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12일 바레인 출국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뉴시스

적폐청산을 바라보는 시선이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로 옮겨가고 있다. 다스 실소유주 논란, ‘사자방(4대강, 자원외교, 방산비리)’ 비리 의혹, KBS 인사 개입 문제 등 적폐들이 고구마 줄기처럼 줄줄이 쏟아지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재임 때부터 지금까지 국민의 끊임없는 관심을 받고 있다. 그를 쫓아 계속해서 의혹을 제기해온 사람들도 여럿 있다.

대체 이 전 대통령 시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는 왜 적폐청산의 끝판왕이 돼버렸을까.

궁금하면 요리조리 뜯어보고 연구해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일명 ‘MB학’이라고 이름 붙여 전직대통령이자 논란의 주인공인 이 전 대통령을 추적해보기로 했다.

 

“조그마한 허점도 남기면 안 된다”
MB는 어떻게 의혹 끝판왕이 됐나

정계입문 전부터 시작된 의혹
MB정권에선 무슨 일이 있었나

【투데이신문 남정호 기자】 “우리 정부는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

MB정권 말인 지난 2011년 9월 30일. 이명박 전 대통령은 청와대 확대비서관회의에서 이렇게 자평했다. 이 같은 그의 평가는 곧 ‘도둑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는 말로 패러디되면서 웃음거리가 됐다.

이날 그는 “조그마한 허점도 남기면 안 된다”라는 말도 함께 남겼다. 그동안 그는 제기되는 수많은 의혹에도 정말 작은 허점 하나도 남기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현재 검찰의 수사와 그를 둘러싼 의혹들을 뒤쫓고 있는 시민들 앞에서 그의 작은 허점으로 가는 길들이 조금씩 열리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의 갖가지 의혹은 여러 적폐청산TF와 국정감사 등을 거치면서 점차 구체화되고 검찰수사로 이어지고 있다. 자신을 향해 조여오는 포위망에 이 전 대통령 측의 반응도 점점 날 선 모양새다.

“이런 퇴행적 시도는 국익을 해칠 뿐 아니라 결국 성공하지도 못한다.” (2017년 9월 28일. MB정부에 대한 적폐청산에 대해 평가하며)

“상식에서 벗어난 질문을 하지 말라. 그건 상식에 안 맞다.”(2017년 11월 12일. 군 사이버사령부에 대한 정치공작 지시 의혹에 대해 묻자)

“그건 나한테 물을 일은 아닌 것 같다.”(2017년 12월 18일. ‘다스는 누구 것이냐’는 질문에 답하며)

하지만 이 같은 이 전 대통령의 불쾌감을 뒤로하고 과거 MB정부 시절 적폐청산에 대한 검찰 수사는 당시 청와대와 이 전 대통령을 향하고 있다.

▲ 이명박 구속을 바라는 시민들 회원들이 지난 11월 19일 오후 이 전 대통령 구속 촉구 MB둘레길 걷기를 하고 있다. ⓒ뉴시스

MB는 어떻게 ‘의혹 끝판왕’이 됐나

이 전 대통령을 둘러싼 의혹들은 정계 입문 전부터 시작된다.

1965년 당시 정주영 회장이 이끌던 현대건설에 입사한 그는 승진 가도를 달리며 30세에 이사, 37세에 사장, 48세에는 회장에까지 오르며 한때 ‘샐러리맨의 신화’로 불리기도 했다. 이 샐러리맨 성공신화는 이후 정계에 진출한 그에게 큰 무기가 됐다. 그리고 최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다스 실소유 의혹도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다스 실소유 의혹과 연결돼있는 형 이상은 회장과 처남인 김재정씨의 도곡동 땅 매입은 이 전 대통령이 현대건설 사장으로 있을 때 이뤄졌다. 이 회장과 김씨는 당시 현대건설로부터 해당 필지를 매입했다.

이후 그는 1992년 14대 총선에서 김영삼 당시 민주자유당 총재에게 발탁, 전국구 의원으로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했다. 이어 15대 총선에서 서울 종로 지역구에서 노무현 당시 후보 등을 제치고 재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당시 선거기획을 담당했던 김유찬씨가 이 전 대통령이 선거비용을 거짓 신고했다고 폭로하면서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됐다. 1999년 4월 대법원은 벌금 700만원의 원심을 확정하면서 피선거권을 박탈당했다.

그러나 2000년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피선거권을 되찾은 그는 2002년 서울시장에 당선됐고, 2007년 17대 대선에 도전, 박근혜 당시 후보와 한나라당 경선을 치르게 된다. 이 과정에서 박근혜 후보와 벌이던 의혹제기에서 BBK, 다스 실소유주 의혹이 본격적으로 떠오르게 된다.

이와 관련해 이 전 대통령은 검찰 수사와 특검 수사를 받았다. 그러나 두 수사 결과 모두 BBK와 다스가 이 전 대통령의 소유라는 증거가 없으며, BBK 주가조작 사건에도 관여한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종결됐다.

이를 두고 당시에도 사건 은폐 의혹이 일었던 당시 정호영 특검은 현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과 참여연대 등에게 당시 다스와 관련한 수상한 자금흐름과 계좌내역을 파악하고도 수사하지 않았고 해당 내용에 대해 검찰에 인계하지 않는 등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당한 상태다.

▲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18일 친이계 인사들과의 만찬 겸 송년회를 갖기 위해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음식점 앞에 나타나자 시민들이 항의하고 있다. ⓒ뉴시스

MB정권에선 무슨 일이?

어쨌든 의혹을 잠재운 이 전 대통령은 17대 대통령에 당선된다. 그리고 임기 첫해인 2008년 광우병 파동에 직면한다. 당시 MBC PD수첩은 광우병 파동에 대해 보도했고 이로 인해 대규모 촛불집회가 발생했다. 결국 그는 국민에게 두 차례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공영방송에 대한 탄압이 시작됐다.

MB정부는 PD수첩의 광우병 파동 보도와 촛불집회로 이어진 일련의 과정을 정권의 위협이라고 판단, 공영방송을 장악하기 위해 PD와 기자 등을 블랙리스트로 만들어 관리하는 등 공영방송 장악을 위해 힘썼다는 사실이 최근 국정원 적폐청산 TF로부터 확인됐다.

또 당시 촛불집회에 참석하거나 정부에 비판적이었던 연예인 등을 블랙리스트로 만들어 관리했다는 문건도 나왔다.

그의 대선 핵심 공약이었던 ‘한반도 대운하 사업’은 각계의 거센 반발로 얼마 지나지 않아 포기했다. 그렇지만 2010년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우회해 22조원을 투입했다. 친환경 녹색성장, 녹색뉴딜사업 등으로 홍보됐던 4대강 사업은 ‘녹조라떼’라는 말을 유행시키며 현재 4번째 감사를 받고 있다.

이외에도 수십조원의 혈세를 쏟아부은 자원외교 비리 의혹, 성남공항 활주로 문제로 계속 불허돼온 제2롯데월드타워 건축허가와 관련된 의혹 등 그를 둘러싼 수많은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이처럼 ‘샐러리맨의 신화’에서 14~15대 국회의원, 서울시장을 거쳐 대통령까지 오른 이 전 대통령은 그간 그를 둘러싸온 여러 의혹들로 인해 현재 적폐청산의 끝판왕으로 지목되고 있다.

현재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기조와 더불어 이 전 대통령의 갖가지 의혹에 대한 검찰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의 허점이 드디어 자태를 드러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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