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의 두 얼굴②] 4대강 취재 전문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김종술씨 인터뷰

▲ ‘금강요정’ 김종술씨 ⓒ투데이신문

직접 녹조 마시며 4대강 사업 실체 밝혀
10년 동안 4대강 기사만 1050여개 작성

4대강 사업 탓에 생태계 훼손 심각 수준
환경부가 2급수라는 ‘금강’, 4급수에 가까워

수문 완전 개방 1~3년만에 70% 이상 회복 가능
사용하는 모든 물, 전부 강에서부터 만들어져

【투데이신문 전소영 기자】 이명박 정부는 수질을 개선하고 가뭄 및 홍수 예방을 위해 무려 22조원에 달하는 혈세를 투입해 4대강 사업을 진행했다. 이를 위해 애꿎은 강바닥을 파내고 물길을 막은 탓에 대한민국 곳곳의 강과 하천들은 녹조로 시름하고 있다. 비단결같이 아름다운 흐름을 자랑했던 금강도 4대강 사업으로 죽어가고 있다. 옥빛처럼 푸르렀던 강물은 끝을 모르고 피어오르는 녹조로 얼룩지고 모래와 자갈이 펼쳐져 있던 강바닥은 저질토로 뒤덮여 썩어가고 있다.

더 이상 금강에서는 여름철 물놀이를 하는 피서객들을, 마른 목을 축이고 가던 야생동물들을 보기 어렵다.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마저도 발길을 뚝 끊었다. 그런 금강의 곁을 지키고 있는 한 사람이 있다. 바로 ‘금강요정’으로 불리는 김종술(51)씨다.

김종술씨는 지금으로부터 약 14년 전 국가지정문화제 명승 제21호 곰나루에 반해 서울살이를 접고 공주에 터를 잡았다. 지역신문을 운영하다 현재는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지금까지 4대강 관련 기사만 1050여개 이상을 썼다.

4대강 취재를 하면서 온갖 욕설과 협박에 시달리기 일쑤였고 심지어는 삽으로 얻어맞기까지 했다. 지역 사회로부터도 외면받아 운영하던 신문사마저 접어야 하는 지경에 이렀고 그에게 남은 것은 빚뿐이었다.

하지만 그는 4대강 취재를 멈추지 않고 있다. 후회도 하지 않는다. 그를 홀렸던 14년 전 금강의 모습을 다시 보겠다는 그 꿈 하나로 오늘도 내일도 금강으로 걸음을 옮긴다.

지난달 28일 <투데이신문>은 김종술씨를 만나 그동안 그가 취재해온 내용을 바탕으로 4대강 사업 이후 망가져버린 금강의 실태와 문제점, 앞으로의 해결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 ‘금강요정’ 김종술씨 ⓒ투데이신문

Q. 2008년 이명박 정부 시절 추진된 ‘4대강 사업’의 취지는 무엇이었나.

당시 이명박 정부는 농민들이 강변에 농사를 지으며 비료와 농약을 뿌려 오염된 강을 회복시키겠다고 했다. 또 도심에서 흘러오는 오염수를 정화한 뒤 강으로 다시 내보내 수질을 살리겠다고 했다. 이 외에도 홍수 예방 및 가뭄 대처 농업용수, 공업용수를 확보해 결과적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와 국가 경제 활성화를 이루겠다면서 4대강 사업을 추진했다.

Q. 그렇다면 이후 이명박 정부의 취지대로 사업이 진행됐는가.

현재 보마다 옆에 300m 길이의 물길이 있다. 거기에 관문 하나만 설치하면 배를 집어넣고 들어 올릴 수 있다. 또 강 옆에는 150~200m 둔치가 모두 비워져있다. 우회를 해 물길을 만들면 언제든 대운하 사업을 할 수 있어서다. 결국 4대강 사업은 처음에 얘기했던 수질개선이나 용수확보 보다는 돈을 위한 대운하가 목적이었다고 본다. 감사원도 4대강 사업이 대운하의 후속사업이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국민을 상대로 한 사기극이다.

Q. 4대강 사업이 공론화됐을 때 여려 환경단체의 반발이 심했는데.

4대강 사업을 한다고 했을 때 환경단체는 강이 망가진다고 했고, 정부는 좋아진다고 주장했다. 당시 지역기자로 일하던 나 역시 ‘문제가 있어 보인다’ 정도로만 생각했지 대통령이 국민을 상대로 사기를 치겠나 싶었다. 그런데 흐르는 물을 막으면 썩는다는 건 누구나 알지 않는가.  그런데 수질을 살리겠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 어릴 때 세숫대야에 물을 떠놓고 하루만 지나도 날벌레가 꼬였다. 물이 잠깐만 고여도 썩는데 흐르는 물을 막아서 수질을 살린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 <사진 제공 = 김종술씨 페이스북>

Q. 본격적으로 4대강 취재에 몰두하기 시작한 이유가 무엇인가.

지역신문사를 운영하면서 지역 환경 취재를 주로 했었다. 4대강 사업이 추진될 때 당시 반대 여론이 70~80%로 들끓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던 와중에 제보를 하나 받았다. 공주의 학생들이 봉사시간을 채우기 위해 강하천 청소를 하러 갔는데 4대강 사업 홍보를 했다고 하더라. 실제 봉사활동을 했던 학생들을 만나 4대강 홍보 리플릿을 돌린 사실을 확인했다. 반대 여론이 심하자 학생들까지 이용한 것 같다. 그 내용으로 처음 기사를 쓰게 됐다. 이틀 뒤 민방위 교육장에서 이 같은 일이 또 다시 발생한 사실을 파악하고 또 기사를 작성했다. 아마 그때부터 4대강 취재에 몸을 담갔던 것으로 기억한다. 보도 이후 자치단체로부터 ‘지역신문이 왜 국책사업을 반대하느냐’는 전화가 오고 광고주들에게 협박을 당하기도 했다.

Q. 취재하면서 어떤 점이 가장 힘들었나.

취재를 하러 보 인근에 가면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욕을 하기도 하고 몸을 밀치기도 했다. 또 기사가 나가고 나면 ‘공주에 살면서 공주를 팔아먹느냐’는 비난 섞인 전화를 하루에 100통 이상 받기도 했다. 나중에는 광고도 끊기고 그러다보니 빚을 지게 됐고, 신문사까지 문닫게 됐다. 사실 그런 상황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Q. 현재 금강의 상태는 어떤가.

2003년 내가 처음 공주에 왔을 때 금강은 2급수였다. 그런데 4대강 사업으로 강의 유속이 느려지면서 물이 썩기 시작했다. 2012년에는 금강에서 물고기 떼죽음이 발생했다. 환경부의 공식 입장에 따르면 물고기 집단 폐사가 10일간 발생했으며 그 수가 5만6000마리로 집계됐다. 하지만 내가 현장에서 확인한 바만 60만마리다. 더 많을 수도 있다. 그리고 2013년 녹조가 처음 폈고 2014년 큰빗이끼벌레가 발견됐다. 큰빗이끼벌레가 서식하는 수질은 2~3급수다. 그때부터 수질이 떨어지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2015년도까지만 해도 큰빗이끼벌레가 매우 많았다. 그러다 큰빗이끼벌레는 서서히 없어지기 시작했고 실지렁이와 붉은깔따구가 보이기 시작했다. 2016년에는 그 수가 엄청나게 늘어났고 바닥에는 펄이 쌓이기 시작했다. 큰빗이끼벌레가 막 생기다 한꺼번에 사라지는 이유는 둘 중 하나다. 수질이 1급수가 됐거나 4급수가 됐거나. 금강물이 더 좋아졌다고 볼 수 없으니 4급수가 됐다고 생각하면 될 듯하다.

▲ 집단 폐사한 물고기 <사진 제공 = 김종술씨>

Q. 금강 녹조 현상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7~8월에는 녹조가 곤죽처럼 걸쭉해진다. 이건 단순히 녹조가 아니라 독조다. 녹조 안에는 남조류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티스’가 포함돼있다. 마이크로시스티스가 들어있는 물을 섭취하면 간에 치명적인 독소가 쌓인다. 또 만지면 피부병에 걸리고 만성피로에 시달린다. 일본에는 남조류가 포함된 물로 농사지은 채소와 벼 등에서 독성물질이 검출된 사례가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엔 단 하나의 사례도 없다. 조사를 실시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미국 같은 경우에는 수돗물에 남조류 수치가 높아지면 수돗물 취수를 중단해버린다. 2015년에 일본의 학자가 낙동강, 영산강, 금강을 방문해 남조류 수치를 검사해보니 세계보건기구의 먹는 물 기준에 각각 360배, 260배, 320배를 초과하는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정부는 기준치 이하라는 입장이다. 고도정수처리를 하기 때문에 99% 사멸한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우리나라는 정수기술이 뛰어나기 때문에 99% 정수가 가능하다. 하지만 1%에 해당되는 독성물질이 기준치의 3~4배 초과한다. 그런 부분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

Q. 매년 녹조를 직접 마시기도 하는데. 수질분석을 위해서라면 전문기관에 의뢰하면 될 것 아닌가.

2013년부터 마시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실험(수질분석)을 목적으로 마신 게 아니다. 취재를 위해 배낭에 노트북과 카메라를 가지고 다녀 무겁기 때문에 많은 물을 들고 다닐 수가 없다. 목은 마른데 물이 없으니 살기 위해서라도 강물을 마실 수밖에 없었다. 그게 시작이었다. 환경부에서는 금강물이 2급수라고 한다. 믿을 수 없으니 직접 마셔봐야 했다. 금강물을 떠서 분석을 해줄 만한 곳, 4급수라는 내 말을 믿어주는 곳이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건 직접 마시는 것 뿐이었다. 그 이후 만성피로에 시달리고 있다. 잠을 충분히 자고 일어나도 피곤하고 쉬어도 피곤하다. 겉으로는 잘 안보이지만 몸 안에 피부 발진이 많다.

Q. 금강물 일부는 충남 서북부 주민들의 식수로 이용되고 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 문제 될 것으로 우려되는데.

당연히 문제가 생긴다. 2012년에 4대강 사업이 끝나고 금강물을 끌어다 식수로 사용하려고 했다. 그런데 충남연구원과 수자원공사의 조사 결과 암모니아 수치가 너무 높게 나와 마시는 물로는 부적합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SBS 스페셜’에서도 이에 대한 분석표를 가지고 방송한 적이 있다. 그런데 2015년에 돌연 물이 부족하다며 금강물을 가져다 쓴다는 얘기가 나왔다. 또 다시 충남연구원과 수자원공사에서 조사를 했는데 2급수라며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2013~2014년도까지만 하더라도 3급수였던 물이 2015년에 2급수가 됐다. 지금도 2급수라고 한다. 지금 이 물을 먹는다고 해서 당장 탈이 나진 않을 것이다. 그런데 만약 10년 후쯤 이로 인해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한다면 정부는 개인의 질병을 국가에 떠넘기려 한다며 모르쇠할 것이다. 또 진상규명을 하다 보면 5~6년의 시간이 소요될 텐데 그때 가서 누가 책임질 것인가. 누구도 책임 지려고 하지 않을 거다.

▲ 집단 폐사한 물고기 <사진 제공 = 김종술씨>

Q. 금강에서 서식하던 어류나 육지동물의 피해도 상당하다던데.

과거 금강에 100여종의 물고기가 살았지만 4대강 사업 이후 50여종으로 줄어들었다. 붕어, 잉어, 메기 등 몸집이 큰 어종만 남았다. (2012년 물고기 집단 폐사 당시) 충남연구원 조사 결과 ‘용존산소 고갈에 의한 질식사’ 즉, 물속에 산소가 부족해 죽은 거라는 결과가 나왔다. 국립보건환경연구원에서도 조사에 나섰는데 기억을 더듬어 보자면 당시 독극물 조사를 결과 문제 없었다. 바이러스에 의한 질식사도 아니라는 결과가 나왔다. 원인을 알 수 없다고 하더라. 단, 거기엔 전제가 붙었다. ‘4대강 사업과 무관하다’. 어떻게 죽은 지 원인을 알 수 없다면서 4대강 사업과 무관한지는 어떻게 알 수 있나. 4대강 사업에 면죄부를 주기 위한 조사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강에서 죽은 물고기를 먹고 나서 병에 걸린 육지동물들의 피해도 많다. 얼마 전에 본 너구리 몸에는 구더기가 득실했다. 털도 싹 빠져있었다. 흔히 보이는 모습이다.

Q. 낙동강, 영산강, 한강의 상태는 어떤지.

영산강은 금강보다 더 망가진 상태다. 사실상 금강과 영산강은 이대로라면 회복 불능이고 그나마 나은 게 낙동강과 한강이다. 낙동강은 완전히 망가진 구간도 있지만 일부 살아있는 구간도 있다. 가장 무서운 건 한강이다. 지난해 한강의 상수도보호구역 6곳에 들어갔었다. 강 밑바닥을 퍼 올렸는데 6곳 가운데 4곳에서 적게는 1~2마리, 많게는 20마리까지 실지렁이가 발견됐다. 전문가에게 물어보니 팔당에서 실지렁이가 발견된 사례가 있으나 2~3마리 정도라더라. 그 장소를 올해 다시 갔다. 그런데 놀라운 걸 발견했다. 물의 가장자리는 1~2급수 어종이 살고 있었다. 바닥이 보일 정도로 굉장히 맑았다. 그런데 1m가량 들어가니 3급수 어종이 발견됐다. 다시 2m를 더 들어가니 4급수 어종이 발견됐고 시커먼 펄도 보였다. 이건 생태계 교란 상태를 의미한다. 자칫 잘못 관리하면 4급수로 전락할 수도 있고 잘만 관리하면 1급수로 좋아질 수도 있는 상태인 거다. 현재 한강에 설치된 이포보, 여주보, 강천보는 수문 개방에서 제외됐다. 녹조가 없기 때문이다. 일부 구간에서 생기긴 했지만 다른 지역처럼 많지 않다. 녹조는 온도차로 발생한다. 한강에는 소양감댐, 충주댐 물도 들어오기 때문에 온도차가 발생해 똑같이 오염원이 유입되지만 눈에 보이는 녹조는 없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깨끗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저질토에 주목해야 한다. 예를 들어 녹조가 생기면 강에 이상이 있다고 생각해 방법을 찾으면 되지만 강바닥에 쌓인 저질토는 몸속에 암세포가 퍼져나가고 있는 사실을 모르고 방치하는 것과 같다. 단순히 눈에 보이는 것만 문제가 아니다.

Q. 4대강 사업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 미국 엘와강 취재를 다녀오기도 했는데.

사람들이 선진 사례를 보여주길 원해 미국을 선택했다. 또 우리나라 보수층이 가장 좋아하는 국가가 미국 아닌가. 미국은 댐이 제일 많기도 하지만 댐을 제일 많이 해체한 국가다. 꽤 오래전에 우리나라로 치면 국토교통부 장관이 댐을 짓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보수층이 가장 좋아하는 미국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데 미국도 똑같았다. 댐을 지은 이후 녹조가 생기고 물고기가 떼죽음 당하고 남조류 수치가 높아졌다. 엘와강은 상류에다가 파고가 높은데도 댐으로 막으니 물이 더러워졌다. 우리나라 중류의 경우에는 더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 사실 미국까지 가서 새롭게 배운 거는 없었다. 4대강 사업은 책에 있는 정석의 논리를 뒤집었다는 것만 확인한 채 돌아왔다.

Q. 미국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4대강 실태에 대해 뭐라고 평가하던가.

사진을 보여주니 이건 강이 아니라고 하더라. 4대강 사업에 대해 한마디로 표현해달라고 요청하니 ‘미친 짓이다. 뻔히 알고도 한 미친 짓이다’라고 하더라. 내가 취재하는 방식을 알려주니 큰일 난다며 피부병에 걸리니 절대 녹조를 손으로 만지지 말라고 하기도 했다.

▲ 공주보 ⓒ투데이신문

Q. 문재인 정부가 4대강의 수질 개선을 위해 지난 6월 1일부터 16개 보 가운데 6개 보를 시범적으로 상시 개방키로 했는데.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강에 쌓인 펄과 오염원을 씻어 내려야 한다. 공주보의 경우 전도식가동보의 수문을 높였다. 이는 물 위에 둥둥 떠다니는 부유물을 흘러내리는 방법이다. 정말 수질개선을 위해서라면 가운데에 있는 가동보 수문을 올려 강바닥에 쌓인 펄을 씻어 내려야 한다. 10%만 씻겨 내려가도 미비하지만 분명 수질개선의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다.

Q. 금강의 3보 가운데 공주보 1곳만 개방됐다. 상류에 있는 세종보나 하류의 백제보 수문을 여는 게 수질 개선에는 더 효과가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이 있는데.

맞다. 강의 수질을 살리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3개의 보를 모두 개방하는 것이지만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상류에 있는 세종보, 하류의 백제보, 중류의 공주보 순이다. 공주보 개방은 수질개선 효과가 가장 미비하다고 볼 수 있다. 강에 대해 안다고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왜 공주보 수문을 열었느냐, 아직 남아있는 4대강 사업의 부역자들이 가장 저조한 효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라고 본다.

Q. 4대강 수문만 개방해도 대부분의 생태가 복원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동의한다. 강의 기본적인 목적은 흐르는데 있다. 흐르지 않으면 그건 강이 아니라 댐이다. 강이 흐르면 유속이 생기고, 유속이 생기면 바닥에 쌓인 펄이 흘러내려가고 모래와 자갈이 쌓여 퇴적된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결국 강을 살리는 일이다. 보를 해체하기보다는 수문을 완전히 개방하는 것만으로도 1~3년 안에 강의 70~80%가 회복될 것으로 생각된다.

Q. 그동안 취재를 바탕으로 내린 4대강 사업의 해법은 무엇인가.

환경단체에서는 4대강 16개 보 전부를 열고 보를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보를 무조건 해체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동의할 수 없다. 4대강 사업이 잘못된 이유는 이명박 정부가 70~80%의 반대 여론을 무시하고 임기 안에 모든 것을 끝내려 했기 때문이다. 수십 년 사업 계획을 세웠다면 이런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보 해체 문제만큼은 국가는 최소한으로 참여하고, 지역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방식으로 시간을 충분히 두고 해결해나갔으면 좋겠다.

▲ ‘금강요정’ 김종술씨 ⓒ투데이신문

Q. 강이 우리에게 얼마만큼 중요하기에 반드시 복원돼야 하는 걸까.

물은 생명이다. 사람은 물이 없으면 하루라도 살 수 없다. 수돗물이 오염됐다고 안 먹으면 되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눈을 뜨자마자 씻고 양치하고, 식당이나 카페에서 사용하는 모든 물이 수돗물이다. 그 수돗물은 전부 강에서부터 만들어지기 때문에 반드시 회복돼야 한다.

Q. 언제까지 4대강 취재를 할 생각인가.

원래는 보의 수문만 열리면 그만두려고 했다. 그런데 사람 욕심이란 게 이제는 수문을 열고 100%까지는 아니더라도 20~30%만큼이라도 내가 봤던 금강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모습을 보고 끝내고 싶다. 빨리 끝낼 수 있길 늘 꿈꾸고 있다.

Q. 취재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바가 있나.

아무것도 없다. 그냥 14년 전에 반해서 내려온 내가 좋아하는 강이, 어린 시절 아버지 손을 잡고 낚시했던 그 강이 망가져서 싸운 것뿐이다. 그래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만약에 다른 욕심이 있었다면 절대 못했을 일이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금강을 방문한 사람들에게 늘 부탁하는 말이 있다. 강을 보고 간 날 만큼은 (오염된) 강에 대해서 누구한테든 얘기를 해 달라. 사람들이 강을 멀리서만 보지 말고 좀 더 가까이 다가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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