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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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LG화학에 이어 삼성SDI 배터리가 탑재 된 에너지저장장치(ESS)에서도 화재가 발생됐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김해시 한림면 장방리 소재 750kW급 규모의 태양광발전소 ESS에서 지난 27일 화재가 발생했다. 지난 21일 경남 하동의 ESS에서 불이난지 6일만이다. 지난 6월 정부가 민관합동 원인조사위원회 통해 조사결과와 대책을 발표한 이후로는 5번째 ESS 화재다.

이로써 지난 2017년 이후 지금까지 ESS 화재는 모두 28건으로 늘어났다. 앞서 조사위에서 ESS 화재 원인으로 배터리를 직접 지목하진 않았다. 명확한 화재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가운데 화재가 반복되면서 배터리 제품 안전성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조사위에서 살펴본 23건의 ESS 화재 중 LG화학 배터리와 관련된 화재는 14건, 삼성SDI 배터리는 9건이었다. 지금까지 주목받은 곳은 LG화학이었다. 앞서 지난 6월 민관합동 조사위 조사에서도 화재의 직접 원인으로 지목되진 않았지만 해당 배터리 결함이 확인된 바 있다. 직전 발생한 하동 ESS에도 LG화학 배터리 제품이 탑재됐었다.

하지만 이번 ESS화재에는 삼성SDI 배터리가 장착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삼성SDI 또한 제품 안전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이번 사고로 삼성SDI 제품이 탑재된 ESS화재가 10건으로 늘어났다. 정부 발표 이후인 올해 9월 24일 발생한 평창 ESS 화재 배터리 제조사도 삼성SDI였다.

이번 화재에 앞서 삼성SDI는 ESS 화재와 관련해 제품 안전성을 강조해왔다. 삼성SDI는 지난 14일 ESS화재와 관련해 고강도 안전 대책을 마련했다. 삼성SDI는 2000억원을 투입해 국내 사업장 1000여 곳에 특수 소화시스템 관련 조치를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3일에는 화재 확산 차단용 특수 소화시스템을 적용한 ESS 모듈 화재 테스트 현장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삼성SDI는 자사 배터리가 탑재 된 ESS에서 화재가 발생해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삼성SDI 관계자는 “이번 화재가 발생한 ESS에 탑재된 배터리 등은 최근 시연한 소화시스템 기술과는 무관한 제품”이라며 “아직 화재사고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다. 결과가 나올 때 까진 지켜봐야한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ESS 화재가 반복되면서 삼성SDI에 대한 시장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삼성SDI는 올해 3분기 전년동기대비 31.3% 감소한 166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조5679억원으로 1.8% 늘었다.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한 것은 주력인 ESS의 국내 공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ESS는 연이은 발화로 인해 사실상 국내 판매가 중단된 상황이다.

삼성SDI는 ESS 악재와 관련해 안전성 강화 대책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권영노 삼성SDI 경영지원실장(부사장)은 지난 29일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그동안 세계 시장을 이끈 국내 ESS 산업이 자칫 한 번에 무너질 수 있단 위기감을 느꼈다”며 “그래서 당사는 ESS 산업의 리딩 기업으로서 선제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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