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비명횡사 공천 대미 장식”...비판 의견 쏟아져

더불어민주당&nbsp;박용진 의원이&nbsp;자신의 지역구 서울 강북을 경선에서 정봉주 전 의원에게 패배해 낙천했다.[사진출처=뉴시스]<br>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 서울 강북을 경선에서 정봉주 전 의원에게 패배해 낙천했다.[사진출처=뉴시스]

【투데이신문 박고은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 ‘비명계’로 분류되는 박용진 의원이 서울 강북을 경선에서 정봉주 전 의원에게 패배, 공천을 받지 못하게 됐다. 그의 낙천에 ‘비명횡사(비이재명계 공천탈락)’ 논란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12일 정치권에서는 박 의원의 탈락에 대해 “민주당에서 소신과 상식은 사망선고를 받았다”고 하거나 “‘비명횡사’ 공천의 대미를 장식”했다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민주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1일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서울 강북을 지역구 공천 결선에서 정 전 의원의 공천을 확정했다.

민주당 선관위에서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박 의원 입장문에 따르면 박 의원과 정 전 의원의 권리당원 득표율은 각각 51.79%, 48.21%이며 강북을의 안심번호 응답자 득표율도 각각 51.62%, 48.38%였다. 박 의원이 정 전 의원보다 득표율은 앞섰지만 현역의원 하위 평가로 30% 감산 페널티를 적용받아 결국 낙천하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12일 “강북주민들과 당원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결과를 알려드리게 돼 죄송하다”며 경선 결과에 승복할 뜻을 밝혔다.

박 의원은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묵묵히 헌신하고, 강북구 발전을 위해 작은 역할이나마 계속해 가겠다”며 “믿을 수 없는 결과를 말씀드리게 돼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박 의원이 경선에서 탈락한 것에 대해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강성지지 세력에 굴하지 않고 합리적 목소리를 내 온 박 의원이 감점 받은 끝에 탈락한 사실은 민주당 공천이 ‘친명 패권 공천’ 자체임을 증명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당 대표 경선 때 ‘박용진도 공천 걱정 안 하는 당을 만들겠다’고 말했는데 이제보니 박 의원도 속았고, 민주당원도 속았고, 국민도 속았다”고 말했다.

또 민주당 탈당파인 개혁신당 금태섭·조응천 최고위원도 민주당에 대한 비판과 함께 박 의원에 대한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박 의원과 금·조 최고위원은 지난 20대 국회 때 김해영 전 의원과 함께 민주당 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서 이른바 ‘조금박해’로 불렸다.

금·조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금박해는 좌절하지 않겠다”며 “어제는 패배했지만 내일은 다시 박 의원이 힘차게 일어서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금 최고위원은 “민주당에서 소신과 상식은 사망 선고를 받았다”며 “소신을 갖고 자기 목소리를 내는 정치인들은 여지없이 쫓겨나고 권력자를 맹종하는 천박한 사람들만 공천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총선에서 바꾸지 못하면 우리는 또 이재명과 윤석열, 그리고 권력에 맹종하는 사람들이 판을 치는 정치를 지켜봐야 한다”고 정치 개혁을 호소했다.

조 최고위원도 “누구보다 민주당을 사랑했으며, 누구보다 민주당의 승리를 갈망했던 박 의원에게 훈장을 주지는 못할망정 온갖 재갈을 물리고 손발을 묶은 상태로 그 자랑스러운 ‘시스템 경선’을 통해 링 밖으로 던져버림으로써 ‘조금박해’도 사라지고 당내 민주주의도 사망했다”며 “민주당 당권은 이제 이 대표 전유물이 됐다”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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