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층 건물 화재…사망 1명·부상 1명
“열악한 주거 환경 탓 발생한 참사”
“동료 주민 추모 공간 조성해주길”

서울역 인근 쪽방촌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로 2명이 사상을 입었다. 사진은 이번 화재가 발생한 건물. [사진제공=서울 중부소방서]
서울역 인근 쪽방촌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로 2명이 사상을 입었다. 사진은 이번 화재가 발생한 건물. [사진제공=서울 중부소방서]

【투데이신문 정인지 기자】 서울역 인근 쪽방촌에서 발생한 화재로 주민 1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은 가운데 주민들이 피해자 안정과 회복을 위한 임시거소를 제공하라고 촉구했다.

21일 해당 지역 주민을 포함한 시민단체 ‘2024홈리스주거팀’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22분께 서울 중구 후암로 소재 5층짜리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50대 남성 1명이 사망하고 같은 층에 거주하던 70대 남성 1명이 중상을 입었다. 건물 내 주민 3명은 자력 대피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장에는 소방과 경찰 인력 133명과 장비 29대가 투입돼 화재 발생 1시간여 만인 6시 38분쯤 진압됐다. 재산 피해액은 약 190만원으로 추정된다.

소방 당국은 난방용 이동식 가스버너가 주변 가연물에 착화 발화해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본보가 찾은 서울역 인근 쪽방촌. 주민이 음식을 조리하며 식사를 준비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지난해 12월 본보가 찾은 서울역 인근 쪽방촌. 주민이 음식을 조리하며 식사를 준비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현행 긴급복지지원법과 재해구호법에 따라 서울시, 중구 등 지자체는 화재 피해자들에게 인근 쪽방 이주를 지원하고, 이불 등 구호 물품과 함께 식권을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단체는 “현재 해당 지역이 재개발 사업 중이라 쪽방 대다수가 폐쇄돼 운영되고 있는 일부 쪽방 환경마저 매우 열악한 상황”이라며 “안정을 취하기 어려운 탓에 일부 주민들은 자력으로 목욕탕이나 여관 등을 임시 거처로 삼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방 안에서 간이버너로 음식을 조리해야 하는 열악한 주거가 아니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참사”라고 규정하면서 “서울시와 중구는 피해자들의 문제 진단과 회복 지원을 위한 면담을 실시하고 독립된 공간에서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갖춘 적정 수준의 임시 거소를 제공하라”고 요구했다.

화재로 세상을 뜬 고인에 대해서는 “빈곤과 차별 없는 곳에서 영면하시길 빈다”면서 “동료 주민들이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고 명복을 빌 수 있는 추모의 자리를 마련해 달라”고 언급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