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1조원 회수·성장률 정체, 매각설 힘 실어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G마켓과 옥션 등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의 매각설이 또다시 제기됐다. 사측은 사실무근이라며 일축했지만 15년 연속 흑자를 내고 있는 이베이코리아의 매각이 성사될 경우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판도가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이베이가 지난해 말 한국 법인 매각을 위해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매각 주관사로 공동 선임했다는 ‘이베이코리아 매각설’이 최근 제기됐다. 

해당 매각설에는 5조원에 달하는 매각 규모와 함께 국내외 대형 사모펀드와 유통 대기업 등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와 관련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매각설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매각과 관련한 어떠한 상황도 공유받지 못했고 진행 사항 또한 없다”고 일축했다. 

이베이코리아의 매각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8년에도 주관사만 바뀐 채로 이베이코리아가 매물로 나올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당시에도 이베이코리아는 매각설이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같이 이베이코리아의 매각설이 잇따라 불거지는 가운데, 그 배경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본사의 투자금 회수와 함께 점차 줄어드는 국내 점유율 등이 꼽힌다.

미국 이베이는 지난 2001년 2월 영국법인(이베이KTA)를 통해 옥션(이베이옥션) 지분의 절반 규모를 1506억원에 인수했다. 2003년부터는 총 7000억여원에 해당하는 옥션 잔여지분을 모두 매입해 옥션의 99.99% 주주가 된 후 이를 자진 상장 폐지했다.

이후 2009년에는 총 1조6000억원을 투자해 G마켓 지분 99%를 사들이고 나서 옥션과 마찬가지로 G마켓을 상장 폐지했다. 이후 옥션과 G마켓을 합병해 한국 내 사업을 전개한 이베이는 2018년까지 줄곧 오픈마켓 시장 1위를 지켜왔다.

이베이는 2016년부터 이례적인 대규모 배당에 나섰는데, 이는 매각설이 불거지게 된 이유 중 하나다. 이베이코리아는 2016년에 1391억원, 2017년에 1613억원 규모의 배당을 실시했다. 2018년에는 배당이 이뤄지지 않았으며 2019년에는 유상감자를 실시해 7000억원 가량의 배당을 실시했다. 

이처럼 총 1조원 가량의 배당이 이뤄진 것을 두고 이베이 측이 투자금을 회수하려는 움직임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현재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이 최소 5조원의 가치가 예상되는 만큼 매각을 실시할 경우 본사 투자금액의 최대 세배까지 이익을 남길 수 있는 상황이다.

이베이코리아는 18조원을 웃도는 거래액과 함께 국내 전자상거래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15년째 흑자를 내고 있다. 

다만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 2010년 20% 기록 이후 지속적으로 정체를 보이고 있다. 매출 성장률 또한 시장 평균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2019년 전체 이커머스 시장 성장률은 14.2%였지만 이베이코리아의 매출 성장률은 12%에 그쳤다. 

이는 쿠팡과 티몬 등이 빠른 속도로 적자 규모를 메워나가고 있고 11번가가 아마존과 손잡고 사세 확장에 나선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강점이었던 오픈마켓 부문 또한 네이버의 활약으로 전망이 밝지 않은 상태다. 이처럼 수익성은 보장돼 있지만 국내 점유율이 갈수록 떨어져 가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이베이코리아 매각설이 힘을 얻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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