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 근대 의료 교육에 기여...한국인 의사 배출 시스템 정착 성과
에비슨 정신 이어받은 조선인 졸업생들, 의료·독립운동 등 다양한 족적

【투데이신문 임혜현 기자】 우리나라에서 처음 의사 면허를 발급받은 의사 7명의 이름과 얼굴을 재확인하는 등 의료사 바로알리기에 의미가 있는 ‘올리버 R. 에비슨 자료집Ⅵ - 한국의 첫 면허 의사 배출’이 발간됐다.

6일 연세대학교 의료원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 최초의 면허 의사는 1908년 세브란스병원 의학교에서 배출됐다. 

[사진제공=도서출판 선인]
[사진제공=도서출판 선인]

7명의 졸업생은 졸업식 다음 날 대한제국 내부 위생국으로부터 한국 의사 면허의 효시가 된 의술개업인허장 1~7번을 발급받았다.

의학 전문성을 인정받은 조선인 의사의 탄생에는 캐나다 선교사 올리버 R. 에비슨(Oliver R. Avison)의 역할이 가장 컸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의사로서 안정된 삶을 살던 에비슨 박사는 ‘환자가 있는 곳으로 가는 것을 의사의 사명’으로 생각하고 1893년 조선에 처음 왔다.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고종의 옻 중독을 치료해 왕실 의사가 됐고,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병원인 제중원의 운영을 맡으며 환자 치료의 기반을 마련했다.

에비슨 박사는 조선인들이 서양 의사의 도움 없이 스스로를 치료하는 데에 이르길 원했다. 

당시 세브란스병원 의학교를 다니던 박서양을 비롯해 학생이 대부분이 영어와 기초 과학에 익숙하지 않았다. 이에 에비슨 박사는 김필순과 함께 의학 교과서를 국문으로 번역해 출판했다. 우리나라 최초 면허 의사 탄생의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세브란스병원 의학교 1회 졸업생 7명 전원은 다시 조선인 의사 양성에 힘썼고, 일부는 독립운동에 참여하는 등 우리나라 근대화에 두루 기여했다. 

당시 세브란스 정신은 이후 세브란스 의학교가 옛 연희대학교와 통합하면서 오늘날 연세대학교로 이어지고 있다. 연세대는 의대를 두고 있으며 곳곳에 병원을 운영, 지금도 실력있는 의료인을 배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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