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가 26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제20회 서울퀴어문화축제 개최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왼쪽부터)한채윤 서울퀴어퍼레이드 기획단장, 강명진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 안성민 문화연대 사무처장, 신지예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양은오 한국퀴어영화제 집행위원장. 사진제공 =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가 26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제20회 서울퀴어문화축제 개최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왼쪽부터)한채윤 서울퀴어퍼레이드 기획단장, 강명진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 안성민 문화연대 사무처장, 신지예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양은오 한국퀴어영화제 집행위원장. <사진제공 =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투데이신문 김태규 기자】 올해 20주년을 맞는 서울퀴어문화축제가 5월말 개최된다.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26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스무 번째 도약, 평등을 향한 도전!”이라는 슬로건으로 5월말부터 6월초까지 총 2주간 제20회 서울퀴어문화축제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0년 9월 8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열린 제1회 퀴어문화축제를 시작으로 올해 20회째를 맞는 서울퀴어문화축제는 한국사회에 성소수자의 존재를 알리고 성소수자의 자긍심을 고취하며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 해소와 인식 변화를 이루기 위해 매년 개최되는 공개문화 행사다.

조직위는 “정부에 직접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올해 서울퀴어문화축제의 슬로건을 ‘스무 번째 도약, 평등을 향한 도전!’으로 채택했다”며 “정부가 혐오세력의 눈치를 보던 태도를 버리고 성소수자를 비롯한 사회적 약자의 보편적 권리 보장을 위한 제도적 의지를 보여야 하며 평등한 사회를 이루기 위한 국가적 차원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9년은 성소수자 인권 운동의 시초라 할 수 있는 뉴욕 스톤월 항쟁 50주년이 되는 해이며 서울퀴어문화축제 또한 20주년을 맞이하는 해”라며 “아시아에서도 대만을 시작으로 결혼제도에서의 성소수자의 보편적 권리 보장을 위한 변화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사회의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더 특별하고 더 의미있는 축제를 개최하기 위해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인행사인 ‘서울퀴어퍼레이드’는 6월 1일 서울광장에서 열릴 예정이며 대규모 부스 프로그램, 무대공연, 거리를 행진하는 퍼레이드로 구성된다. 퍼레이드 전날에는 성소수자와 앨라이(지지자)들이 서울광장에 모여 분홍색 불빛으로 분홍색 점을 만드는 ‘서울핑크닷’ 행사도 열린다.

아울러 축제기간 동안 커밍아웃한 레즈비언이며 독일 호스피스 대모로 불리는 김인선씨 등 3명의 강연자들의 ‘연속강연회’가 열리며, 6월 5~9일에는 서울 소재 극장에서 ‘퀴어, 넘다’를 주제로 한국퀴어영화제가 개최된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안성민 문화연대 사무처장, 신지예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이 참석해 지지발언을 했다.

안 사무처장은 “혐오사회에 저항하고 문화다양성을 보듬은 서울퀴어문화축제를 지지하고 연대한다”며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온몸으로 ‘평범하지 않은’ 세상을 꿈꾸는 날인 서울퀴어문화축제가 더 많은 평범하지 않은 이들의 목소리가 한데 어울리는 자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평등을 향한 노력은 허무한 발버둥이 아닌 불평등한 구조를 바꾸려는 노력”이라며 “서울퀴어문화축제의 도전은 성소수자만의 도전이 아닌 평등을 향한 한국사회의 도전이자 미래를 향한 전진”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조직위는 이날 서울시청에 서울광장 사용신청서를 제출했다.

조직위는 “더 이상 민원을 빙자한 혐오세력의 개최방해 행위에 신경쓰며 안건 상정이 더 이상 필요치 않다고 가결됐던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 심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하는 일이 되풀이되지 않아야 한다”고 서울시에 요구했다.

또 “안전을 핑계로 서울퀴어문화축제 행사장을 봉쇄한 채 참여자에게 혐오세력의 폭력을 감내하라고 요구하지 말라”며 “안전한 서울퀴어문화축제 개최와 성소수자의 보편적 권리 보장을 위해 지금까지의 방관적 태도를 버리고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주기 바란다”고 경찰과 정부에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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