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어기선 기자】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로 추락했다. 심리적 마지노선이라고 할 수 있는 30%대가 무너진 것이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26~27일 양일간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전날보다 0.4%p 떨어진 29.7%를 기록하면서 취임 후 처음으로 20%대로 떨어졌다고 28일 밝혔다.

‘부정평가’는 전날보다 0.6%p 높아진 62.6%를 기록하면서 또다시 취임 후 최고치를 경신했다.(이번 조사는 전화면접 및 자동응답 방식으로 무선전화(50%)와 유선전화(50%) 혼합 방법으로 조사했고 응답률은 전화면접 방식은 19.0%, 자동응답 방식은 8.1%였다. 표집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p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 대선 전에도 박근혜 당시 의원의 지지율이 35% 이상은 꾸준하게 유지해었다. 그런데 이번에 20%대로 하락한 것이다.

문제는 이번 여론조사가 이완구 국무총리 내정자 등 청와대 개편이 있은 후에 실시한 여론조사이다. 즉, 이번 인사 단행이 지지율 반등을 시키는데 실패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하면 박 대통령의 인사 단행이 싸늘해진 민심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이번 지지율 하락의 견인차 역할을 한 것은 50대 이상과 영남 민심이었다. 이들은 박 대통령의 굳건한 콘크리트 지지층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들은 그 누구보다 박 대통령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계층이 됐다.

문제는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반등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이다. 오는 2월8일 새정치민주연합은 전당대회를 한다. 전당대회라는 컨벤션 효과 때문에 새정치민주연합의 지지율은 다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월 9~10일에는 이완구 총리 내정자의 인사청문회가 예정돼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완구 총리 내정자가 인사청문회를 무난히 통과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변수는 남아 있다. 따라서 어떤 식으로 인사청문회가 마무리가 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정당 지지율을 살펴보면 새누리당은 35.4%로 굳건하다.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율은 29.6%로 나타났다.

일단 박 대통령의 지지율과 새누리당 지지율이 역전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으로서는 더 이상 박 대통령에게 기대면 안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따라서 새누리당은 점차 박 대통령의 그늘에서 벗어나려는 작업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당분간은 관망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 이유는 아직까지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율이 새누리당 지지율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율이 새누리당 지지율을 위협할 정도가 되면 새누리당의 마음은 더욱 급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된다고 해서 별로 달갑지는 않은 상황이다. 그 이유는 박 대통령을 이탈한 지지층이 새정치민주연합을 지지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새누리당을 지지하면 했지 새정치민주연합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아니라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50대 이상과 영남은 매번 선거 때마다 1번을 선택해왔다. 그런 사람들이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한다고 해서 1번이 아닌 2번을 선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새정치민주연합에게는 숙제를 안게 됐다는 것이다. 이들이 1번이 아닌 2번을 선택할 수 있는 그런 요인을 만들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박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은 정치권에게는 많은 숙제를 안기고 있다는 것이다. 그 숙제를 어떤 식으로 풀어내느냐에 따라 내년 총선과 차기 대선의 성적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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