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한영선 기자】 지난해 국내 주요 상장사 100곳의 CEO급 등기 사내이사의 1인당 평균 보수는 7억6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100곳 중 사내이사 1인당 평균 보수가 가장 높은 곳은 삼성전자였고, 미등기 임원은 SK하이닉스가 가장 많은 보수를 받았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가 2일 발표한 ‘국내 주요 상장사 100곳의 2019년 기준 CEO급 등기 사내이사와 미등기 임원 1인당 평균 보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CEO급 사내이사 1명당 평균 보수는 7억6590만원으로 집계됐다. 100곳 중 25곳은 CEO급 사내이사 평균 보수가 10억원 이상 이었다.

CEO급 등기임원 보수가 가장 높은 곳은 대한항공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사내이사 4명에게 총 532억원을 지급해 1인당 평균 보수액은 133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등기 사내이사 총 보수에 고(故) 조양호 회장의 퇴직금 포함 보수 510억원이 반영돼 실질적으로 보수가 가장 높은 것은 아니다. 

특정인의 퇴직금을 제외하고 평균 보수가 가장 높은 곳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사내이사 4명에게 120억원의 보수를 지급했고 1인당 평균 보수는 30억원 정도였다. 김기남 부회장(34억5100만원), 이상훈 이사(31억3500만원) 고동진 대표이사(28억2800만원), 김현석 대표이사(25억5800만원) 순으로 보수가 높았다. 

삼성전자 다음으로는 LG전자(26억1800만원), GS건설(26억700만원), 현대자동차(22억500만원) 3곳이 20억원을 넘었다. 이어 두산인프라코어(19억6900만원), SK텔레콤(18억4900만원), CJ제일제당(18억2300만원), 삼성카드(17억6000만원), 미래에셋대우(16억8200만원), 네이버(14억8900만원) 등으로 파악됐다. 

상장사 100곳 중 28곳은 CEO 1인당 평균 보수가 5억~10억원 미만이었다. 조사 대상 100곳 중 CEO 평균 보수가 딱 가운데인 기업은 평균 5억6500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CEO급 사내이사와 달리 미등기 임원 보수는 순위가 다소 달랐다. 상장사 100곳 전체의 일반 임원 1인당 평균 보수는 2억6690만원이었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SK하이닉스가 임원 한 명당 평균 6억6000만원을 지급해 가장 높았다. 이 회사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해 일반 임원 180여명에게 총 1200억원(퇴직금 포함)의 보수를 지출했는데 1인당 평균액은 6억원이 넘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포함된 전자업의 경우 CEO 1인당 평균 보수는 18억9460만원이고 미등기 임원은 4억9880만원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두 임원 집단 간 격차는 3.8배였다. 

‘정보통신업’은 CEO 1인당 보수가 14억5230만원일 때, 일반 임원은 4억2950만원 수준으로 3.4배 격차를 보였다. ‘금융업’은 CEO와 일반 임원 보수가 각각 11억4690만원, 3억2220만원으로 3.6배 차이났다. 이와 달리 ‘전기가스업’ CEO는 평균 2억4700만원을 받아 조사 대상 20개 업종 중 가장 낮았다. 미등기 임원 보수는 1억7300만원으로 CEO와의 차이도 1.4배밖에 나지 않았다.  ‘농수산업’도 CEO와 일반 임원 보수는 각각 2억5170만원, 1억2760만원으로 조사됐다. 

이번 발표와 관련해 오일선 소장은 “금융감독원에서 지난해부터 미등기 임원 보수도 별도 공시하도록 규정이 바뀌며 등기임원과 미등기 임원의 보수 격차를 어느 정도 파악해볼 수 있게 됐다”며 “특히 CEO 보수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수준을 지금보다 높이려면 기업마다 CEO 보수를 객관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지급하는 기업문화가 확산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