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에 비해 여야 선거운동 전략 바뀌어
과거 야당 읍소전략, 이제 여당이 구사해
사전투표 독려하는 국민의힘, 격세지감 느껴
뒤바뀐 여야 선거운동 전략…약효는 과연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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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선거유세장에서 대국민사과를 하면서 큰절을 올리는 장면, 젊은 유권자들에게 미리 투표를 한 후 투표 당일에는 놀러가라는 발언, 이것만 단순히 생각하면 앞의 내용은 야당, 뒤의 내용은 여당일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이번 4.7 재보선에서는 완전히 뒤바뀐 모습이다. 전직 여당 대표가 국민을 향해 사과를 하고, 야당 대표는 사전투표를 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하고 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힘든 모습이었다. 격세지감을 느끼기 충분하다.

이번 4.7 보궐선거는 확실히 기존의 선거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여야의 선거운동 전략이 바뀌었다는 평가다.

뒤쫓아 가는 정당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다보니 더불어민주당은 계속 네거티브를 구사하고 있지만 네거티브가 제대로 먹혀들어가고 있지 않다는 분석에 따라 선거운동 전략을 바꾼 모습이다.

핵심은 자신의 지지층을 투표장에 나가게 만드는 것이다. 이번 보궐선거는 총선 등과 달리 투표율이 낮기 때문에 자신의 지지층을 최대한 결집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여당의 읍소 전략

이런 이유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대국민사과를 했다. 전직 여당 대표이면서 상임선대위원장이 대국민사과를 했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는 그만큼 이번 선거가 여당에게는 쉽지 않은 선거가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치권에서 사과를 하는 것은 중도층이나 보수층을 겨냥했기보다는 오히려 자신의 지지층을 겨냥했다는 평가가 있다.

이번 선거는 보궐선거이기 때문에 여느 선거에 비해 투표율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투표율이 낮다는 것은 조직력 싸움이 될 수밖에 없다.

정치권에서는 아무리 투표 열기가 있다고 해도 최종 투표율이 50% 안팎이 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투표율이 그만큼 낮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조직력 싸움이 될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하면 자신의 지지층이 상대 정당 후보의 지지층보다 더 많이 투표장에 가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자면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서는 자신을 지지했지만 최근 실망을 했던 이른바 ‘등 돌린 지지층’을 투표장에 가게 만들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국민사과를 한 것이다. 대국민사과는 ‘등 돌린 지지층’을 대상으로 ‘투표장에 가서 민주당 후보를 찍어달라’는 시그널이다.

이는 국민의힘 과거 모습과 비슷하다. 국민의힘은 선거철만 되면 길거리에서 큰 절을 하면서 자신에게 투표해달라고 읍소했다.

국민의힘의 읍소전략이 이제는 여당에게

불과 1년전만 해도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 소속 후보들은 대거 읍소 전략을 했다. 출퇴근길에도 길거리에서 유권자들을 향해 큰 절을 올렸다. 이런 모습이 이번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보여주고 있다.

이는 “더불어민주당에게 실망했지만 그래도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돼서는 안된다”는 등 돌린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이다.

이런 전략이 과연 성공을 거둘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계속해서 읍소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측되며 과연 이 ‘샤이 진보’ 전략이 얼마나 통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할 문제다.

반면 국민의힘은 ‘사전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지난해 총선까지만 해도 사전투표 조작설을 제기하면서 사전투표 대신 본투표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던 국민의힘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년만에 확연히 바뀌었다.

국민의힘은 당원들에게 ‘사전투표 독려’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본투표 당일은 공휴일이 아니기 때문에 투표장으로 유권자들이 찾아가는 모습이 많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대신 2일과 3일 특히 3일이 토요일이기 때문에 사전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2030대가 국민의힘을 지지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투표장으로 가게 하기 위해서 결국 사전투표 독려를 하기 시작했다.

서울시당은 책임당원 4만여명, 일반당원 50만여명 등을 대상으로 일제히 사전투표 독려 문자를 보냈고, 산하 당협위원회에도 당원 아닌 유권자를 상대로 문자 발송을 요청했다.

박성중 시당위원장 명의의 문자에는 “4월 2∼3일, 이틀은 사전투표일”이라며 “여러분의 한 표가 힘든 경제를 살리고 서울과 대한민국의 활기찬 미래를 결정하는 한 표가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주변 지인 5명 이상과 함께 가까운 투표소에 가서 투표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사전투표 독려

불과 1년 전만 해도 사전투표는 조작됐다면서 본투표일에 투표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던 국민의힘이기 때문에 격세지감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여야는 서로의 전략이 1년전에 비해 180도 바뀌었다. 이는 더불어민주당은 쫓아가야 하는 상황이고, 국민의힘은 추격을 따돌려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런 여야의 선거전략은 이른바 깜깜이 터널이라고 불리는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에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측된다.

여당의 읍소 전략 그리고 야당의 사전투표 독려 전략이 얼마나 효능을 발휘할지는 사전투표와 본투표 당일 투표함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이번 보궐선거의 관전포인트 중 하나가 여야가 바뀐 선거운동 전략이 얼마나 주효했는지에 대해서 분석하는 것도 빅재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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