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 전경 [사진제공=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 전경 [사진제공=삼성바이오로직스]

【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 노사간 타협에 물꼬가 트는가 했던 삼성바이오로직스 상황이 다시 파업으로 치닫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은 지난달 29일 “사측과의 임금·단체협상 결렬을 선언”하며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다시 신청했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은 지난달 16일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넣었던 노동쟁의 조정 신청을 22일 취하한 바 있다. 그동안 노조가 임금·단체협상에서 요구했던 안에 사측이 전향적 안을 준비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후 나온 조치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 박재성 위원장은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사측에서 기존에 노조가 요구해 왔던 임금 인상률, 복리후생과 관련해서 정리된 안건을 준비해 오겠다고 해서 대화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보고 쟁의 조정을 취하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오던 십여 차례의 노사 협상에서 사측이 그동안 노조 요구안에 의견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가, 처음 의견 개진 의사를 내비쳤던 만큼 파업보다는 대화에 우선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노사 간 타협 분위기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노동쟁의 조정 신청 취하 후 처음 가진 지난달 29일 협상에서 사측이 낸 기본임금 인상률 안이 화근이었다. 노조 측이 요구하는 인상률은 12%이지만, 사측이 이날 제시한 인상률은 2.8%였다는 게 노동조합 측 관계자의 얘기다. 

노조는 회사가 제시한 임금 인상률이 기존에 노조가 제시해 왔던 인상률에 크게 미치지 못한 것도 문제지만, 기존에 보여왔던 그룹 차원의 ‘가이드라인’에서 탈피하지 못한 모습이 더욱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룹 내 개별 기업들의 상황이나 매출 등을 고려하지 않은 그륩 차원의 획일적 협상안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게 노조의 입장이다. 박 위원장은 “이날(지난달 29일) 사측이 제시한 인상률은 같은 날 나온 삼성전자 임금상승률과 같다”라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회사가 제시하는 안건을 계속 기다리는 현재의 방식으로는 노사 관계 혹은 교섭의 지속성을 담보할 수 없다”면서 “노사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쟁의 목적은 단순히 임금이나 근로 조건 상향만이 아니라 삼성의 노사 관계 자체를 재정립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이 언급한 노사 관계 재정립은 최근 출범한 삼성그룹 초기업 노조의 행보와 결을 같이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을 포함한 삼성그룹 4개 계열사(삼성화재 리본노조, 삼성디스플레이 열린노조, 삼성전자 DX노조 등)는 지난달 19일 그룹 차원의 초기업 노조를 공식 출범했다.

이날 출범식에서 삼성그룹 초기업 노조 홍광흠 위원장은 “우리는 그동안 그룹 또는 사업지원TF 라는 이름으로 각 계열사의 업황, 인력구조, 사업이익과는 별개로 획일적으로 통제받는 지금의 불합리한 노사관계에서 탈피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노조 입장과 관련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회사는 성실히 교섭에 임하고 대화를 통해 원만한 타결을 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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