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도입한 실검 서비스, 16년 만에 폐지
기업 마케팅 등 선전도구로 전락, 제기능 잃어

네이버가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를 도입한지 16년 만에 폐지를 결정했다. ⓒ네이버
네이버가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를 도입한지 16년 만에 폐지를 결정했다. ⓒ네이버

【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네이버가 여론조작·광고논란으로 비판 받았던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를 도입 16년 만에 폐지한다.  

5일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서비스를 오는 25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모바일 네이버홈의 ‘검색차트’도 함께 사라질 예정이다.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는 지난 2005년 5월 ‘실시간 인기 검색어’라는 이름으로 처음 등장했다.  인기 검색어는 일평균 3000만명의 이용자가 입력하는 단어를 분석해 검색 횟수의 증가 비율이 가장 높은 순으로 키워드를 나열했다.  

이 서비스는 새로운 소식과 여론의 관심을 반영하는 지표로 부상했지만, 기업들의 전략적 마케팅이나 정치적 입장 표명, 특정인의 홍보 활동을 위한 선전도구로 활용되면서 사회적 비판을 받기도 했다. 

실제 한때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는 기업 브랜드나 상품명으로 도배되는 사례가 빈번했는데 이는 기업들이 쿠폰이나 경품을 대가로 특정 브랜드의 포털 검색을 유도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보상을 미끼로 실검을 유도하는 행위가 키워드의 부정사용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 네이버를 방해하는 행위라며 형법 제314조(업무방해)를 위반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실검 폐지론은 지난 2019년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임명을 앞두고 더욱 거세졌다. 당시 조 전 장관의 지지자들은 ‘조국힘내세요’, ‘법대로임명’ 등의 검색어를 실검 상위권에 올리며 정치적 의사 표현의 도구로 활용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행위를 두고 새로운 의사표현 방법의 하나로 인정해야 한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당시 자유한국당에서는 “포털의 여론조작이 얼마나 쉬운지, 그리고 포털이 어떻게 여론조작을 묵인 또는 동조하고 있는지 다시 환기시킨다”고 논평하기도 했다. 

네이버는 실시간 검색어에 대한 여론 조작 및 광고 논란이 잇따르자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이용자 개인의 관심사에 맞도록 시스템을 개편하고 선거기간에는 서비스를 중단하는 등의 방식으로 대응해왔지만 논란은 쉽게 잦아들지 않았다. 

이에 따라 네이버는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를 전면 폐지하고 검색어 데이터는 공유는 ‘데이터랩’을 통해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풍부한 정보 속에서 능동적으로 나에게 필요한 정보를 소비하고 싶은 커다란 트렌드 변화에 맞춰 2월 25일 서비스를 종료한다”라며 “사용자로부터 받은 검색어 데이터는 다시 사용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가치있는 정보로 돌려드리겠다’는 급상승검색어의 취지는 데이터랩을 통해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했던 포털사이트 다음은 네이버보다 1년 앞선 지난해 2월 ‘실시간 이슈검색어’ 서비스를 폐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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