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형 칼럼니스트
▸팟캐스트 <이이제이> 진행자
▸저서 <와주테이의 박쥐들> <김대중vs김영삼> <왕의 서재>등 다수

【투데이신문 이동형 칼럼니스트】종북 콘서트 논란을 일으켰던 재미교포 신은미 씨와 전 노동당 부대변인 황선 씨의 익산 토크 콘서트 에서 고등학생 관객이 인화물질에 불을 붙여 투척해 이로 인해 부상자가 발생하는 불미스러운 사건이 벌어졌다. 자신의 이념과 사상에 배치되고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폭력을 동반한 범법을 저질러가며 다른 사람의 말을 막겠다는 행동을 어린학생이 했다고 하는데 에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그러나 더 경악스러운 일은 이와 같은 테러행위가 벌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막고 타일러야 할 위치에 있는 기성세대들이 이를 부추기는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수 평론가로 자처하는 신혜식 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사건을 일으킨 고등학생을 “투사”라고 묘사했고 새누리당 기획위원으로 있는 탈북자 정성산 씨는 테러를 저지른 범인을 “열사”로 표현하며 “고맙다”고 했다. 이것이 나치가 자당의 선전을 위해 어린이를 이용했던 일이나 김일성이나 모택동이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학생들을 전쟁에 동원한 일, IS가 어린이들까지 동원해 전쟁교육을 했던 것과 무엇이 다른가? 이러니 같은 동족에 적색테러를 일삼으며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살인과 범죄를 저질렀던 서북청년단 같은 해괴한 단체가 21세기에 재등장 하는 것 아니겠나? 이런 극우세력들의 발호가 나라를 좀먹고 병들게 한다는 것을 왜 모르는지 모르겠다. 독일에 극우세력인 신나치가 등장하고 일본에 극우세력인 재특회가 등장한 것은 그만큼 독일과 일본사회가 병들어가고 있다는 증거이다. 극우는 민주주의의 기본원리인 대화 토론을 배제한다. 힘으로 억누르고 테러로 자신들의 행위를 합리화 하려 한다. 전체주의로의 귀환을 바라는 것이다. 일부 탈북자들의 거친 주장도 민주주의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북한과 북한당국이 싫어 목숨을 걸고 남한으로 왔으면서 하는 행동과 말은 북한에서 보고 배운 것을 그대로 따라하고 있다. 자유 민주국가에서 그 누가 타인의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말인가.

북한에서 6개월간 영어를 가르쳤던 한국계 수키 김 씨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을 “세상에서 가장 끔직한 곳”이라고 증언했다. 같은 방북을 놓고도 수키 김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신은미씨 처럼 북한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방북의 느낌을 이야기 하는 것은 “인상비평”이기 때문에 각자가 받는 느낌이나 생각은 당연히 달라야 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이것을 가지고 표현의 자유를 신봉해야 할 일부 언론사에서 “종북 딱지”를 붙여 마녀사냥을 단행하고 있고 그 특정 언론사가 전달한 편집되고 편향된 내용만을 가지고 어린 학생이 테러 행위를 저질렀다. 그런데 어떻게 기성세대가 이 학생을 열사니, 투사니 하면서 두둔할 수 있는가.

익산 콘서트에서 테러행위를 한 고등학생은 인화물질을 던지기 전에 진행자들에게 “왜, 북한을 지상낙원이라고 했나?”라는 질문을 했다. 이에 진행자들은 학생에게 “지상낙원이라고 말한 적 없다.”고 밝혔다.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학생은 인화물질을 연단을 향해 던졌다. 이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것인가? 남의 주장이 맞고 틀리고를 떠나서 그 사람의 이야기는 어떤 것이라도 존중받아야 한다. 그러나 그 학생이 보여준 태도는 상대에 대한 존중도 그 사람의 말에 대한 신뢰도 전혀 없었다. 그저, “내 주장이 맞고 당신 말이 틀렸으니 당신들은 말할 자격도 없다.” 고 폭력사태를 일으킨 것이다. 4백 년 전 프랑스의 철학자 볼테르는 말했다. “나는 당신이 하는 말에 동의하지 않지만 당신이 그 말을 할 수 있는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목숨이라도 바치겠다.”라고…….볼테르가 말한 말할 수 있는 자유가 4백년이 지난 대한민국에서 아직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가 민주국가가 맞긴 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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