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율과 리듬, 강렬한 사운드에 순수하게 몰입할 수 있는 곳 ‘스트라디움’

시즌별 테마에 따라 음악 감상·전문적 지식 갖춘 뮤직 큐레이터 상주

사운드 갤러리·스튜디오·뮤직룸·라운지…다양한 공간서 음악 감상

“음악이 전하는 기쁨과 순수, 동경과 휴식, 짜릿한 흥분과 아름다운 열망”

【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 올해 유난히도 더웠던 여름이 가고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로 접어든지 어느 덧 한 달 째입니다.

마음을 간질이는 바람 탓에 제 주위에서도 부쩍 ‘나 가을 타나봐’라는 탄식이 터져 나오는데요. 이런 날이면 괜히 감성적인 척 잔잔한 음악을 찾아듣곤 합니다. 날씨 때문에 뒤숭숭한 마음을 음악으로 달래보는 것이죠.

날씨 때문에 쓸쓸한 마음이 든다고 괜히 약속을 잡고 여러 사람과 어울리기보다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에 흠뻑 빠져보는 게 어떠신지요. 필요한 것은 가을을 타는 몸뚱이와 혼자만의 시간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한적한 공간이겠죠? 여기에 음악까지 더해진다면 금상첨화가 따로 없겠네요.

이 모든 것을 충족시키는 곳이 하나 있어 소개해볼까 합니다. 도시로 떠나는 작은 여행의 두 번째 목적지이기도 한 그곳은 바로 ‘스트라디움(STRADEUM)’입니다.

뜨거웠던 여름과도 같은 아이돌 노래나 힙합 등 열정적이고 폭발적인 음악 대신 이제는 차분한 날씨처럼 고즈넉한 분위기에서 잔잔한 울림을 주는 음악에 귀 기울여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아주 안성맞춤인 곳이죠. 아쉽지만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라니 잘 기억해두셨다가 이날은 피해 방문하시길 바랍니다.

 

음악을 듣고 이야기하는 곳 ‘스트라디움’

시끌벅적한 이태원을 지나 조금 더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한적한 한남동에 자리한 음악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 곳, 스트라디움이 빠끔히 고개를 내밉니다. 아이리버에서 운영하고 있는 스트라디움은 지난해 10월 문을 열었습니다.

스트라디움을 한 문장으로 소개하자면 음악을 듣고 이야기할 수 있는 음악문화 공간입니다. 스트라디움은 스스로에 대해 이렇게 소개합니다.

“음악이 우리에게 전하는 기쁨과 순수, 동경과 휴식, 짜릿한 흥분과 아름다운 열망이 이곳에 있습니다. 스트라디움은 삶이 덜 복잡하고 인간적이었던 시절, 우리가 즐겨 들었던 멋진 노래와 그 흥에 빠져들어 나도 모르게 흘렸던 눈물 한 방울의 가치를 잘 알고 있습니다”

 

팍팍한 세상 속에서 사는 게 만만치 않다고 느끼는 이들이 많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자극적이고 강렬한 음악에 열광하는 이들이 많아졌죠. 그런 음악에 취해 스트레스를 훌훌 털어버리는 것도 좋지만 때로는 따뜻함, 편안함, 안정감을 주는 음악에 몸을 맡겨보는 것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스트라디움은 이 같은 음악을 가득 담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스트라디움에서는 다채로운 방식으로 음악을 즐길 수 있습니다. 입구(Level 1)에 들어서면 음악을 눈으로 보고 직관적으로 느끼며 집중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구성한 사운드 갤러리가 있고, 최고의 어쿠스틱을 갖춘 스트라디움 스튜디오(Level 2), 최적의 음악 감상 공간 뮤직룸(Level B), 커피와 차를 마시며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루프탑 라운지(Level 4) 등 다양한 형태의 공간에서 음악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한 곳씩 천천히 둘러보도록 하죠.

 

‘언어가 끝나는 곳에서 음악은 시작된다’

스트라디움 입구를 지나자마자 눈에 들어온 것은 1층에 마련된 사운드 갤러리(Sound Gallery)였습니다. 세 면이 흰 벽으로 둘러싸인 이 공간에서는 어떤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것인지 들어서는 것만으로도 호기심이 마구 샘솟았습니다.

사운드 갤러리는 스트라디움이 지향하는 가치를 세련되고 독특한 비주얼 아트로 구현해 음악을 듣는 즐거움의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이라고 합니다.

또한 음악이 그 자체로 완결성을 지닌 ‘콘텐츠’일 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 문화, 기술 등과 관련한 다채로운 역사와 이야기를 바탕으로 탄생되고 의미를 부여 받는 ‘소통’의 매체라는 인문학적 시작을 보여주는 공간이기도 하다네요.

이 공간에서 관객은 비주얼 아트를 통해 음악을 만나고, 시즌별 테마에 따라 스트라디움이 엄선한 음악을 아스텔앤컨(Astell&Kern)으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사운드 갤러리에 앉아 음악을 듣다보면 벽면에 새겨진 문구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과연 어떤 말들이 쓰여 있는 것인지 궁금하신가요?

스트라디움 벽면을 채우고 있는 문구들은 ‘음악은 우리를 어떻게 사로잡는가’라는 주제에 따르는 여러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동명의 EBS 다큐에서 발췌한 유명인들의 ‘음악 사랑 이야기’를 벽면에 수놓았고, 살아 있는 사람들뿐 아니라 죽은 사람들까지 사로잡았던 오르페우스의 이야기부터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마주할 수밖에 없는 음악의 치명적 매혹에 관한 이야기, 세이렌(Siren)의 전설, 음악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실은 ‘침묵’이라고 말하는 카프카의 고백 등이 새겨져 있다네요.

그 많은 이야기들을 눈으로 읽다보면 끝자락에 모차르트가 얘기한 ‘언어가 끝나는 곳에서 음악은 시작된다’는 말이 새겨진 곳이 나오는데 이곳부터는 다양한 음악들이 준비돼있다고 합니다. 스트라디움은 음악을 감상하는 고객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음악이 우리를 사로잡는 방식은 한편으로는 매우 사회적이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매우 개인적입니다. 결국 내가 좋아하는 음악은 내가 누구인지를 드러내는 강력한 방식이기도 합니다. 관습적인 음악의 ‘장르’라는 구분이 우리가 음악에 사로잡힌 양상을 충분히 드러내지 못한다고 느꼈습니다. 시대를 초월하는 다채로운 음악들을 편안하게 감상해주시기 바랍니다”

 

나만의 음악 청취실, 나만의 힐링 공간

지하 1층으로 발걸음을 옮겨봤습니다. 들어서자 왼편에 자리한 사운드 알코브(Sound Alcove)가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사운드 알코브는 혼자만의 공간에서 편하게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인데요. 마치 안이 텅 빈 큰 네모상자들이 이어져있는 듯한 모양을 한 이 공간에서는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음악에 심취하기 좋을 듯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혼자 음악을 듣고 싶어하는 고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공간이라고 합니다.

개인 음악 감상 공간인 사운드 알코브에서는 과거와 현재의 명곡들이 여러 플레이리스트를 통해 소개되고 있습니다. 고품질 음원 플레이어 아스텔앤컨과 고사양 헤드폰이 장착돼 있어 취향에 따라 음악을 감상할 수 있으니 나만의 음악 청취실로 활용할 수 있는 최고의 힐링 공간인 셈이죠.

 

반대편으로 고개를 돌리자 방으로 된 공간이 보였습니다. 가까이 다가가보니 포근하고 아늑한 분위기에서 편안하게 앉아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그룹 청음 공간이었습니다.

청음 공간은 두 개의 방(A Room, B Room)으로 나눠져 있었고 룸 밖에는 그 날 선곡된 곡들의 목록이 적힌 종이가 붙여져 있었습니다. 뮤직 룸은 10여 명이 함께 음악을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한 하이파이 음악 감상 공간이라고 하네요.

아스텔앤컨의 네트워크 플레이어 500N이 있는 최고 사양의 이 공간에서는 스트라디움이 자체적으로 선별한 곡이나 관객이 직접 신청한 음악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것뿐이 아닙니다. 스트라디움에는 전문적 지식을 갖춘 뮤직 큐레이터가 상주하고 있어 뮤직 큐레이터가 선곡한 팝, 가요, 재즈, 클래식, 뮤지컬 등 다양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고 하네요. 뮤직 큐레이터는 이곳을 찾은 모든 이들이 더 좋은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음악 감상의 충실한 안내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합니다.

 

문화 공연부터 레코딩까지 ‘음악 가득’

이제 위층으로 발걸음을 옮겨볼 차례입니다. 지상 2~3층에는 스트라디움 스튜디오(STRADEUM Studio)가 자리하고 있는데요. 지상 2층은 문화 공연이 펼쳐지는 공간, 지상 3층은 레코딩을 하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었습니다.

스트라디움 스튜디오는 영국의 애비 로드(Abbey Road) 스튜디오와 일본의 빅터(Victor) 스튜디오 등 세계적으로 인정받아온 최고의 녹음 스튜디오 설계를 맡았던 세계적인 어쿠스틱 디자이너 샘 토요시마가 설계, 관리, 감독해 최고의 음향을 자랑하는 공간입니다.

5m의 층고로 깊고 풍성한 어쿠스틱이나 70인조 오케스트라의 녹음이 가능한 공간인 스트라디움 스튜디오는 국내 최고 수준의 녹음을 선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스트라디움에서의 레코딩은 세계 최고의 클래식 아티스트 음악을 녹음해 온 마이스터 최진, 국내 가요계의 최고 엔지니어 윤정오와 이재훈, 2012년 그래미 최우수 엔지니어 상을 받은 황병준 등 한국을 대표하는 엔지니어들이 녹음 작업을 총괄한다네요.

 

스트라디움 스튜디오는 녹음 외 스트라디움의 컬쳐 프로그램(Culture Program)이 펼쳐지는 공간으로도 사용됩니다.

스트라디움에서는 보다 많은 이들이 음악의 소중한 가치를 느끼고 좋은 음악과 가까워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스트라디움 큐레이션(STRADEUM Curation)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이는 스트라디움 입장객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음악 해설 및 감상 프로그램이라고 합니다.

더 나아가 이곳에서는 정기적으로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들이 선보이는 스트라디움 라이브(STRADEUM Live)에서는 보다 가까이 아티스트의 숨결을 느끼며 공연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공연과 렉처 콘서트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음악에 대해 감동과 교감을 만들어내는 라이브 앤 토크(Live & Talk) 프로그램이 운영되기도 합니다. 인원은 많게는 80명까지도 수용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향긋한 커피, 선선한 바람, 그리고 음악

스트라디움 건물의 가장 위층인 4층으로 가볼까요. 스트라디움의 꼭대기에는 루프탑 라운지(Rooftop Lounge)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루프탑 라운지는 커피와 함께 편하게 음악을 감상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스트라디움에 입장하는 모든 사람들에게는 무료로 커피 및 음료가 제공된다고 합니다.

아담한 실내와 실외 공간으로 나눠져 있는 라운지에는 아스텔앤컨 스피커 AK T1이 비치돼있어 분위기에 따라 어울리는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답니다.

 

라운지 내에는 아트 숍 “A” 컬렉션(“A” Collection)이 있는데요, 이곳에서는 스트라디움과 음악을 테마로 예술성과 실용성을 가미한 아트 상품, 음악과 관련된 기념품 및 명반들로 구성된 MQS 앨범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야외 테이블에 잠깐 앉아 음료를 마시며 음악을 감상해봤습니다. 탁 트인 야외에서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을 느끼며 음악 소리를 듣고 있자니 잡생각은 사라지고 마음이 평온해지는 것 같더군요. 한가로우면서도 고급스러움이 느끼지는 분위기 덕분인지 이곳을 찾은 어르신들이 많이 계셨습니다.

라운지의 낮과 밤의 모습은 매우 다르다고 하는데요. 조용하고 평화로운 낮의 분위기와는 다르게 밤에는 화려한 모습을 띄고 있다고 하네요. 기자는 낮에 방문한 터라 라운지의 야경을 보지 못한 게 아쉬워 다음에는 밤에 방문하고 싶다는 마음까지 들었습니다.

 

음악에 취해 꿈을 꾸게 되는 곳

스트라디움은 자체적으로 몸을 타고 흐르는 선율과 리듬, 강렬한 사운드에 순수하게 몰입해 가슴 벅찬 즐거움을 느끼고 꿈을 꾸게 되는 곳이라고 말합니다.

스트라디움에 있다 보니 왜 이런 말을 했는지 알 것 같더군요. 다채로운 방식으로 준비돼 있는 음악을 즐기기에 아주 적합한 곳, 음악과 소리가 전하는 감동을 고스란히 가슴에 담아올 수 있는 곳, 커피와 차를 마시며 음악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 바로 스트라디움이 아닐까 싶네요.

날씨가 참 좋은 오늘입니다. 이런 날 가벼운 발걸음으로 스트라디움을 방문해 음악이 주는 감동에 제대로 취해보는 건 어떨까요.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