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지현 기자】 이상문학상과 동인문학상을 연달아 수상한 권지예 작가가 10년 만에 펴낸 소설 <베로니카의 눈물>이 출간됐다.

<베로니카의 눈물>은 하나의 중편과 다섯 개의 단편으로 묶인 소설집이다. 소설은 파리와 발칸반도 등 ‘이국’과 ‘낯선 장소’라는 장치를 적극 활용해 인물 사이에 느껴지는 미묘한 감정의 변화를 그린다. 여행을 통해 서서히 드러나는 관계의 진면으로 우리 삶의 방식에 대해 되돌아보게 한다.

표제작인 〈베로니카의 눈물〉은 한국에서 쿠바까지 글을 쓰기 위해 날아 온 모니카와 집의 관리인 베로니카가 유대감을 쌓아가는 이야기다. 낯선 관계와 낙후된 환경에서 현지인 베로니카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 모니카와 그런 모니카를 친근하게 대하는 베로니카의 모습이 이어지며 둘의 관계는 ‘쿠바 엄마와 딸’로 발전한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이야기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펼쳐진다.

다른 작품도 마찬가지다. 문학평론가 소영현은 작품 해설을 통해 “일상의 윤곽은 일상을 벗어나면서 좀 더 뚜렷해진다. 여행을 통해 오히려 일상의 숨겨진 이면을 좀 더 날카롭게 들여다보게 하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일상의 이면’은 <베로니카의 눈물>에 실린 여섯 편의 소설을 관통하는 메시지다. 내가 잘 알고 있다고 믿었던 것들은 착각이었고,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도 나만의 해석인 것이다. 이렇듯 <베로니카의 눈물>은 지나치게 일상적이어서 오히려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는 것들을 유심히 들여다보게 하며, 그것은 주로 낯선 공간에 여행이란 이름으로 던져진 사람들 사이의 관계와 진심을 통해 드러나게 된다. 

일상의 시간을 잡아 늘이는 여행의 시간을 제시하는 <베로니카의 눈물>의 저자 권지예는 1997년 <라쁠륨>으로 등단했다. 소설집으로 <퍼즐>, <꽃게무덤>, <폭소>, <꿈꾸는 마리오네뜨> 등이 있다. 2002년에 이상문학상을 수상하고 2005년에 동인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배우 하정우는 추천사를 통해 “이 소설을 읽은 후 갑자기 비행기 표를 끊어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라며 “그녀의 소설에는 독자의 가슴을 잡아끄는 강렬한 힘이 있다”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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