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청년플러스포럼 ‘AI·디지털 대전환 시대, 청년 미래 전략’》

무어의 법칙보다 7배 빠른 AI 성장 속도
시각추론 등 특정 부분 인간 능력 상회
한국 AI 전문 인력 30개국 중 22위 그쳐
미국‧중국 등 다양한 인력 확보 제도 도입
“대학 교육 강화, 기업 프로그램 확대 필요”

투데이신문은 새로운 시대, 청년이 주도하는 발전적 시대를 도모하기 위한 논의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청년플러스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청년플러스포럼은 사회가 직면한 총체적 문제를 청년이 어젠다를 이끌며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민간기업, 시민사회가 함께 진단하고 해결해 가는 공론의 장이다. 5회를 맞는 포럼의 키워드는 △인공지능(AI) △디지털 대전환(DX) △청년 미래 전략이다. 금번 포럼은 AI가 이끄는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청년들이 직면하는 도전과 기회를 탐색하고, 디지털 역량을 갖춘 인재가 되기 위해 어떠한 전략을 세워야 할지 모색해보고자 한다. 이번 포럼은 ‘AI·디지털 대전환 시대, 청년 미래 전략’을 주제로 오는 5월 22일 오후 2시 페럼타워 페럼홀에서 열린다. 포럼에 앞서 관련 주제에 대한 주요 논점은 무엇인지 살펴보고 연사들의 인터뷰를 연재한다.

[사진출처=AP/뉴시스]
[사진출처=AP/뉴시스]

【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지난해 3월 글로벌 인공지능(AI) 전문가 1000명이 잠정적인 개발 중단을 촉구하며 서명에 동참했다. 생성형 AI ‘GPT-4’ 등장 이후 인류의 통제를 벗어난 대형언어모델(LLM) 개발을 잠시 중단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이 같은 전문가들의 우려를 뒤로하고 AI의 개발에는 가속이 붙고 있다. AI의 성장 속도는 이미 지난 2019년 무어의 법칙(컴퓨터 칩의 성능이 2년마다 2배씩 성장한다는 법칙)보다 7배 빠르다는 분석이 나왔으며 지난해에는 LLM의 머신러닝 속도가 수개월 사이에 3배나 빨라졌다는 연구 결과가 소개되기도 했다. 

실제 미국 스탠퍼드 대학 인간중심 인공지능 연구소가 발간한 ‘AI Index 2023’에 따르면 AI는 ▲시각추론 ▲비디오 동작 인식 ▲언어 이해 ▲자연어 추론 등 다양한 부문에서 이미 인간 수준에 올라섰거나 인간의 능력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컴퓨팅 인프라의 성능향상과 성능 대비 가격 하락이 이어지면서 AI 기술 개발의 훈련 시간 및 비용도 큰 폭으로 낮아졌다. 이와 관련 MLCommons(글로벌 AI 리더 컨소시엄)이 개발한 MLPerf 벤치마크에서는 AI의 학습 시간이 2018년 6.2분에서 2022년 0.19분으로 32배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오석환 교육부 기획조정실장이 지난해 8월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디지털 인재양성 종합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출처=뉴시스]
교육부가 지난 2022년 8월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디지털 인재양성 종합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출처=뉴시스]

이 같은 AI의 급격한 성장은 디지털 대전환(Digital Transformation) 시대가 더 빠르게 다가오고 있음을 시사한다. 디지털 대전환은 단순한 기술의 발달, 적용, 변화의 수준이 아닌 문화, 시스템, 산업, 비즈니스모델 등 문명사회를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들이 지금과는 근본적인 차원에서 달라진다는 의미를 갖는다. 

디지털 대전환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클라우드, 3D프린팅, 지능형 로봇 등 4차산업혁명 기반 기술들의 동반성장이 필요한데 AI는 각 영역에서 기술 혁신을 이끄는 강한 동력이 되고 있다. 결국 AI 기술 확보 및 활용 수준이 국가의 경쟁력을 가름하는 척도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AI는 이제 국가의 생존을 위해 육성하고 선점해야 하는 기술이 됐다. 한국 정부 역시 지난 2022년 ‘디지털 인재양성 종합방안’을 발표하고 오는 2026년까지 총 100만명의 관련 인재를 키운다는 계획을 내놨다. 

계획의 추진 방향은 ▲다양한 수준의 100만 디지털 인재 양성 ▲국민 디지털 친숙도 제고 및 역량 함양 위한 디지털 교육 저변 확대 ▲디지털 인재양성 과제의 원활한 추진 지원 위한 디지털 교육체제로의 대전환 등을 포괄한다. 

특히 정부는 초‧중 교육과정에 컴퓨터 언어 교육을 도입하고 AI 융합교육 중심고 180교 설립안을 내놓는 등 교육 현장과 인프라의 체질 변화에 초점을 맞췄다. 

당시 장상윤 교육부차관은 “전 사회 분야에서 활약할 다양한 인재들이 디지털 전문성을 갖추도록 지원하기 위해 대학, 기업, 민간이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함께 행‧재정적 지원을 지속하겠다”라고 말했다. 

장 차관은 이어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살아갈 모든 국민이 기초소양으로서 디지털 역량을 충분히 갖출 수 있도록 생애 전 주기에 걸쳐 교육체제 내에서 디지털 친화적 인재를 적극 양성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래프출처=한국경제인협회]
[그래프출처=한국경제인협회]

하지만 현시점에서 한국의 AI 전문 인재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인공지능 전문 연구기관 엘리먼트 AI가 발표한 ‘2020 글로벌 AI 인재보고’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 세계 AI 전문 인재는 47만7956명으로 집계됐는데, 한국의 인재는 2551명으로 0.5% 수준에 불과했다. 국가별 순위에서도 주요 30개국 중 22위로 낮은 편에 속했다. 

AI 전문 인재를 가장 많이 보유한 곳은 미국으로 39.4%(18만8300명)를 차지했다. 이어 인도 15.9%(7만6213명), 영국 7.4%(3만5401명), 중국 4.6%(2만2191명) 등이 상위 국가에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 한국보다 AI 전문 인재를 많이 확보한 나라에는 프랑스(5위), 캐나다(6위), 독일(7위), 이스라엘(14위), 일본(16위) 등이 포함됐다.  

미국에 AI 전문 인재가 집중된 배경은 우수한 대학‧연구기관과 취업제도로 해외의 인재들을 유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은 높은 연봉과 연구개발비가 장점으로 꼽히며 무엇보다 학위를 마친 학생들에게 36개월간 임시취업이 가능한 체류자격을 주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 같은 제도를 기반으로 2021년 기준 미국의 컴퓨터 과학 분야 유학생 비중은 박사 68.6%, 석사 65.2%로 과반을 크게 상회했다. 또 AI 박사 학위를 받은 학생의 82% 이상이 졸업 후 5년간 현지에 남아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AI 강국 중국 역시 고등학교에서 최대 140시간의 정보기술 과목을 교육하고 있으며 지난 2018년에는 세계 최초로 AI교재를 개발해 유초중고, 직업교육 등에 적용했다. 아울러 이미 2009년 소득과 인센티브, 지식재산권 등을 보장해주는 ‘천인계획’을 도입해 해외 인재 영입도 적극 추진해왔다. 

미국, 중국 등 주요 국가가 이미 오래전부터 AI 전문 인력 확보에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던 것에 비하면 한국은 늦은 편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천연자원이 부족한 한국은 국가 성장의 상당 부분을 인재에 기대왔기 때문에 AI 전문 인력 육성과 정책 설계는 향후 100년 이상의 미래를 책임질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다. 큰 틀에서 정부의 계획이 제시된 만큼 이를 기반으로 어떤 세부적인 육성방안이 필요한지 다양한 전문가 집단들의 논의가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인협회 산업혁신팀 류성원 팀장은 “한국은 기본적으로 인력의 교육과 확보를 통해 성장해 온 나라다. 하지만 AI 부문은 상대적으로 인재 양성에 소홀했던 측면이 있었다”라며 “현재 미국과 중국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한국 역시 뒤처질 수는 없기 때문에 AI 인재를 통한 산업 성장에 더 신경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외 경쟁력이 높아 글로벌 인재들이 많이 유입되는 미국을 바로 따라갈 순 없겠지만 대학 교육 부분 AI를 강화해야 한다”라며 “또 청년층의 육성을 위해 각 기관, 대학, 기업의 개별 프로그램들을 확대해나갈 필요도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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