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검찰 "집요·잔혹하게 폭행..살인죄 적용"

   
 

【투데이신문 이수형 기자】육군 28사단 윤모 일병 폭행 사망사건의 가해자에 대해 군 검찰이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경기 용인 3군사령부 보통군사법원(재판장 문성철 준장) 심리로 지난 24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군 검찰은 폭행과 가혹행위를 주도해 윤 일병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살인 등)로 구속기소된 이모(26) 병장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또 살인죄가 적용된 하모(23) 병장 등 3명에 대해서는 무기징역, 폭행을 방조한 의무반 의무지원관 유모(23) 하사에게 징역 10년, 선임병의 지시로 폭행에 가담한 이모(21) 일병에게 징역 6월을 구형했다.

군 검찰은 살인죄를 적용한 가해 병사 4명에 대해 "지속적인 폭행과 가혹행위로 인해 윤 일병이 신체·정신적으로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더 집요하고 잔혹하게 폭행해 결국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살인의 고의가 없었더라도 위험 가능성을 인식하고 있었다면 살인죄 적용이 가능하다. 이를 알면서도 저지하지 않고 적극 가담한 것은 의무반 전체가 공범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유 하사에 대해서는 "의무반 관리와 부조리를 방지해야 할 의무관이 폭행 사실을 알고도 비상식적으로 판단해 묵인한 것도 모자라 오히려 윤 일병을 폭행하는 등 방조해 부대 내의 폭행을 심화시켜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재판부에 징역 10년 선고를 요구했다.

선임병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던 피해자에서 가해자가 된 이 일병에 대해서는 "비교적 폭행 가담 정도가 경미하지만 증거인멸을 도운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가해 병사들은 최후변론에서 폭행 및 가혹행위에 대한 자신의 혐의 대부분을 인정했다. 하지만 살인 혐의에 대해서는 "고의가 없다"며 부인하고 나섰다. 이들은 최후 변론에서 "죄를 달게 받겠다"며 사죄했다.

이날 유 하사 심문 과정에서 방청중이던 윤 일병 유가족 중 한 명이 "거짓말 하지 말라"면서 갑자기 법정 안으로 뛰어들었다가 헌병대에 제지당하는 등 소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 병장 등 이들 5명은 지난해 말부터 4개월 동안 윤 일병에게 치약 한통을 다 먹게 하고 입에 1.5ℓ 상당의 물을 들이붓는 등 가혹행위를 저지르고 수십 차례에 걸쳐 집단폭행해 올 4월 6일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다만 이 일병은 불구속 기소됐다.

한편, 이들에 대한 선고 공판은 30일 오후 2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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