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된 담판…관건은 대북 제재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된 담판…관건은 대북 제재
  • 홍상현 기자
  • 승인 2019.02.28 17: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핵화-상응조치 놓고 북미 사이 간극 커
후속 협상 통해 새 돌파구 마련될 수 있나
내년 대선 돌입하는 트럼프…올해 안에 회담 열릴 듯
김정은 서울 답방은 3차 정상회담 이후로 연기될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 하노이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단독기자회견을 마친 뒤 퇴장하고 있다.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 하노이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단독기자회견을 마친 뒤 퇴장하고 있다.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하노이 담판이 결국 결렬됐다. 양 정상은 27~28일 이틀에 걸쳐 정상회담을 가졌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날 확대정상회담과 업무오찬에 이어 예정됐던 서명식이 무산되면서 하노이 선언은 없었다. 이는 미국과 북한이 서로에 대해 아직까지 제대로 된 신뢰를 쌓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앞으로 북한과 지속적으로 대화를 갖겠다고 밝혔지만 얼마나 간극을 좁힐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북미 간 지난 70여년의 간극을 좁히기는 쉽지 않았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됐던 하노이 선언에는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 실행 계획이 있을 것이라 전망됐고, 그에 따른 상응 조치 역시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일각에서는 영변 핵시설 폐기와 플러스알파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고, 이에 대한 상응 조치로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재개를 비롯한 여러 가지 방안이 도출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그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당초 28일 오전에 단독, 확대정상회담을 가진 후 업무 오찬에 이어 선언문 서명식을 가질 계획이었다. 하지만 확대 정상회담 이후 갑작스럽게 오찬과 서명식은 취소됐다. 그 이전까지 분위기는 상당히 좋았지만 오후 들어 분위기는 급변했다.

北, 제재 완화 요구

이날 서명식이 실패한 이유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숙소인 JW메리어트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에서는 제재 완화를 요구했지만 우리는 그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비핵화 의지가 있었지만 완전하게 제재를 완화할 준비는 안 돼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현재 제재가 유지되고 있다”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북한과 계속 좋은 친구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바탕으로 유추해보면 이날 협상에서는 대북 제재가 가장 큰 논쟁이 됐던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완전한 제재 완화를 요구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거부한 것으로 예상된다. 협상결렬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도 북한과 계속 협상을 하겠다고 밝혔고,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역시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정상회담의 분위기는 좋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양 정상 간의 분위기가 좋았지만, 협상이 결렬될 것이라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김 위원장은 ‘속도’를 강조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속도조절론’을 내걸었다. 아무래도 확대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완전한 대북 제재 완화를 요구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난색을 표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각)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의 단독정상회담을 마치고 회담장 주변을 산책하며 이야기하고 있다. ⓒAP/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각)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의 단독정상회담을 마치고 회담장 주변을 산책하며 이야기하고 있다. ⓒAP/뉴시스

“北 준비되지 않아”

아울러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 협상팀과 북측 협상팀은 수주 동안 싱가포르서 합의한 바에 대해 많은 진전을 일으키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우리는 더 많은 것을 요구했고 김 위원장은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런 설명들을 취합해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에 대한 조금 더 많은 양보를 요구한 반면, 김 위원장은 완전한 대북 제재 완화를 요구한 것으로 예상된다. 즉, 서로 요구하는 내용과 수용할 수 있는 내용이 완전히 다른 간극이 생겼고, 그로 인해 결국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해석된다. 물론 이로 인해 북미 간 분위기가 갑작스럽게 경색되지는 않을 것으로 정치권은 전망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폼페이오 장관은 계속해서 ‘대화’를 강조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북한의 반응이다. 당장 내일부터 미국에 대한 반응을 어떤 식으로 내보낼 것인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일단 핵실험 등은 하지 않겠다고 자신에게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미국을 다시 협상 테이블에 나서게 하기 위한 압박용으로 비난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다음 정상회담 일정을 잡지 않은 상태에서 두 정상이 본국으로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3차 정상회담이 언제 이뤄질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북한으로서는 3차 정상회담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라도 미국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높다.

결국 핵심은 비핵화에 대한 실무회담 협상 테이블이 언제 재개될 것인가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실무회담 협상 테이블이 장기간 공전하진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나 김 위원장 모두 자국의 정치적 상황이 결코 좋지 않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이 청문회에서 폭탄 발언을 쏟아내면서 정치적으로 코너에 몰린 모습이다. 김 위원장 역시 이번 정상회담에서 아무런 결실을 맺지 못하고 북한으로 돌아가면 강경파로부터 정치적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실무협상을 통해 이 상황을 돌파해야 하기 때문에 협상 테이블은 언제든지 열릴 수밖에 없다. 아울러 이미 국제사회에서 비핵화와 대북제재 완화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에 협상을 쉽게 포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북미 간 협상은 당분간 휴지기를 가질 것으로 예측되지만, 다음 북미정상회담은 올해 안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 이유는 내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임을 위한 대선에 돌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내년으로 협상이 넘어가게 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때문에 신경을 쓸 수 없기 때문에 올해 안에 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복잡해지는 국내 사정

이로 인해 국내 사정 역시 상당히 복잡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일단 보수야당들은 북한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역시 뒤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비핵화 협상 서명문에 사인을 한 후에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다음 3차 북미정상회담 이후로 미뤄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