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재단 정몽준 이사장 등 현대家 인사 빈소 찾아

故 정상영 KCC 명예회장ⓒKCC
故 정상영 KCC 명예회장ⓒKCC

【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정상영 KCC 명예회장이 지난 30일 저녁 향년 86세로 별세했다. 1936년 생인 정상영 KCC 명예회장은 생전 ‘왕회장’으로 불리었던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막냇동생이다. 이로써 정주영 명예회장부터 시작한 ‘영(永)’자 항렬 현대가(家) ‘창업 1세대’ 시대가 막을 내리게 됐다.

31일 KCC에 따르면 정 명예회장의 장례는 고인의 뜻에 따라 최대한 조용하고 간소하게 치루기로 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조은주 여사와 정몽진 KCC 회장,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 정몽열 KCC건설 회장 등 3남이 있다

고인을 기리기 위해 범현대가 및 관계사 임원 등 재계 인사들이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빈소를 찾았다. 이날 오전 11시 30분까지 아산재단 정몽준 이사장, 아산정책연구원 최강 부원장(원장 직무대행), 아산의료원 박성욱 원장, 아산병원 박승일 원장, 한국내화 송한주 대표이사, 현대중공업 권오갑 회장, 루트임팩트 정경선 대표, 현대종합상사 정몽혁 대표이사 등 현대가 및 관계사 임원들이 빈소를 찾아 고인을 기렸다.

1936년생인 정상영 KCC 명예회장은 한국 재계에서 창업주로서는 드물게 60여 년을 경영일선에서 몸담아 온 가장 오래 경영현장을 지켜온 기업인으로 손꼽힌다.

고인은 지난 1958년 스레이트를 제조하는 ‘금강스레트공업주식회사’를 창업해 맏형인 정주영 명예회장의 지원을 마다하고 스스로 자립해 경영인으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1974년에는 ‘고려화학’을 설립해 도료사업에 진출, 1989년에는 건설사업부문을 분리해 금강종합건설(현 KCC건설)을 세웠다. 이어 2000년에는 금강과 고려화학을 합병해 금강고려화학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이후 2005년에 금강고려화학을 지금의 KCC로 사명을 변경, 건자재에서 실리콘, 첨단소재에 이르는 글로벌 첨단소재 화학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소탈하고 검소한 성격으로 평소 임직원들에게 주인의식과 정도경영을 강조하며 스스로 모범을 보인 경영자였던 고인은,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동국대, 울산대 등에 사재 수 백억원을 기꺼이 쾌척하는 등 인재 육성에 보탰다.

또 정 명예회장은 소문난 농구광으로도 유명했다. 전주 KCC 농구단은 물론 프로와 아마를 가리지 않고 아낌없는 투자와 관심을 보냈다. 2001년에는 자금난에 빠져있던 현대 농구단을 인수하면서 애정을 쏟기도 했다.

한때 고인은 현대그룹 경영권을 두고 “현대그룹의 경영권은 정씨 일가의 것”이라며 조카며느리인 현정은 회장과 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지난 2003년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 사망 후 남편의 자리를 물려받은 현 회장을 상대로 지주회사격인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대량 매집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벌어졌다.

한편, KCC그룹은 고인의 세 아들이 이끌고 있다. 지난 2000년부터 경영 일선에 나선 장남 정몽진 회장이 KCC를, 차남 정몽익 회장이 KCC글라스는 맡고 있다. KCC건설은 삼남인 정몽열 회장이 경영을 맡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