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국내 시가총액 100대 기업에서 주식재산이 100억원이 넘는 오너가 아닌 임원은 16명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주식부자 1~3위까지 게임업체 펄어비스 임원들이 차지한 가운데 1위에 이름을 올린 임원의 주식재산은 1000억원이 넘었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는 1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내 시가총액 100대(大) 기업 내 비(非)오너 임원 주식평가액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이달 10일 기준 시가총액 100대 기업의 오너 일가(오너 및 친인척)를 제외한 임원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 시총 100대 기업에서 비오너 출신 임원이 1주 이상 주식을 보유한 경우는 2900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지난 10일 기준 주식재산이 10억원을 넘는 임원은 137명(4.7%)이었다.

이 중 10억원대가 71명, 20억원대 24명, 30억원대 9명, 40억원대 6명, 50억원대 6명, 60억~90억원대 5명이었다. 5~10억원 사이는 114명, 1억~5억원 사이는 634명으로 집계됐다.

1억원 미만은 2000명 정도로 조사 대상자 중 가장 많았다. 70% 정도는 주식평가액이 1억 원 미만이었다.

비오너 주식갑부 1~3위는 게임업체 펄어비스 임원들이 싹쓸이했다. 이 중 주식부자 1위는 펄어비스 창립 멤버이기도 한 서용수 사내이사가 차지했다. 공식적으로 그래픽 개발 총괄을 맡고 있는 서 이사는 펄어비스 주식 67만2439주를 보유 중이다. 지난 10일 종가(20만 6100원)기준으로 계산한 서 이사의 주식가치는 1385억원으로 평가됐다.

같은 회사 주식을 각각 44만주 이상 보유하고 있는 윤재민(923억원) 부사장과 프로그램 총괄 지희환(912억원) 사내이사의 주식재산 가치도 10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셀트리온헬스케어 김형기 대표이사의 주식평가액은 45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는 김 대표는셀트리온헬스케어 주식 10만9242주와 셀트리온 주식 13만6638주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김태한 대표이사는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 4만5000주를 보유하고 있는 김 대표의 주식평가액은 지난 10일 종가기준으로 343억원에 달했다. 작년 9월 10일 주식평가액 128억원에서 1년 사이에 김 대표이사의 주식재산이 214억원이나 크게 불어났다.

6위를 차지한 셀트리온 기우성 대표이사의 주식재산도 338억원에 달했다. 기 대표 역시 지난 해 9월 10일 주식평가액은 178억원에서 1년 새 주식가치가 160억원이나 증가했다.

7위 알테오젠 이상미 상무(274억원), 8위 셀트리온홀딩스 유헌영 부회장(239억원), 9위 펄어비스 정경인 대표이사(226억원), 10위 엔씨소프트 배재현 부사장(208억원) 모두 200억원대 이상 주식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100억원대 비오너 주식갑부도 6명이나 됐다. 이중 상장사 작년 매출 기준 100대 기업에 포함되는 비오너 임원으로는 삼성전자 김기남 부회장이 유일했다. 김 부회장은 삼성전자 주식을 20만 주 갖고 있는데 지난 10일 종가 5만9200원으로 계산한 주식재산은 118억원으로 평가됐다.

이외 셀트리온 장신재(168억원) 사장, 씨젠 허노중(146억원) 감사, 제넥신 서유석(131억원) 전무, 알테오젠 이민석(115억원) 전무, 셀트리온 윤정원(112억원) 수석부사장도 주식평가액이 100억원을 넘었다. 특히 작년 9월 10일 기준으로 씨젠 허노중 감사는 12억원, 알테오젠 이민석 전무는 3억원 정도에 불과했다. 1년 사이 씨젠의 주식가치는 1098.6%, 알테오젠은 525.6% 상승했다.

연령별로 비오너 임원 중 100억원 넘는 슈퍼부자 중 19080년대생은 정경인 대표이사와 서용수 사내이사 두 명 뿐이었다. 두 임원은 모두 1980년생으로 동갑내기다. 1970년대 생 중에서는 제넥신 서유석(1970년생) 전무, 엔씨소프트 배재현(1971년생) 부사장, 펄어비스 지희환(1972년생) 사내이사 세 명이 100억원 이상 주식부자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CXO연구소 소장은 “코로나19 상황에서 게임과 바이오 종목 회사들의 주가가 오르면서 주식재산이 100억 원 넘는 비오너 출신 임원들이 대거 등장한 반면 매출 덩치가 크고 전통 제조 산업은 오히려 주가가 떨어져 주식으로 재미를 본 임원들이 많지 않아 대조를 보였다”며 “전문경영인을 비롯해 임원들이 자기 회사 주식을 어느 정도 수준으로 보유하고 있는 지 여부 등을 살펴보면 그 회사의 향후 주식 가치를 가늠해보는 작은 척도로도 활용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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