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필리핀 마닐라 해외연수 중 집단 성매매 증언
지역여성단체 등 시민사회, 철저한 조사와 처벌 촉구

 

전남여성인권지원센터 등 지역 여성단체 및 시민사회는 고흥군 수협의 해외 성매매 의혹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며 15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남여성인권지원센터
전남여성인권지원센터 등 지역 여성단체 및 시민사회는 고흥군 수협의 해외 성매매 의혹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며 15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남여성인권지원센터

【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수협중앙회가 해외연수 집단 성매매 의혹을 받고 있는 전라남도 고흥군 수협 조합장 및 임직원을 대상으로 특별감사에 착수한다. 특히 고흥군 수협 조합장의 경우 김 양식장에 염산을 살포한 혐의로 지난해 경찰 조사를 받은 전력도 있어 지역사회의 비판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15일 수협중앙회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고흥군 수협 성매매 의혹과) 관련해 오는 16일부터 18일까지 2박 3일간 특별감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흥군 수협 등 업계에 따르면 해당 조합의 임직원 41명은 지난 2018년 4월 16일부터 19일까지 2박 4일간 필리핀 마닐라로 해외연수 떠났다. 이 과정에서 집단 성매매 의혹이 불거졌는데 해외연수 중 마련한 저녁 술자리에 참석한 일부가 단체로 성매매를 했다는 증언들이 나온 것이다.

이번 필리핀 해외연수에는 고흥군 수협 이홍재 조합장을 비롯해 이사, 감사, 대의원, 수행직원 등이 함께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지역사회로부터 터져 나온 성매매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국내법의 속인주의 원칙에 따라 관련자들에 대한 형사처벌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전남 지역 시민단체도 이와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철저한 조사와 처벌, 자진사퇴 등을 촉구하며 비판에 나섰다.

이날 고흥 수협 앞에 모인 전남여성인권지원센터 등 여성단체 회원들은 “고흥군 수협 조합장 및 임직원의 필리핀 집단 성매매 의혹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엄중 처벌하라”며 “일선 면지역 대의원의 ‘노래방에서 필리핀 여성 파트너들과 2차 선택을 하면 이름을 적고 돈을 걷는 것을 현지에서 직접 목격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어 조합원을 비롯한 군민들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분노하고 실망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여성단체 회원들은 이어 “한국 남성들의 해외 성매매는 현지 여성과 아동을 위험에 빠뜨리고 그들을 이용한 성 착취와 인신매매 범죄에 가담하고 성산업을 조장하며 동조하고 있는 것”이라며 “집단 성매매 의혹 관련자들을 철저히 수사해 법률에 의한 합당한 처벌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다만 조합장 및 일부 대의원들은 제기된 성매매 의혹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해명에 나섰다.

고흥군 수협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억울하다는 목소리가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당시 해외연수 참여자들이) ‘회식 이후 노래방 정도만 갔고 다 같이 정리하고 숙소로 들어왔다’고 해명하고 있다”라며 “외국에 나갔으니 자유시간을 주긴 했는데 집단으로 합의하고 움직이고 하진 않았다는 것이 당사자들의 설명이다”라고 전했다.

고흥군 수협 조합장 역시 “저녁 식사 후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긴 했지만 집단성매매 의혹을 살만한 일은 없었다”며 “나중에 숙소에서 개별적으로 빠져나갔는지 여부는 알 수 없으나 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일부 세력이 진흙탕선거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고 해명을 내놨다.

하지만 고흥군 수협 이홍재 조합장은 과거에도 도덕성 논란에 휩싸였던 전력이 있는 만큼 집단 성매매 의혹에 대한 지역사회의 비판은 쉽게 잠잠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조합장은 지난해 12월 경 김 양식장에 공업용 염산을 살포하고 있다는 고발장이 접수돼 경찰의 수사를 받았다. 이 조합장이 김에 낀 해조류를 제거하기 위해 폐 염산을 사용했다는 증언이 나온 것이다. 무기산으로 이뤄진 공업용 염산은 인체의 손상을 유발할 수 있고 해양생태계 파괴의 원인으로 지목돼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당시 고발인은 이밖에도 이 조합장이 물김연합회장을 맡으면서 김양식장 배정에 대한 권한을 휘두르는 등 어민들의 불만이 크다고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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