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는 시민들 ⓒ뉴시스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는 시민들 ⓒ뉴시스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식료품과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는 등 가파른 물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소비자 체감경기가 날로 악화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5일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는 전년보다 2.3% 상승했다. 이는 2017년 8월 2.5% 기록 이후 3년 8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특히 전체 물가 상승을 주도하는 것은 식료품과 농축수산물 등 서민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품목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농축수산물과 석유류가 전체 물가 상승률의 65%를 차지했다. 

먼저 대파 가격은 전년보다 270.0% 급등하며 가격 상승세를 이어갔다. 계란(36.9%), 국산 쇠고기(10.6%), 돼지고기(10.9%), 두부(6.1%) 등 물가도 올랐다. 주요 식재료인 오이(23.9%), 양파(17.5%), 마늘(52.9%), 쌀(13.2%) 가격마저 상승했다.

지난해 저유가에 따른 기저효과로 오른 기름값 또한 부담이다. 코로나19로 배럴당 20달러(두바이유) 수준까지 급락했던 국제유가가 60달러 선을 회복하며 휘발유(13.9%), 경유(15.2%) 등 석유류 가격이 13.4% 올랐다. 이는 2017년 3월(14.4%) 이후 3년 1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집세 상승세 또한 여전히 지속됐다. 1년 전보다 1.2% 오르며 2017년 12월(1.2%) 이후 3년 4개월 만에 가장 크게 상승했다. 전세는 2018년 4월(1.7%) 이후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월세의 경우 2014년 10월(0.7%) 이후 6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0.7% 상승률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 장기화로 어려운 가운데 물가까지 크게 올라 식료품과 거주 비용이 높은 저소득 계층일수록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인플레이션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낮았던 물가에 따른 기저효과로 상반기에는 물가 상승이 지속되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안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현재까지는 인플레이션을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통상 인플레이션을 판단할 때는 1월부터 최근까지의 누적치를 전년과 비교하는 ‘누계비’를 근거로 삼는데, 올해 1~4월까지는 전년 대비 1.4% 상승으로 그 폭이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4일 자료를 내고 “3분기부터는 기저효과가 완화되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연간 기준으로 물가 안정 목표인 2%를 상회할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평가된다”며 “누계비가 크지 않아 인플레이션을 우려할 단계는 아닌 것으로 보이며, 다만 일시적 물가 상승이 과도한 인플레이션 기대로 확산되지 않도록 주요 농축산물 가격·수급 조기 안정에 정책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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