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자료사진=뉴시스

【투데이신문 김소정 기자】세계보건기구(WHO)가 하루 설탕 섭취를 하루 열량의 5%인 일반 성인 남성 기준 6티스푼(25g) 이하로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설탕 섭취 제한을 강화하는 새로운 예비 권고안을 마련했다. 이에 대한 의견은 이달 말까지 웹사이트를 통해 접수한다.

5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WHO 전문위원회가 기존 연구 약 9000건를 검토한 결과 이 정도로 설탕 섭취를 줄여야 비만과 충치를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WHO가 규정한 설탕 섭취량에는 식품, 꿀, 시럽, 과일주스에 들어 있는 당분은 포함됐지만, 과일에 자연 상태로 존재하는 당분은 제외됐다.

WHO의 영양 담당 프란체스코 브랑카 박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새 목표치가 다소 야심찬 포부라는 점을 시인했다. 기존 권장치이던 10%가 더 현실적이지만 목표는 5%로 잡아야 한다고 그는 밝혔다.

WHO 전문위원회는 설탕 과다 섭취가 비만과 충치와 강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결론내리면서 비만인 사람은 세계 사망 원인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만성질환에 걸릴 위험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치과 치료 부담금이 서방 국가들에서는 전체 보건 예산의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개발도상국에서도 이는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WHO는 케첩 한 큰 숟가락에 1티스푼의 설탕이 들어가고 어린이뿐만 아니라 성인도 청량음료 1캔을 마시면 하루 설탕 제한 양을 초과한다고 지적하면서 가공식품 속에 숨겨진 설탕으로 하루에 많은 양의 설탕을 섭취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WHO는 이날 자사 웹사이트에 새 권고안 초안을 발표하고 이달 말까지 자사 웹사이트를 통해 이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방침이다.

WHO는 10여 년 전 설탕 지침을 개정할 당시 설탕 섭취를 하루 열량의 10% 미만으로 줄이는 권고안을 마련했다.

당시 미국 설탕 관련 업계는 설탕 제한에 격분했고 WHO에 제공하던 거액의 기부금을 취소하겠다고 위협하면서 의회에 강력한 반대 로비를 펼쳤었다. 결국 논란이 된 설탕 제한은 전 세계 식습관 개선 전략에서 빠지고 권고안만 통과됐다.

많은 의사들이 전 세계 단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설탕 섭취를 제한하려는 이번 WHO의 시도를 환영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소아과 의사이자 설탕 위험성 관련 책을 쓴 로버트 루스틱 박사는 “설탕 섭취를 줄이면 건강이 좋아질 것”이라며 "설탕 섭취를 줄이면 아침 식사인 시리얼이 존재 자체를 정당화하기 매우 힘들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종종 어린이를 위한 시리얼이 달다고 지적해 왔다.

그는 또한 WHO의 새 권고안에 따라 빵, 수프, 파스타 소스, 샐러드드레싱 등 가공식품업계가 설탕 사용을 재고하게 돼 식품 분야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며 가공식품에 들어간 많은 양의 설탕은 진정한 재앙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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