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엔데믹 전환되면서 매출 급감
2026년까지 1조2000억원 연구개발 투입
백신 개발부터 생산까지 전 영역 투자 단행

ⓒ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사이언스

【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 코로나19 백신 수요가 급감하면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실적이 전보다 크게 줄었다. 회사는 연구개발(R&D) 투자,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미래 먹거리 마련을 위한 중장기전에 돌입하는 모습이다. 

20일 공시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의 지난해 매출은 3695억원으로 직전인 2022년 4567억원에서 약 19% 뒷걸음질 쳤다. 영업손실은 120억으로 적자 전환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 매출이 떨어진 데에는 코로나19의 엔데믹 전환에 따른 국내 백신 판매 감소에 있다. 코로나19 백신 공급으로 호조를 보였던 지난 2021년 내수 시장 매출은 6958억원, 이후 2022년 2241억원으로 크게 쪼그라 들다가 지난해 1582억원으로 바닥을 찍었다.

회사 또한 공시에서 “코로나19 엔데믹 전환에 따른 관련 매출 감소 영향 등이 실적 변동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순현금 1조2700억원…뒷배 든든한 SK바이오

코로나19 백신 특수가 끝난 만큼 회사 쪽에서도 도약을 위한 발판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연구개발 투자 등에 거액을 들여 돌파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회사는 지난 2022년부터 5년간 1조2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연구개발에 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지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연구개발 비용을 보면 각각 995억원, 1129억원, 1172억원으로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으며, 매출액 대비로 치면 각각 10%, 24%, 31% 수준을 연구개발에 투입하고 있다. 매출은 줄었지만, SK바이오사이언스의 지난해 말 순현금은 1조2700억원 정도로 실탄 또한 든든한 만큼 투자에 크게 무리는 없어 보인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6일 경북 안동에 있는 백신 공장 ‘안동L하우스’에서 증축 공사 착공식을 가졌다. 왼쪽부터 SK에코엔지니어링 오동호 대표, 권기창 안동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SK바이오사이언스 안재용 사장, 사노피 코리아 파스칼 로빈(Pascal Robin) 대표, 김형동 국회의원, 안동L하우스 박진용 공장장, 이정배 노조 지회장. [사진 제공=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6일 경북 안동에 있는 백신 공장 ‘안동L하우스’에서 증축 공사 착공식을 가졌다. 왼쪽부터 SK에코엔지니어링 오동호 대표, 권기창 안동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SK바이오사이언스 안재용 사장, 사노피 코리아 파스칼 로빈(Pascal Robin) 대표, 김형동 국회의원, 안동L하우스 박진용 공장장, 이정배 노조 지회장. [사진 제공=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 증축·프리미엄 백신 개발 등 전 영역 투자 단행

순현금 자산을 업은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생산공장 증축을 비롯해 연구개발 센터 설립, 파이프라인 확보 등 백신 개발과 생산 등 전 영역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먼저 회사는 오는 2025년까지 인천 송도동 3만414㎡(약 9천평) 부지에 R&PD 센터를 신축해 연구개발과 생산 인프라를 강화할 계획이다. 연구소와 소규모 시험 설비인 파일럿 플랜트 등을 세워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확장, 신규 플랫폼 확보, 연구 협력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기존 생산 시설도 증축에 들어간다. 경북 안동 소재 백신 공장인 L하우스 내 백신 생산동을 1층에서 3층 높이 올려 약 4200㎡(1300평) 규모의 신규 공간을 확보한다. 증축한 시설은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와 공동 개발 중인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후보물질 ‘GBP410(사노피 과제명 ‘SP0202)’의 상업 생산에 활용한다. 

프리미엄 백신을 기반으로 파이프라인을 강화한다. 프리미엄 백신이란 국가 차원에서 접종하는 무료 백신이 아닌, 추가적인 면역 형성이 필요해 접종하는 백신으로 단가가 높아 일반 백신보다 마진율이 높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프리미엄 백신 라인에는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 21가, 자궁경부암 백신 10가 등 총 7개의 파이프라인이 있다. 현재 폐렴구균 백신 13가를 제외한 나머지 6개 백신은 연구개발 단계로 이 가운데 가장 출시에 근접한 백신은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 21가(GBP410)다. 이 백신은 지난해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 3상 시험계획서를 제출한 상태로 오는 2027년 판매허가 신청을 목표로 잡고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독감 백신 등 파이프라인 내 기초백신의 해외 승인을 확대해 가면서 해외 시장을 넓히는 한편 폐렴구균 백신(PCV) 등의 개발을 활성화 해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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