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실망한 보수층 어디로 갈까
최근 지지율 상승세 보이는 홍준표
반윤 정서 확산되면서 주목 시작
대선 경선 출발 이후 부각 가능성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 ⓒ뉴시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범보수진영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의 지지율이 심상치 않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바짝 추격하는 모습이다. 아직 대선 경선 버스가 출발하지 않고 있지만 반윤(反尹·반윤석열) 진영에서 윤 전 총장의 대항마로 홍 의원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더욱이 20대와 중도층에서 홍 의원을 주목하면서 오히려 윤 전 총장보다 외연 확장성이 있다는 평가도 있다. 더욱이 홍 의원이 정치 경력에 비해 저평가됐다는 평가도 있다.

여론조사전문기관 한국사회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20~21일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를 23일 공개했다. 범보수권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8.4%를 기록했다. 그 뒤를 홍 의원이 20.5%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윤 전 총장과의 지지율 격차는 한 자리 숫자로 좁혀졌다. 또한 홍 의원은 전주보다 3.9%포인트 오른 수치다. 홍 의원의 윤 전 총장에 대한 추격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더욱이 20대와 중도층에서 지지율 상승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주목 받을만 하다.

중도·20대서 뚜렷한 상승세

중도층 지지율에서 윤 전 총장은 지난 6~7일 조사에서 35.3%, 13~14일 조사에서 31.4%, 20~21일 29.6%를 기록하면서 계속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홍 의원은 10.6%→12.9%→22.4%로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큰 폭의 수치로 급상승했다는 것은 중도층에서 홍 의원을 재평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20대 지지율에서 윤 전 총장은 8월 6~7일 조사에서 24.9%, 13~14일 조사에서 22.0%, 20~21일 24%를 기록했다. 반면 홍 의원은 같은 기간 7.2%→17.6%→18.8%로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다. 역시 홍 의원은 20대에서 재평가 되면서 지지율 상승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는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실시됐고, 안심번호 무선ARS 방식 100%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번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동안 홍 의원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가 재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윤 전 총장의 입당 때만 해도 홍 의원의 존재감이 상당히 약했지만 이제 유권자들로부터 재평가를 받으면서 앞으로 대선 경선에서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윤석열 대세론이 깨질지 여부가 가장 주목받는 대목이다.

반윤 정서 뚜렷

이처럼 홍 의원이 뚜렷하게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반윤 정서가 뚜렷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윤 전 총장이 입당을 했을 당시만 해도 국민의힘에서는 윤 전 총장에 대한 기대가 상당히 컸다. 물론 이준석 대표에게 통보도 하지 않고 입당을 했기 때문에 이 대표 측과 미묘한 신경전이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윤 전 총장이 정권교체를 이루는 대권 주자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기대를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윤 전 총장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윤 전 총장이 입당 초기만 해도 대세론이 있었지만 그 대세론이 점차 꺾이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게 됐다.

초창기에는 처가 리스크로 인해 윤 전 총장의 대세론이 꺾일 것이라고 예상됐는데, 점차 윤 전 총장 본인에 의해 대세론이 점차 꺾이는 모습이다.

그러다보니 반윤 진영으로서는 활발히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보수 지지층 사이에서는 윤 전 총장에게 무조건 기대서는 안된다는 분위기가 형성됐고, 그러다보니 반윤 인사 중에 윤 전 총장의 대항마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하게 됐다. 그것이 홍 의원에게 집중하게 된 원인 중 하나가 됐다.

또 다른 이유는 바로 반윤 정서가 국민의힘 내부에서 파다하게 퍼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을 했지만 계속해서 이준석 대표 흔들기를 하면서 그에 대한 반감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반윤 전선 점차 확대

토론회 등에 대한 보이콧을 시작으로 해서 선거관리위원장 인선 등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윤 전 총장 측이 이 대표를 흔들기 시작하면서 반윤 진영에서는 위기감이 확산됐다.

또한 윤 전 총장에 대해 그동안 관망했던 보수 지지층 사이에서 윤 전 총장 측이 이 대표를 과도하게 흔들고 있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하면서 반윤 정서가 파다하게 퍼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의 대항마가 필요하다고 인식하게 됐고, 그것이 홍 의원에게 집중되기 시작한 것이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홍 의원의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대선 경선 버스가 오는 26일부터 출발하게 되면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의 대결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며, 그것이 홍 의원의 존재감을 더욱 크게 부각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최근 유승민 전 의원이 윤 전 총장 때리기에 나선 것도 홍 의원이 부각되면서 자신도 반윤 전선에서 뛰고 있는 후보라는 점을 각인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홍 의원은 특유의 입담으로 윤 전 총장을 공격하면서 윤석열 대세론을 꺾으려고 할 것이고, 자신은 반윤 전선의 선봉장이라는 점을 각인시켜 대선 주자로 각인시키겠다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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