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개혁 세력의 무덤…이번에는 어떻게?
민주당, 이재명-전해철 양강 구도 재편 중
한국당, 남경필 우세 속 후보군 속속 보여
미래당, 유승민 출마 놓고 고심 중에 빠져
북핵 이슈가 경기도 선거에 지대한 영향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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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지사는 ‘진보개혁’ 세력의 무덤과 같은 존재다. 대구·경북(TK) 등과 더불어 보수의 텃밭으로 불릴 정도로 경기지사는 보수정당의 차지였다. 하지만 이번만은 다르다는 게 더불어민주당의 입장이다. 이번에는 반드시 경기지사직을 차지하겠다고 다짐하며, 몇 명의 예비후보들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때문에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선거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현재 경기지사는 자유한국당 남경필 지사다. 그 이전에도 보수정당이 줄곧 경기지사를 해왔다. 그만큼 경기지사는 진보개혁 세력에게는 난공불락과 같은 존재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는 것이 더불어민주당의 생각이다. 민주당은 이재명 성남시장과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전해철 의원이 경선에서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이들 예비후보들에 대한 여론조사 지지율도 상당히 좋은 편이다. 이 시장은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는 반면 전 의원은 탄탄한 조직력을 갖고 있다. 이 시장은 대선 경선 과정에서 거침없는 발언으로 많은 지지층을 확보하면서 인지도를 상당히 높였다. 게다가 최근에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인지도를 상당히 쌓아뒀다. 반면 경기도당위원장을 지낸 전 의원은 당내 높은 조직력을 갖고 있다. 더욱이 전 의원이 이른바 ‘3철(전해철·이호철·양정철)’로 불리며 정권교체에 큰 역할을 했기 때문에 친문 지지층의 결집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양기대 광명시장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의 경기지사 경선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오른쪽) 성남시장과 전해철 의원이 지난 7일 오후 경기 안양 더 그레이스켈리에서 열린 최대호 전 안양시장 ‘안양혁신보고서’ 출판기념회에서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오른쪽) 성남시장과 전해철 의원이 지난 7일 오후 경기 안양 더 그레이스켈리에서 열린 최대호 전 안양시장 ‘안양혁신보고서’ 출판기념회에서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현재 지지율은

자유한국당은 남경필 경기지사가 지난 1월 자유한국당에 복당하면서 재선 도전에 대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높은 도정 지지율을 바탕으로 한 현역 프리미엄으로 본선행까지 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물론 현재 자유한국당 내에서 남 지사 대항마로 거론되는 인물들이 여럿 있다.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 박종희 전 국회의원, 이석우 남양주시장 등이 그들이다. 남 지사가 탈당 전력과 아들 문제 등으로 인해 본선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있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관심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일단 민주당이 상당히 유리한 편이다. 경인일보의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11일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5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차기 경기지사 후보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이재명 성남시장이 50.3%의 지지율을 얻었다. 남경필 지사는 15.8%를 기록하며, 이 시장과 34.5%p의 격차를 보였다. 뒤이어 전해철 의원은 2.6%, 양기대 광명시장이 1.3%를 기록하며 5% 미만의 후보적합도를 보였다. 자유한국당 역시 남 지사 외에는 김용남 전 의원 1.5%, 박종희 전 의원 0.9%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중당 홍성규 최저임금119 경기운동본부장 역시 0.3%의 수치를 보이며 낮은 적합도를 기록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11일 휴대전화 가상번호(안심번호)(78.9%)와 유선전화(RDD/21.1%)를 이용해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0%p 수준이며, 응답률은 15.4%다. 2018년 1월 말 기준 행정자치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 지역, 연령별 가중치를 적용했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남경필 경기지사 ⓒ뉴시스
남경필 경기지사 ⓒ뉴시스

경기지사 선거의 변수, ‘묵시적 연대론’

이 같은 지지율 강세에 민주당은 이번에는 반드시 경기지사를 빼앗아 오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아무래도 이번 경기지사 선거는 민주당 후보와 자유한국당 후보로 압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변수는 있기 마련이다. 현재 바른미래당이 유승민 공동대표를 경기지사 후보로 내세우려고 많은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당 안팎에서는 계속해서 유 공동대표를 후보로 내세워 경기지사 선거에 뛰어들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런 가운데 보수 야당들의 묵시적 연대론이 이번 경기지사 선거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부인하고 있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안철수 전 대표를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로, 남경필 경기지사를 자유한국당 경기지사 후보로 각각 밀어주는 묵시적 연대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바른미래당은 경기지사 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고, 자유한국당은 서울시장 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음으로써 묵시적 연대를 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이에 대해 양당 모두 사실이 아니라면서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점을 이야기하면서 현실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기 시작했다. 민주당이라는 지지율 높은 거대 정당을 이기기 위해서는 묵시적 연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경기지사 선거 이슈는

이번 경기지사 선거의 가장 핵심 변수 중 하나는 복지정책이다. 이재명 시장이 그동안 복지정책을 내놓았고 남경필 지사기 이를 반대하는 입장을 취하면서 양측은 서로 공방을 벌였다. 이 공방은 경기지사 선거까지 고스란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도 청년 연금, 중고교 무상교복, 광역버스 준공영제 등이 대표적이다. 이밖에 광역서울도 문제, 미세먼지 대책, 지방분권 개헌, 경기남북부 분도 등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 남북정상회담 및 북미정상회담도 경기지사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도는 북한과 접경지역이 많은 곳이기 때문에 북한 이슈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이기도 하다. 때문에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경기지사 선거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경기도를 남북도로 분도하는 방안에 대한 고민도 커지고 있다. 경기 북부는 군사접경지역이기 때문에 경기 남부보다 상대적으로 덜 발전된 곳이다. 반면 경기 남부는 신도시가 우후죽순 난립할 정도의 발전상을 보이고 있다. 거꾸로 경기 동부는 상수도보호지역이기 때문에 발전이 덜 됐지만. 경기 서부권은 신도시가 들어서는 등 발전상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지역별로 차별성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지역 차별을 얼마나 해소할지 여부도 가장 큰 관심사다. 더불어 수도권 차별 역시 경기지사 선거를 흔들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개발이 묶이고, 지방 발전만 계속 이뤄지면서 그 차별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이 차별을 얼마나 해소할 수 있느냐도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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