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왼쪽 4번째) 국회의장을 비롯한 여야 5당 대표들이 5일 초월회 오찬 간담회를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로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당 이정미, 바른미래당 손학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문 의장,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뉴시스
문희상(왼쪽 4번째) 국회의장을 비롯한 여야 5당 대표들이 5일 초월회 오찬 간담회를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로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당 이정미, 바른미래당 손학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문 의장,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뉴시스

【투데이신문 남정호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대표들은 5일 초월회 두 번째 정례모임을 갖고 현안에 대해 논의했으나,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과 사법농단 특별재판부 구성에서는 이견을 드러냈다. 다만, 선거제도 개혁과 음주운전 처벌법인 일명 ‘윤창호법’의 조속한 통과에 의견을 모았다.

문 의장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바른미래당 손학규, 민주평화당 정동영,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초월회 정례 오찬 회동을 갖고 여러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문 의장은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국회가 최하위 신뢰도를 받은 것을 언급하면서 “의장 임기 동안 신뢰도가 1%라도 오른다면 어떤 노력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됐다”며 “이제 예산안 심의가 남았는데 이 문제도 12월 2일 법정시한을 꼭 지켜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의장으로 있는 한 국회를 혁신하면서 신뢰도를 제고하기 위해 혁신자문위원회를 구성해 하나둘씩 점검하고 있다”며 “머지않아 사무총장이 종합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개혁에 대해 선제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새해 예산안 심사와 관련해 “그동안 언제나 세수증가율보다 예산증가율이 훨씬 낮았다”며 “세수증가율과 예산증가율이 항상 같이 가줘야 재정이 정상적으로 집행되는데 그러지 못했다. 이번 예산 잘 심의해 재정이 경제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야당의 협조를 구했다.

이어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을 강조하며 “판문점 선언 비준을 자꾸 늦출수록 남북관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가능하면 이번 정기국회서 매듭지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평화당 정동영 대표도 “이 문제는 행정부의 문제가 아니라 역사적인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며 “정기국회 안에 판문점 선언 비준동의를 국회가 초당적으로, 역사적인 관점에서 한다면 한반도의 운명을 한반도에 살고 있는 동시대인들이 결정한다는 점을 추동하게 될 것이고, 국회의원 300명의 자부심도 커질 것”이라면서 정기국회 내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을 지지했다.

반면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어차피 국회서 처리되겠느냐. 평양선언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비준하면서 엇박자가 났다”며 “어차피 남북철도연결사업이 미국의 제재 때문에 안 되지, 국회에서 동의 안 해줘서 안 되는 게 아니다. 구체적인 예산이 나올 때 국회에서 비준동의 해야 한다”고 다른 목소리를 냈다.

사법농단 사건 특별재판부 설치와 관련해서도 여야 간 이견이 갈렸다. 이해찬 대표는 “사법부가 이렇게까지 심하게 농단을 부렸을 것이라 생각 못 했다”며 “특별재판부를 구성해 공정한 판결이 나도록 여야가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고, 정의당 이정미 대표도 “사법부 자체에서 문제해결이 안 되면 입법부가 이걸 견제하라고 헌법에 탄핵조항이 있다고 본다”며 “이제는 입법부의 권한을 최대한 활용하고 사법부에 대한, 사법농단에 대한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입법부가 나설 때”라고 강조하면서 특별재판부 설치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손학규 대표는 “당 전체 의견이 이건 입법부가 사법부 권한을 자칫 훼손하는 데 안 된다는 입장”이라며 “사법부에서 독자적으로 독립성과 자주성을 지킬 수 있는 방안을 만들길 바란다”면서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반면 여야 5당 대표는 선거제도 개혁과 관련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이해찬 대표는 “연동형 비례제를 도입해 비례성이 제대로 발휘돼야 한다는데 기본적으로 우리 당은 동의하는 입장”이라며 “다만 의석수 등은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판단해야 하는데 정개특위서 심도 있게 다뤘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손학규 대표도 연동형 비례제를 언급하며 “국회의 권능 강화를 위해서도 선거법 제도개편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고, 정동영 대표 역시 “초월회에서 선거제도 개혁과 관련해 이번 정기국회 안에 마무리 짓자는 방향, 목표가 나온다면 국민들에게 큰 희망과 기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정미 대표는 “선거제도를 개혁하자는 말만 하고 현실적인 방안에 침묵한다면 떳떳하지도 당당하지도 않다고 본다”며 “정말 그걸 하겠다면 360석 늘리되, 기득권문제 조금씩 내려놓고 국민들에게 좋은 정치제도를 드리겠다고 큰소리로 얘기해야 한다”고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보다 적극적인 입장을 촉구했다.

한편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주요 현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낀 채, 음주운전 처벌법인 일명 ‘윤창호법’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사회 여러 형평성, 양형을 갖고 얘기가 있을 수 있겠지만, 이 법이 여야합의로 빠른 시일 내 합의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고, 이에 다른 대표들도 의견을 같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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