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춘 인천시장이 17일 인천시 남동구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서구·영종·강화 지역 붉은 수돗물 피해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인천시
박남춘 인천시장이 17일 인천시 남동구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서구·영종·강화 지역 붉은 수돗물 피해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인천시

【투데이신문 김태규 기자】 인천 서구 붉은 수돗물(적수)이 사태가 19일째 이어지면서 장기화되고 있다.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인천 서구 적수 유입에 따른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서구 지역의 맘카페를 중심으로 수돗물을 틀면 적수가 나온다는 제보가 이어졌다.

청원자는 “인천 서구 검단, 검암 전역에 걸쳐 산발적으로 제보가 잇따랐고 현재는 청라지역도 해당된다고 한다”며 “정도가 심해 식수로는 전혀 사용하지 못할 만큼 육안으로 부유물이 확인되기도 하고 불과 10분 만에 하얀 샤워기 필터가 갈색으로 변한다”고 토로했다.

지난 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인천 ‘붉은 수돗물’ 해결 청원. 사진출처 =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지난 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인천 ‘붉은 수돗물’ 해결 청원. 사진출처 =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초등학생 아이를 키우고 있는 서구 주민 박모씨는 “5월 30일에 집 인근의 소화전에서 검사를 위해 물을 뺀다고 하더니 적수 사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그간 학교 급식도 빵과 유제품으로 대체됐다가 오늘에서야 생수를 사용해 음식을 만들어 급식을 제공했다”며 “학교에서 식기를 세척하기 어렵다고 해 개인용 수저를 아이에게 들려 보냈다”고 말했다.

집에서도 생수를 사용해 음식과 설거지를 한다는 박씨는 “구청이나 동사무소에서는 (보상을 위해) 생수를 구입한 영수증을 보관하라고 하지만 이 사태가 얼마나 지속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이렇게 생활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답답함을 드러냈다.

적수 현상은 지난달 30일 발생했다. 적수 현상으로 인해 서구·영종·강화 지역 1만여 가구가 피해를 겪고 있으며, 이 지역의 학교들은 생수를 사용해 급식을 제공하거나 대체 급식을 시행하고 있다.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지난 5월 30일 풍납취수장, 성산가압장 전기설비검사를 실시하면서 시민불편을 우려해 단수 없이 수돗물 공급 체계 전환 작업을 진행했으나 이 과정에서 기존 관로의 침전물이 탈락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천 서구 모 초등학교에서 지난 10일(왼쪽)과 14일 제공된 대체급식. 사진제공 = 인천 서구 주민 박모씨
인천 서구 모 초등학교에서 지난 10일(왼쪽)과 14일 제공된 대체급식. 사진제공 = 인천 서구 주민 박모씨

“이번 주 안으로 수질 개선될 것”

사태가 장기화되자 16일 유은혜 교육부총리는 지난 16일 인천을 방문해 학교 급식 차질 현황 등을 보고받고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유 부총리는 인천시교육청에서 열린 ‘인천 붉은 수돗물 발생 현장 점검회의’에서 “급식정상화를 위해 시교육청에 특별교부금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시정을 책임지고 있는 시장으로서 참담한 마음”이라며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로 죄송하다. 거듭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이번 주 안으로 가시적인 수질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며 “이달 하순에는 기존의 수질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상하수도 요금 감면 범위, 음용수 구입비용 보상 기준, 필터 교체 비용 지원 기준 등을 마련했다”며 “가이드라인을 세세하게 공지해 현 사태가 마무리되는 대로 즉시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천시가 발표한 ‘수질피해지역 피해지원 방안’에 따르면 시는 ▲수질피해발생 이후부터 종료시까지 상·하수도 요금 전액 면제 ▲저수조 청소 실비 지원 ▲진료비 실비 지원 ▲필터교체 실비 지원 ▲시민평균 이용기준 음용수 구입비 지원 ▲수질검사비 지원 ▲피해지역 경영안정을 위한 융자특례보증 지원 등 피해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지난 7일 환경부, 한강유역환경청, 국립과학원, 한국환경공단, 수자원공사, 전문가 등 18명으로 구성된 정부 원인조사단(이하 조사단)은 오는 18일 적수사태 조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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