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대입구역 ⓒ투데이신문 김민수 인턴기자

【투데이신문 최소미 기자 김민수 인턴기자】 지난 10월 29일을 시작으로 벌써 5주째 촛불집회가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추운 날씨에도 광화문에 모이는 사람들은 좀처럼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이들은 청와대를 향해 끊임없이 ‘박근혜 퇴진, 하야’를 외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두 차례에 걸쳐 최순실 게이트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민심은 여전히 싸늘하다. 한국갤럽이 지난 25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박 대통령 지지율은 4%를 기록했다. 역대 대통령 지지율 중 최저치다.

원칙이 무너진 곳에선 비선실세들의 기막힌 국정농단이 하나 둘 드러나고 있다. 박 대통령도 공범자로 지목되고 있다.

이 같은 국정 혼란에 대해 시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100명의 시민, 100개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투데이신문>은 길거리로 향했다. 그 첫 번째로 23일, 젊은 연령층이 많이 모이는 홍대로 향했다. 

   
▲ 왼쪽부터 유진선(60)씨, 송아현(19)씨, 한동혁(33)씨 ⓒ투데이신문 김민수 인턴기자

1. 유진선(60·여)씨
“현 정부를 보고 있자니 매일 울화가 치민다. 검찰 측은 세월호 7시간 의혹과 관련해 계속 여성의 사생활을 얘기하지만 우리는 여성 운운하는 사람이 아닌 대통령을 뽑은 것이다. 같은 여자로서 견딜 수가 없다. 박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대통령 자리에서 내려오는 게 조금이라도 명예를 지킬 수 있을 것 같다. 청와대 공직자들도, 국민의 혈세로 일하는 사람들인데 박 대통령을 마냥 두둔하기보다는 현명한 판단을 해서 진실된 말을 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2. 송아현(19·여)씨
“이번 사태를 계기로 여당에 많이 실망했지만, 현 시국을 그저 정치적 수단으로만 삼고 있는 야당에게도 적잖이 실망했다. 말로만 탄핵하겠다고 하며 제대로 하는 것도 없는 것 같다. 검찰 측에서도, 박 대통령이 조사를 거부하면 강경하게 나와야 하는데 두 손 놓고 보고 있기만 한다. 야당을 비롯한 검찰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제대로 활동했으면 좋겠다.”

3. 한동혁(33)씨
“주말에 일을 해서 촛불집회에 참석하지 못하는 게 아쉽다. 나뿐만 아니라 주변에서도 많이 아쉬워한다. 모두들 왜 (박 대통령을) 뽑았는지 후회하고 있다. 이 나라가 좋은 쪽으로 바뀌지 않을 걸 실감하기에 주변 사람들은 다들 이 나라를 떠나고 싶어 한다. 안타깝다.”

4. 김유민(19)씨
“(현 시국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 잘 모르겠다. TV로 접한 촛불집회 광경은 멋있었다.”

   
▲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박선현(24)씨, 이지훈(21)씨, 정미량(19)씨, 곽상윤(19)씨 ⓒ투데이신문 김민수 인턴기자

5. 박선현(24·여)씨
“정부가 뭔가를 숨기려 하는 것 같다. 꼭 (박 대통령이) 모든 걸 솔직하게 얘기해서 진실을 밝혔으면 좋겠다. 검찰 조사도 제대로 받고 책임도 져야 한다.”

6. 이지훈(21)씨
“12일 촛불집회에 참여해봤는데 많은 인원이 모였는데도 폭력시위가 아닌 정돈돼 있는 집회여서 조금 새로웠다. (박 대통령은) 처음에 내세웠던 대선 공약도 지키지 못하고 있고, 세월호와 관련된 비리도 끊임없이 밝혀지고 있어서 도저히 지지할 수가 없다. 국민들이 이렇게 매주 집회를 열고 있으니 정부는 꼭 국민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7. 곽상윤(19)씨
“매주 열리는 촛불집회를 보며 이전보다는 국민들이 의견을 더욱 많이 표출한다고 느꼈다. 어른들이 투표하는 걸 보면서 생각했지만, 현재 어느 당을 뽑든 나라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것 같다. 빨리 이번 상황이 해결돼야 하는데 제대로 해결될 지도 미지수다.”

8. 정미량(19·여)씨
“최순실 게이트가 처음 밝혀졌을 때 ‘대통령의 위치가 이것밖에 안 되나’라고 생각했는데, 그 뒤로 계속 검찰 조사도 받지 않고 (주변에서도) 탄핵하라고 외치는 걸 보니 ‘대통령의 위치가 이렇게까지 추락했구나’를 느낀다. 체면을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대통령 자리에서 내려왔으면 좋겠다.”

9. 박세엽(26)씨
“촛불집회에 참여하며 ‘나만 이렇게 (정권과) 반대로 생각한 게 아니었구나’를 실감했고 다른 사람들과 공감대를 형성해서 좋았다. 정권이 교체되든 교체되지 않든, 누군가가 꼭 투명한 정치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10. 하아현(25·여)씨
“(박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하나도 자신의 직무를 지키지 못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자리만 지키려는 것 같아서 어이가 없다. 잘못한 것을 잘못했다고 솔직하게 인정해야 한다. 나라와 국민을 진정으로 생각하는, 최선을 다하는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

이날 인터뷰한 시민 10명 중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은 0명이며 지지하지 않는 사람은 9명, 모르겠다고 밝힌 사람은 1명이다. 또 이날 기자의 인터뷰를 거절한 시민은 40명 정도이며 그 중에는 “정치에 관심 없다”,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있다”는 의견도 한 번씩 나왔다. 또한 대학생들의 의견을 많이 들어보고자 했으나 20대보다는 수능을 마친 고3 학생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는 양상을 보였다. 11월 초겨울의 추운 날씨만큼 홍대의 민심 또한 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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