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 고장으로 방문했지만 이력 인정 안 돼 답답
청원인 “한국 철수 이유로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아”
KCC모빌리티 “전산 이관 끝나면 정상 서비스 가능”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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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한국닛산의 철수가 이뤄지면서 AS 등 서비스 품질 저하에 대한 소비자들의 고심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한 차주는 한국닛산이 떠난 이후 과거 점검 이력에 대한 인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향후 차량 고장에 대한 책임있는 해결이 가능한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8일 자동차업계에 다르면 한국닛산은 예정대로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한국시장 철수를 단행했다. 앞서 한국닛산은 지난 5월 중장기적 수익구조 확보를 위해 한국시장에서 철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국닛산은 철수 계획을 발표하며 “이번 철수는 글로벌 차원의 전략적 사업개선 방안의 일환으로, 중장기적으로 전 세계 시장에서 건전한 수익구조를 확보하고 지속 가능한 사업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본사에서 내린 최종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글로벌 닛산은 2019년 회계연도 기준 6712억엔(한화 약 7조7200억원)의 적자를 내며 이미 경영난에 직면한 상태였고, 한국 철수 및 동남아 시장 축소 방침과 함께 ‘3000억엔’ 고정비 절감을 위해 잉여 설비와 생산성이 낮은 영역을 줄여 나가겠다는 지침을 내세웠다. 

이후 한국닛산은 이용자들이 지금과 동일한 수준의 품질보증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용자들의 우려는 시장에 즉각 반영됐다.  

실제 온라인 중고차 경매 서비스 헤이딜러에 따르면 한국닛산 차량의 매도 요청은 철수 발표를 기점으로 2주전에는 47대에 불과했지만 발표 2주 후 208대로 늘어났고, 닛산의 프리미엄 브랜드 인피니티도 같은 기간 58대에서 219대로 매도 요청이 증가했다.  

이밖에 철수 발표 직전 차량을 구매했던 차주들은, 철수 계획을 부인했던 닛산을 믿고 차량을 구매했던 만큼, 손해배상이나 위자료 청구 등의 절차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공유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한국지사 철수가 단행된 상황에서 크고 작은 고장이 발생할 경우 책임 있는 해결이 가능할 지에 대한 의문이 고개를 들고 있다. 

닛산 인피니티 Q50S를 소유하고 있는 이모(38)씨 새해 첫날 ‘닛산본사 한국철수로 Q50S 하이브리드 미션 문제 관련 추가 인명피해 발생 방지 요청’이라는 제하의 국민청원을 게재하고 해당 문제에 대해 닛산이 철수를 이유로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그는 국민청원을 통해 “며칠 전 미션문제로 인해 차량 정지 발생으로 도로위에서 차량이 멈췄고 이로 인해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 고속도로 위에서 동일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상당한 인명피해가 발생 할 것으로 판단된다”라며 “하지만 현재 한국 인피니티 서비스센터에서는 닛산그룹의 한국 철수를 이유로 어떠한 조치도 하고 있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이씨는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도 “보증기간 중이었던 2019년 7월 미션오일 누유로 서비스센터에 입고를 했는데 당시에는 문제가 없다며 아무런 조치도 해주지 않았다”라며 “이후 미션누유로 몇 차례 점검을 받았고 지난달 24일에는 차량이 도로 위에서 멈춰 센터 재입고 후 2000만원 대의 수리비가 청구됐다”고 말했다. 

이어 “운행 중 시동꺼짐이 최근처럼 폭설이 내리던 날 발생했다면 큰 인명피해로 이어지지 않았을까 싶다”라며 “현재 보증기간 내에 발생한 점검 내역을 사측에 호소하고 있지만, 한국닛산의 공식철수로 인해 아무 것도 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전달 받았다. 일본 본사와 다퉈야 하는 상황인가 싶다”라고 지적했다.  

한국닛산은 지난달 30일 국내 철수를 목전에 두고 AS(애프터세일즈) 서비스 총괄 공식 파트너로 ‘KCC모빌리티’를 선정했다. KCC오토그룹의 자회사인 KCC모빌리티는 올해부터 오는 2028년까지 향후 8년간 닛산과 인피니티 차량에 대한 AS를 보장한다. 

KCC모빌리티는 최근 제기된 고객 우려에 대해 현재 전산 이관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고객센터에서 개별적인 대응을 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전산 작업이 마무리 되면 정상적인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라는 설명을 내놨다.  

KCC모빌리티 관계자는 “1월 1일부터 저희가 한국닛산이 하던 딜러사 부품 지원 및 기술지원 업무를 맡고 있다”라며 “현재 전산 이전 및 구축 작업을 하고 있어 고객 수리 이력 등을 확인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이는 고객들에게 사전 안내가 됐던 부분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12월 말 무렵부터 보증기간이 지난 차량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는 분들이 늘었지만 고객 이야기만으로는 판단이 어려운 시점이다”라며 “오는 13일 이후부터는 정상적인 고객대응과 업무진행이 가능하고 차량에 대한 기록은 자료로 남아 있기 때문에 이상 징후가 남아 있다면 추후에 참작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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