용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결국 협상은 최종 결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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